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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맥주 기행

제주의 밤은 화려하다

어둠이 짙은 저녁 하늘 별빛 내 창에 부서지고 외로운 밤을 홀로 지샌 내 모습 하얀 별 나를 비춰주네


불빛 하나 둘 꺼져 갈 때 조용히 들리는 소리 가만히 나에게서 멀어져 가면 눈물 그 위로 떨어지네


외롭게 나만 남은 이 공간 되올 수 없는 시간들 빛바랜 사진속에 내 모습은 더욱 더 쓸쓸하게 보이네


아 이렇게 슬퍼질 땐 거리를 거닐다 환하게 밝아지는 내 눈물...


(김광석의 '혼자 남은 밤' 중에서)




홀로 남은 밤은 맥주가 어울리는 시간이다. 제주에서 맞이하는 밤, 혼자 남은 밤에 제주 맥주 기행을 시작한다. 제주 마트에서 산 모든 맥주를 모아 놓고 하나씩 맛보는 것이다.


제주 맥주 기행은 혼자 남은 밤에 대한 외로움과 그리움으로 이어지기도 하지만 그것이 맥주가 가져다 주는 즐거움 아닌가. 어떤 날은 한 캔에 취하기도 하고, 어떤 날은 더 많이 마시기도 한다. 그리고 얻은 결론은 하나, 맥주는 휴식이며 사랑이다.



제주에서 발견한 맥주는 이름이 특이하다. '자연산 골뱅이에는 맥주', '쥬시후레쉬 맥주', '찐한 맥주' 등 그 이름만으로는 도무지 알 수 없는 맥주가 많다. 대부분의 특이한 이름의 맥주는 에일로 그 자체의 독특한 향과 맛을 가지고 있다.


이 가운데에서는 정통 제주 맥주도 있다. '제주위트에일', '제주펠롱에일', '아워에일' 등이 있다. 이미 많은 젊은이의 입맛을 사로 잡고 있으며, 서울 연남동은 민트빛 제주 맥주의 메카로 서울에서 제주를 느끼고 마실 수 있다.


왜 제주에는 맥주가 많을까. 제주라는 특별한 도시에서 여행 중에, 혹은 캠핑을 하면서 마시는 맥주는 늘 마시는 맥주는 아닐 것이다.


제주에서 사람들은 맥주를 마시는 것이 아니라 제주라는 특별한 공간을, 특별한 시간을 마시는 것이다. 때론 그것이 가장 깨끗한 물로 만든 맛있는 맥주가 아닐 때도 있다. 그것은 집에서 멀리 떨어진 외딴 섬에서 나 홀로 평소와는 다르게, 여유롭게 앉아 들이키는 휴식이다. 제주 맥주는 바로 휴식이며 여유, 새로움의 다른 이름이다.


그래서 민트빛 제주 맥주는 보기만해도 상큼하고 신선한 느낌이다.


이제 제주 맥주를 맛이 아니라 멋으로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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