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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동희 Oct 05. 2024

삼장법사 현장의 간다라 견문록(2)

간다라 이야기 #40

삼장법사 현장의 간다라 견문록(1)

지난 편에 이어 현장법사가 둘러본 간다라에 대해서 계속 살펴보려고 한다.


1) 카피시국(迦畢試國), Kapisa
2) 남파국(濫波國), Laghman
3) 나가라하르국(那揭羅喝國), Jalalabad
4) 핫다성(佛頂骨城), Hadda
5) 간다라국(健陀邏國) 수도 푸루샤푸라(布路沙布羅), Peshawar
6) 푸시칼라바티성(布色羯羅伐底城), Charsada
7) 우타칸드성(烏鐸迦漢茶城), Hund
8) 웃디야나국(烏仗那國) 몽게리성(瞢揭椒城), Swat
9) 아파랄라용천(阿波邏羅龍泉), Kalam
10) 다라다강(達麗羅江), Darel
11) 탁샤실라국(呾叉始羅國), Taxila
12) 싱파푸라국(僧揀補羅國), Ketas
13) 우라샤국(烏剌叉國), Muzaffarabad
14) 카슈미르국(迦濕彌羅國), Kashmir
15) 파르노차차국(半笯嗟國), Punach
16) 라자푸라국(遏邏睹補羅國), Rajuori
17) 샤칼라라성(奢羯羅城), Sialkot
현장법사의 간다라 지역 이동 동선



탁샤실라국(呾叉始羅國), Taxila


현장이 탁샤실라국에 도착했을 때, 탁실라는 카슈미르국에 예속되어 있었다. 많은 가람들은 모두 황폐해져 있었고, 승려도 없었다고 한다. 아마도 지금 탁실라에서 볼 수 있는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나 싶다. 다만 현장은 탁실라 인근의 주요 유적들에 대해서 설화를 들어가며 하나하나 기록을 남겼다. 여기에 대해서는 지난 1화와 2화, 그리고 8화에서 다루었던 내용이 참고할 만하다.



싱하푸라국(僧揀補羅國:Siṃhapura), Ketas


싱하푸라국은 탁샤실라에서 동남쪽으로 700리 거리에 위치한 곳이다. 현장은 사신구사 본생담이 전해지는 만끼알라(Manikyala) 스투파를 방문하였고, 관련된 이야기를 짧게 남겼다. 그 외에도 폐허가 되어버린 스투파와 승원들에 대한 기록을 남겼다.



우라샤국(烏剌叉國:Uraśā), Muzaffarabad


현장은 카슈미르국으로 넘어가기 전에 우라샤국을 방문했다. 당시 이 지역은 카슈미르국에 예속되어 있었는데, 불교를 믿는 사람은 적었다고 한다.



카슈미르국(迦濕彌羅國:kaśmira), Kashmir


대당서역기에 따르면 현장이 카슈미르국에 방문했을 당시 100여 곳의 승원과 5천 명의 승려가 있었다고 한다. 카슈미르는 원래 용의 땅이었는데, 부처님의 10대 제자 중 하나인 아난의 제자 '마디얀티카 아라한'이 신변을 부려 용왕을 감화시켰고, 용은 가진 땅을 모두 보시하였다는 설화가 기록되어 있다.


또한 부처님의 치아를 봉안한 스투파의 기록이 있는데, 치아를 얻게 된 설화가 흥미롭다. 어떤 승려가 길을 가던 중, 한 코끼리 때가 나타나 자기를 끌어당겨 함께 가기를 청했다. 코끼리를 따라간 승려는 쓰러져 있는 한 코끼리를 만났다. 살펴보니 코끼리가 아파하는 부분에 긴 막대가 꽂혀있음을 알게 되었다. 승려는 막대를 제거하고 천을 둘러 치료를 해주었다. 이에 코끼리들은 감사함을 느끼고 금으로 된 함을 승려에게 주었다. 그 함에는 부처님의 치아 사리가 담겨있었다고 한다.


카슈미르국은 현장의 천축국 여행에 있어 의미 깊은 방문지 중 하나였다. 대자은사삼장법사전에 따르면 현장이 카슈미르에 방문하기 전에 모든 승려들이 똑같은 꿈을 꾸었다. 내용인 즉 어느 신인이 나타나, “이 객승은 마하지나국에서 왔다. 경전을 배우러 인도로 가 성적을 순례하면서 아직 알지 못하는 것을 배우려 하고 있다. 그 사람은 법을 위해 왔으며, 수많은 선신이 보호하여 현재 이 절에까지 오게 되었다. 그대들은 과거의 복업으로 먼 나라 사람의 흠모를 받고 있으니 마땅히 부지런히 경전을 학습하여 남에게 숭앙을 받아야 하는데도 어찌하여 게으르게 잠만 자고 있느냐?”라고 했다는 것이다.


이 사건이 있은 이후로 며칠 뒤, 현장법사가 카슈미르에 온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왕과 귀족 그리고 승려들은 다 같이 현장을 맞이하였다. 왕은 꽃을 헌화하며 현장에게 최대한의 예우를 다했다. 코끼리를 준비하여 현장을 왕궁으로 모셨다. 이어 현장에게 강론을 부탁했고, 왕국의 승려들은 모두 현장의 법문을 경청했다고 한다.  


한편 현장은 카슈미르에서 있었던 카니슈카왕의 제4차 불전 결집에 대해서 자세하게 소개한다. 현장은 카슈미르에 2년간 머물면서 불전 결집을 통해 만들어진 경전을 모두 읽고 떠났다고 한다. 제4차 불전 결집과 관련된 내용은 23화에서 자세하게 다루었다.



파르노차국(半笯嗟國), Punach


현장은 카슈미르에서 험준한 산을 넘어 파르노차국에 이르렀다. 이곳에는 과일과 꽃이 풍부하고 고구마가 풍부하다고 짧게 기록되어 있다.

 


라자푸라국(遏邏睹補羅國:Rājapura), Rajuori


라자푸라국에 대한 인상은 매우 안 좋았던 듯하다. 현장은 '얼굴은 추악하고, 성질도 조포하며, 언어도 야비하고, 예의도 경박하다. 인도의 바른 존재 양태를 전달할 수 있는 곳이 아니고, 변두리의 바르지 못한 존재 양태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이렇게까지 인상이 좋지 않다는 것은, 아마도 이곳에서 현장스님에게 나쁜 일이 있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 예나 지금이나 여행자들에게 좋은 일 나쁜 일이 항상 생기는 법이니까.



샤칼라성(奢羯羅城:Śākala), Sialkot


사갈라성에 온 현장은 과거 시알코트에 있었던 미히라쿨라왕(Mihirakula, 집권:515-540)에 대해서 기록을 남겼다. 미히라쿨라왕은 알콘 훈의 왕으로 시알코트를 중심으로 전 인도를 정벌한 왕이었다. 왕은 집권 초기에 불교에 대한 관심이 생겨 여가시간에 불교를 배우고자 하였다. 그래서 승려 중에서 지혜와 덕을 가진 자를 추천해 달라고 하였지만,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 이에 승려들은 왕가의 동복 중 불교를 잘 알고 똑똑한 자가 있어 왕에게 추천하였다. 하지만 왕은 심부름 꾼을 천거한 점에 불교계에 크게 실망하고 분노하였다. 왕은 다섯 인도에서 불교와 관련된 것들은 모두 파괴하고 승려들은 모두 내쫓으라 명했다고 한다. 또한 미히라쿨라 왕이 불교를 신봉하는 마가다국을 정벌하다가 대패하고, 카슈미르로 도망갔다가 다시 군사를 모아 탁실라를 공격하고 스투파들을 파괴하고 사람들을 학살했다는 이야기가 이어진다.


간다라의 멸망은 백훈족 혹은 에프탈이라고 불리는 유목민들의 침략으로 인한 것이라 알려져 있다. 하지만 에프탈에 대해서 알려진 정보가 많지 않다 보니 혼선이 생긴다. 지난 32편에서 다루었던 구법승 송운이 518년에 에프탈의 왕을 만났는데, 바로 이 미히라쿨라 왕을 만났던 것으로 보인다.



참고자료


현장 저, 권덕주 역, "대당서역기", 올재, 2012

혜립 저, 김영률 역, "대당대자은사삼장법사전", 동국대학교한글대장경 [link]

신소연, 김민구 역, 샐리 하비 리긴스 저, "현장법사", 민음사, 2010

조윤경, '현장의 불전 번역 원칙 : 도안 및 구마라집의 번역과 비교하여', "불교와 사회", 11(2), 2019, pp.1-26 [link]

박청환, '아빠랄라 나가(Apalāla nāga) 이야기를 통해 본불교 내러티브 연구', "인도철학", 39, 2014, pp.4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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