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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읽는 돈키호테 1-1

유명한 이달고 돈키호테 데 라만차의 인물됨과 일상에 대하여

by 에이드

돈키호테에 대한 기억은 풍차를 향해 달려가는 할아버지 이미지뿐이었다. 어릴 적 소망했던 꿈들을 현실 속에서 점점 포기해가면서 헛헛해할 나이가 되었을 때 눈에 들어온 '돈키호테'. 저 두꺼운 책을 완독 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으로 처음 도전했을 때는 1권의 중간까지 읽고 멈췄었다.


다시 1년이 지나고 독서모임에서 '함께 읽기'를 하면서 완독에 성공! 끝까지 읽기 위해서는 나만의 동기부여가 필요하다고 생각되어 책 내용도 요약할 겸 그림을 그렸는데 회원들의 반응이 좋았다. 책의 두께에 부담을 느꼈던 건 나만이 아니었던 거다. 그림이 있으니 내용 이해도 잘되고 도해집으로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는 말을 들으니 기쁘고 고마웠다.


희망을 되찾고 싶을 때, 우울하거나 웃음이 필요할 때 언제든 주저 말고 [돈키호테]를 열어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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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도움 되는 용어>

* 돈 : 스페인에서 남자 이름 앞에 사용하던 경칭 (영어로 하면 Mr. )

* 키호테 : 허벅지 안 근육을 보호하기 위한 갑옷(남성의 상징이 결코 약해지지 않았음을 의미)

* 이달고 : 하급 귀족 (무기를 썼던 귀족의 후예)

* 데 : ~의

* 라만차 : 스페인에서 라만차 지역은 영웅적인 장소가 아니다. 오히려 몽상가들이 사는 지역

* 이달고 돈키호테 데 라만차 = '라만차 지역의 하급 귀족 돈 키호테'라는 뜻

* 로시난테 : rocin 여윈 말 / anet 이전, 무엇보다 뛰어난

* 둘시네아 : dulcinea. / dulce(달콤한) / 발음하기에 예뻐서 여자 이름으로 적당하다.

* 둘시네아 델 토보소 : 토보소 지역의 둘시네아




라만차 지역의 어느 마을에 한 이달고(하급 귀족) 돈키호테가 마흔을 넘긴 가정부와 스무 살이 채 안된 조카딸과 함께 살고 있었다. 식사를 양고기보다 소고기를 더 많이 넣은 요리로 먹었는데, 16~17세기에는 양고기가 소고기보다 비쌌다 하니 그가 가난했음을 알 수 있다.


토요일에는 베이컨, 햄 조각을 넣은 달걀 요리를 먹었는데, 이는 자신의 종교, 특히 기독교임을 증명하는 행동이었다고 한다. 유대인이나 이슬람교도는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데, 정치, 사회적 강요로 기독교로 개종하면 그 진실성을 확인하기 위해 그것을 먹도록 강요당했다니 씁쓸한 기분이 든다.


마른 체형에 대략 50세인 돈키호테는 '기사 소설'에 중독이 되어 일상생활을 소홀하게 됐으며, 책을 많이 사느라 밭을 팔아버릴 정도였으니 돈키호테의 책에 대한 애정을 엿볼 수 있다. 요즘의 독서모임처럼 책에 대해 활발히 토론할 수 있는 친구로, 같은 마을에 사는 대학 졸업한 '신부'와 이발사 '니콜라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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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키호테는 원래 사냥도 좋아하고 아침형 인간이었으나 책 읽느라 밤샘을 하다 분별력을 잃고 말았다.

요즘으로 치면 웹툰이나 무협지, 판타지 소설에 폭 빠진 것이다. 게임에 중독된 사람들을 보면 컴퓨터 앞에서 하루 종일을 보내며 가상의 세계를 현실보다 더 좋아하게 되듯이 돈키호테도 기사소설을 내면화하게 되었다.


기사소설에 나오는 온갖 이야기들을 진짜로 믿게 되면서 황당한 목표를 세우게 되었는데 바로 '나라를 위해 봉사하자는 것'


자원봉사, 좋지. 나이도 오십 세 정도이니 봉사를 생각할 수도 있을 듯하다. 그러나 하필 봉사의 내용이 '편력기사가 되어 무장한 채 말을 타고 모험을 찾아온 세상을 돌아다니면서 자기가 읽은 편력기사들이 행한 그 모든 것들을 스스로 실천해보자는 것'이었다.


이 부분을 읽었을 때 조금 흠칫했다. 나 역시 책을 읽으면 책 속에서 한 가지는 실천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천할수록 변화하고 성장하는 나를 만들 수 있어서 기뻤는데 돈키호테를 보니 책 선정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 수 있다. 책은 사람을 만든다는데 돈키호테가 주로 읽은 책이 무협지 같은 영웅 소설이다 보니, 실천을 해도 허황된 쪽으로 나아간 것이었다.


'모든 종류의 모욕을 쳐부수고 수많은 수행과 위험에 몸을 던져 그것을 극복하면 영원한 이름과 명성을 얻을 것'이라 여긴 돈키호테는 꿈을 실천하기 위해 준비물을 몇 가지 챙겼다.

기사라면 가지고 있을 법한 칼, 창, 투구는 증조할아버지 대의 것이라 녹이 슬고 기능이 약하다. 악당을 물리치기보다는 돈키호테를 걱정해야 할 정도다. 특히 투구는 머리 부분만 있어서 판자로 얼굴 가리개를 대충 만들어 붙였다.


자기 집에 있는 피부병을 가진 비쩍 마른 말을 멋지다고 상상하며 '로시난테'라는 새 이름을 지어주었다.

돈키호테가 선택한 직업인 '편력기사'는 사랑하는 귀부인이 필수로 존재해야 했기에 아주 옛날에 짝사랑했던 같은 마을의 농사꾼 처녀 '알돈사 로렌소'를 귀부인이라 상상하며 '둘시네아 델 토보소'라는 이름을 부여했다.




.. To be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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