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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읽는 돈키호테 1-2

기발한 돈키호테가 처음 고향을 떠날 때에 대하여

by 에이드 Sep 26. 2022

기사라면 갖추어야 할 창, 칼, 투구, 말이 준비되자 돈키호테는 자신의 꿈을 뒤로 미룰수록 세상이 입을 손실이 크다고 생각했다.

'모욕을 되돌려 주고 불의를 바로 잡고 무분별한 일들을 고치고 권력의 남용을 막으며 빚은 갚아 주어야 했다(74p.)'


'저런 꿈이 정말 이루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하여 읽는 내가 다 떨렸다. 편력기사를 요즘으로 바꾸어보면 정의로 무장하여 올바름을 추구하는 정치인이 등장해서 대중이라는 말을 타고, 연설이라는 창과 칼로 세상의 부당함과 맞서 싸워주는 모습이다. 




문득 공자가 말한 '지천명知天命'이 떠오른다. 나이 오십이 되면 하늘의 뜻을 알게 되어 삶에 순응하게 된다는 의미인데, 마흔까지는 주관적인 세계에 머물렀다가 50세가 되면서 객관적인 성인聖人의 세계로 들어간다는 것이다. 돈키호테는 어째 지천명이 거꾸로 간다.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일상을 열심히 살던 돈키호테가 50세가 되어 기존의 삶에 아쉬움과 허망함을 느끼게 된 것은 아닐까? 책을 읽으며 어릴 때 소망했던 것들을 떠올리게 되고 남아있는 날들을 보람 있게 보내고자 궁리하게 되었을 수도 있다. 

10대에 공부, 20대에 사회생활, 30대의 결혼, 40대의 육아, 50대의 아쉬움과 후회. 

'인생 그런 거지'라며 마음을 닫기보다 더 나은 것을 꿈꾸는 돈키호테, 그에게 자꾸만 빠져든다. 


돈키호테는 '아무에게도 자신의 계획을 알리지 않고, 아무도 자신을 보지 못하도록 7월 중 가장 더운 어느 날 새벽 동이 트기 전에' 홀연히 집을 떠났다. 봉사는 남몰래 해도 빛이 날 것이며 남에게 알리기 위한 행동이 아니다. 남들보다 빨리 일어나 봉사하려는 마음을 가진 돈키호테를 보니 그의 진실됨이 드러나는 듯하다.




생활은 현실이라고 막상 모험을 찾아 떠났으나 평화로운 일상은 지루하기만 했다. 밤이 되었을 때 객줏집에 도착했다. 요즘의 모텔과는 달리 식사도 제공되고, 말에게 여물도 줄 수 있는 곳이다. 하루 종일 걷고 배가 고팠던 돈키호테는 객줏집이 으리으리한 성으로, 문 앞에 있던 창녀 두 명은 성에 사는 아름다운 여인들로 보였다. 근처의 돼지치기가 자신의 돼지를 관리하려고 부른 나팔 소리는 자신을 환영하는 성의 나팔소리로 들려 돈키호테는 기뻤다.



.. To be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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