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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지원 Dec 14. 2023

이건 진짜 초대박 빅빅빅뉴스!!

27. 7월 6일 :엉덩이 때리는 수학 학원이 문 닫은 이유가 밝혀지다!

이 글은 

([연재 브런치북] 나나는 그럭저럭 열두 살 1 (brunch.co.kr)에 이어 

([연재 브런치북] 나나는 그럭저럭 열두 살 2 (brunch.co.kr)로 

이어지는 일기 형식의 창작 이야기입니다.  

01화 그럭저럭 일기장이란? (brunch.co.kr) 1화부터 읽으시면 좋아요.



7월 6일


빅뉴스다! 빅빅빅빅뉴스! 

우리 언니 박지수가 오늘 저녁 8시 뉴스에 나왔다!  

엄마, 아빠, 언니, 나까지 우리 가족 모두 8시 뉴스를 보기 위해 

저녁도 빨리 먹고 TV앞에 앉아 기다렸다. 

그런데 무슨 축구경기가 계속 안 끝나는 거다. 연장전! 또 연장전! 

난 솔직히 축구에 대해 관심이 없는 편이라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너무 지루했다! 

8시에 시작해야 하는 뉴스가 무려 9시가 지나서야 시작된 것이다!

  

이게 말이 돼?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 건가요? 

여러분 오늘은 우리 언니가 뉴스에 나오는 날이라고요!


뉴스가 시작되고 나는 언제 언니가 나올지 몰라 화장실도 가지 않고 TV앞에 앉아 기다렸다.

조금 있다가 언니의 선배라는 방송국 기자한테 카톡이 왔다.

이제 곧 뉴스가 시작될 거라고! 난 언니 옆에 딱 붙어 앉았다.

드디어 뉴스가 시작됐다. 


엄마는 휴대폰을 들고 언니가 나오는 뉴스 화면을 

동영상으로 촬영했다. 그런데 뉴스 내용이 놀라웠다.           

카랑카랑한 뉴스 앵커의 목소리가 아직도 생생하다.      


“사실상 학생들을 학대한 것으로 보이는 수학학원에 대한 제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숙제를 해오지 않은 학생들에게 폭력을 사용했다는 충격적인 증언도 나왔습니다.”     


기자 언니가 그 학원의 문을 두드리고, 벨을 누르는 장면도 있었다.      


“해당 학원은 현재 문을 닫은 상태로 내부에는 인기척이 전혀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기자언니가 그 학원의 문을 두드리고, 벨도 눌렀지만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그리고 바로 언니가 TV화면에 나왔다!        


“사실 저도 중학생 때 그 학원을 다녔거든요, 아직 초등학생인 제 동생의 친구들이 

 벌써 그 학원을 다니며 여전히 엉덩이를 맞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이건 아니다 싶어서 제보하게 됐습니다.”     


사실 전에 강민이와 수아가 다니는 엉덩이를 때리는 수학학원에 대해 

언니랑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언니가 많이 놀란 거 같긴 했다. 

왜 그랬는지 그 이유를 이제 알겠다.

언니도 그 무시무시한 학원을 다니며 엉덩이를 맞았던 것이다!!      


알고 보니, 

언니가 학교에서 방송국 기자가 된 같은 과 선배 언니에게 

엉덩이를 때리는 수학 학원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선배 언니는 깜짝 놀라며 그 학원을 찾아가 취재를 했고, 

뉴스로 방송까지 된 것이다!!!!    


그러니까 그날 강민이가 나와 수아에게 병문안을 갈 수 있었던 건 

우리 언니의 제보 때문이었다. 


지수 언니 진짜 멋져!  


나 같으면 예쁘게 꾸미고 얼굴도 나오게 인터뷰를 했을 텐데 

왜 뒷모습만 나온 건지 아쉬워 죽겠네!!      

비록 언니 등엔 여드름은 있지만 렌즈를 끼고 화장을 하면 제법 예쁘다! 

        

“언니 그 학원에 다닐 때 어땠어?”

“힘들었어. 엄마도 밉고 친구도 밉고 학교도 가기 싫고, 다 끔찍했어.”

“근데 엄마는 왜 언니를 그런 학원에 가라고 한 거야?”     

“나나야, 엄마도... 그땐... 미친 여편네였거든. 

 모모의 회색신사가 엄마한테 찾아와 엄청 무섭게 협박을 하는 바람에... 그렇게 됐어. 

 언니도 힘들고, 엄마도 힘들고... 엄마도 그땐 엄마가 처음이라...

 지수야 엄마가 미안해.”     

“이젠 괜찮아. 엄마가 그때 왜 그랬는지 아니까. 

 그래도 나중엔 내 의견 존중해 줬잖아!”


나는 언니와 엄마가 끌어안고 우는 모습을 몇 번 본 적이 있다. 

아빠는 이 장면을 ‘애증의 모녀’라고 부른다.  


사실 (이건 진짜 비밀인데...)

나는 언니 방 책장에서 중학생 시절 언니가 쓴 슬프고 무서운 일기장을 읽은 적이 있다. 

언니가 초등학교 때 쓴 일기들은 엄청 재미있어서 깔깔 웃으며 읽었는데, 

그 일기들은 그럴 수 없었다. 조금 읽다가 왠지 더 읽으면 안 될 거 같아 

그냥 그 자리에 읽지 않은 것처럼 놔두었다. (언니 미안해...)

나도 중학생이 되면 언니처럼 우울한 일기를 쓰게 될까?      

우울하고 무서운 일기장보다 그럭저럭 일기장이 더 좋은데.


내일 강민이에게 너랑 수아가 다닌 그 학원을 우리 언니도 다녔다고 말해줘야겠다.

우리 언니가 방송국 기자에게 제보를 해서 뉴스에 나오는 바람에 

학원이 문 닫은 거라고 말해주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 

그리고 네가 궁금해하던 내 소설이 완성됐다고 말해줘야겠다. 

니 덕분에 더 빨리 끝낼 수 있었어 강민아, 고마워!

나는 결국 엄마 아빠를 ‘이스티아’로 오게 했다. 

멋진 여행가방을 메고 큰 캐리어를 밀고 이스티아에 도착한 엄마 아빠의 모습이 

내 소설 ‘이스타아의 카시니아들’의 마지막 장면이다! 

이걸로 첫 번째 모험은 마무리하고, 다음 모험에 대해 고민을 해봐야겠다. 

요즘은 웬일인지 소설보다 일기를 쓰는 게 더 재밌다! 강민이 때문인가?     

학교에 가면 자꾸 강민이를 쳐다보게 된다. 



다정이는 요즘 동한이 옆에 딱 붙어 있다. 

동한이가 장난을 치면 제일 먼저 가장 큰 소리로 깔깔 웃는다! 

다정이한테 그러면 안 된다고 그렇게 얘기를 했건만... 에효. 

어쩔 수 없이 그게 다정이의 방식이니까! 나나에게도 나나의 방식이 있듯이.        


토토야 언니 일기 재밌지 않니? 너 오늘 밤 언니 침대에서 떨어지면 안 된다! 

더러워지면 엄마가 또 널 쓰레기봉투에 넣어버릴지도 모르니까. 

넌 정말 멋지고 사랑스러운 인형이야! 잊지 마!  

깨끗하게 잘 있어야 한다. 내 사랑 토토!   

토토와 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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