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러닝

이번 목표는 다이어트 공복러닝

by 앨리스 W


올해 첫날. 뭔가 의미 있게 새로운 것을 시작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주저 없이 러닝을 선택했다.

한동안 멈췄던 터라 다시 1일이지만, 뭐 어때. 다시 하면 되지.

굳은 마음을 먹고 추위에 대비해 머리부터 발끝까지 꽁꽁 싸매고 일단 밖으로 나갔다.

주저하다간 발목을 잡힐 염려가 있다.


한동안 러닝에 미쳐서 도장 찍는 재미에 살 때도 있었다.

하루라도 달리기 완주 도장을 찍지 않으면 세상 큰일이라도 일어날 것 같은 불안함이 나를 지배하던 그때.

간신히 10킬로를 찍었었는데. 다 옛날 일이다.





기록도 거리도 속도도 예상한대로 형편없었지만 첫 트레이닝을 완수 했다는 것에 의의를 두기로 했다.

쨌든 해냈다. 이런때는 바로 '시작이 반이다'를 시전해 용기를 북돋워야 한다.

그래도 역시나 조금이라도 달리고 나니 사는 것 같았다. 몸에서 느껴지는 적당한 뻐근함과 피로감이 내가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해 준다. 땀에 푹 절여진 운동복을 보는 것도 참 뿌듯했다.

별것도 아닌데 내가 마치 대단한 일을 해 낸 것 같은 느낌. 기분 좋다. 그럼 됐지 뭐.

더불어 달리기 앱에 찍힌 러닝 도장 하나를 보며 희열을 느낀다.

내가 그 동안 왜 이 기분을 잊고 있었을까 후회도 되고, 게으름을 부리던 그간의 내 모습이 부끄럽기도 하다.


꾸준히 잘 해나가 봐야겠다는 굳은 결심을 해본다.

일단 1월의 목표는 '다이어트'이므로 공복 달리기를 할 예정이다.

무엇에도 발목 잡히지 않고 시간이 되는대로 일단 나가서 달리는 것이 중요하다.

매일 저녁 시간을 정해 놓고 운동을 해왔었는데 자꾸만 변수가 생겨서 안 되겠고.

공복 달리기이므로 눈뜨자마자 나가 달리는 것이 중요하다.

그 시각이면 방해받을 염려를 거의 안 해도 될 것 같기도 하고.

만약 공복 달리기 실천이 되지 않았다면, 그날 중 언제라도 짬나는 대로 반드시 달릴 것.

이것이 올해의 첫 목표다.





운동을 안 할 핑계는 굳이 찾아내자면야 차고도 넘쳤다.

그 시간에 해야 할 다른 일들이 계속 생기고,

집에 안 좋은 일이 있는데 운동 같은데 시간을 써서는 안 될 것 같기도 하고,

너무 추워서 나갔다간 건강에 안 좋을 것 같기도 하고,

눈이 와서 길이 미끄러우니 달리다 넘어지면 큰일이니까 또 안되고 등등


핑계를 대고 집에 눌러 있으면서, 그 시각에 다른 일들을 하면서 딱히 대단히 훌륭한 일들을 해낸 것도 아니었다. 그저 운동을 하기 싫은 핑계였을 뿐.

간간히 실내 운동을 하긴 했지만 뭔가 채워지지 않는 허전함과 찌뿌둥함에 늘 찝찝했었다.

그러다 보니 점점 무기력해지고, 기분은 바닥을 치고, 짜증은 늘고, 살도 찌고.

얼마나 살이 쪘는지 입던 바지가 어느 순간 타이즈가 되어 있었다.

더 이상 핑계를 대면 사람도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사는 게 사람이냐... 생각도 좀 들고.


또 하나의 문제점은 생각 정리와 비우기가 안 되는 것이었다.

나는 혼자서 끙끙 앓는 스타일이라 스트레스 관리에 어려움이 있는 편이다. 친구들을 만나 수다를 떨거나 술을 마시는 것 같은 방법으로는 스트레스가 해결이 되지 않는다.

혼자 틀어 박혀서 책을 보거나 글을 읽으면서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하면서 해소하는 편인데, 그에 도움을 주는 것이 러닝이다. 아무 생각 없이 달리면서 드문드문 고민들을 떠올리고 굴리다 보면 하나씩 해결이 되곤 했다. 몸을 움직이며 생각하는 것은 생각의 정리와 비우기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오늘 달리고 보니 예전의 그 감각과 느낌들이 살아났다.

몸도 개운해지고 마음도 정신도 한결 개운해졌다.

굴파고 앉아 생각만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었는데, 지금이라도 다시 정신을 차려서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달리다 보면 그렇게 고민이었던 일들이 별거 아니란 생각이 들며 정리가 될 때가 많다.

몸과 정신은 밀접한 관계가 있는게 맞나 보다.

움직이며 생각하면 시너지 효과를 확실히 받는 듯하다.





달리기에는 기승전결이 다 있다. 그 느낌을 제대로 기억해 내고 꾸준히 해 나갈 예정이다.

시간도 거리도 점점 늘려 나가면서 내 몸과 마음을 단련시켜볼 생각이다.

그 느낌과 의지로 무엇이든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다.


아무리 예측을 해봐도 인생은 늘 다채로웠다. 복병도 간간이 나오고.

올해에는 또 어떤 일들이 있을지 모르지만 미리 겁먹거나 주눅 들지 않을 예정이다.


1월의 목표 매일 공복 달리기. 이 또한 반드시 해내리라.

아... 작심삼일이면 안되는데.

집에만 있지 않고 밖에 나가 몸을 움직이기.

하루하루 실천하면서 건강하고 긍정적인 삶을 지향해 봐야겠다.


역시, 운동을 하고 오니 온통 긍정적인 말들만 가득써지잖아. ^^

keyword
이전 04화크리스마스 분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