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모를 것이다.
내 삶의 찰나의 봄이었던 네가 떠나고 무너져내린 나의 모습을.
너는 기억이나 할까.
우리가 함께한 추운 겨울에도 따스함이 존재했던 그때 그 시간을.
너는 잊어버렸을 것이다.
너무 예뻐서, 너무 소중해서, 너무 가여워서 함부로 대하지 못했던 나의 마음을.
네가 떠나고 홀로 남은 공원의 빈자리는 왜 그리도 쓸쓸한지 나는 쏟아져 내리는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
네가 뒹굴며 내게 인사하던 그 작은 흙밭은 이제 외로이 홀로 핀 새싹만이 존재할 뿐이었다.
네가 내게 인사하듯 살며시 다가와 꼬리를 흔들던 그날의 행복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너는 어디론가 떠나버렸고 나는 홀로 남아있을 뿐이었다.
아침에 눈을 뜨면 네 생각에 견딜 수가 없었다.
매일 눈물을 흘리는 내게 어머니는 다가와 얼른 정을 떼라며 나를 꾸짖으셨다.
마음처럼 되지 않는 것이 과연 나뿐인 걸까, 그때 너를 왜 데리고 오지 않았을까 하는 자책과 더불어 피어오르는 후회의 연기는 사그라들지 않았다.
그렇게 오랜 세월이 흘렀다.
또다시 봄이 찾아왔고 여름이 지나갔으며 가을이 스쳐갔고 겨울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러고 나서 그해 겨울 네가 떠난지 어느덧 일 년이 다 되어갈 무렵, 나는 그를 만났다.
너의 모습과 많은 것이 닮아 있는 그에게서 나는 너를 발견했다.
처음엔 낯설었다.
처음엔 어색했다.
처음엔 경계했다.
처음엔 밀어냈다.
하지만 그는 계속해서 내게 더 가까이 다가왔다.
마치 네가 내게 그랬던 것처럼.
마치 네가 내게 다가왔던 것처럼.
마치 네가 내게 꼬리를 흔들었던 것처럼.
마치 네가 내 하루에 들어와 내 삶을 가득 채워줬던 것처럼.
그래서 나는 그를 몰아낼 수 없었다.
그리하여 나는 그를 거부할 수 없었다.
그렇기에 나는 그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나는 그를 안아줄 수밖에 없었다.
네가 내게서 떠나간 것은 어쩌면, 보다 값진 것을 내게 주기 위해 말없이 나를 떠난 것은 아니었을까 하며 괜스레 네가 내게 보여준 숭고한 희생의 가치를 생각해 보았다.
그러자 내 머릿속의 복잡하게 얽혀있던 실타래와 같은 생각들은 하나로 연결지고 길게 늘어진 한 가닥의 실이 되어 나를 한곳으로 이끌었다.
네가 떠난 빈자리는 어느새 그리고 예상치 못한 어느 한순간에 네가 담겨있는 한 사람의 영혼이 내게로 달려오며 나를 와락 끌어안아 가득 채워졌다는 사실 속으로,
또다시, '사랑'이라는 이름 아래에서 말이다.
그렇기에 나는 부디 네가 들어주기를 살며시 바라보며 마음속으로 네게 말한다.
.
고마웠다고, 내 삶의 찰나의 봄이 되어줘서.
미안하다고, 네 삶의 고통을 함께 나눠지지 못하기에.
사랑할 것이라고, 내 삶에 찾아온 영원의 겨울이 되어준 그 사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