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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song Dec 20. 2024

12월의 입원치료

새로운 항암제와 함께

지난주 토요일 드디어 기다리던 입원을 했다.

화요일부터 기다렸는데 5일 만에 연락이 왔다.

다음 주로 넘어갈까 봐 조마조마했는데 다행이다. 집에서 통증을 견디기보다는 병원에 있어야 더 좋은 약물로 빠르게 케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더 이상 새벽과 아침이 무섭지 않아 졌다.

다만 지난번 외래 때 의사 진료로 인해 마음의 상처가 생긴 후라서 홀가분하게 입원하지는 못했다. 나를 포기한 듯한 느낌을 강렬히 받았기 때문에 입원했다고 뭐 달라지려나 싶었다.


입원 후 첫 회진 때 의사를 만났다. 나는 시큰둥하게 있었고 남편은 여전히 간절한 말투로 질문을 이어갔고 의사의 표정은 마스크 뒤에 숨겨서 잘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가 갑자기 의사가 지난번 여명 얘기와 호스피스 얘기를 꺼낸 이유에 대해 마치 변명하듯이 이유를 쏟아내기 시작했고 결론은 병 특성상 빠르게 진행이 돼버리면 내가 힘들 수밖에 없기에 그런 말을 우선 적으로 꺼냈다면서 살짝 미안해하는 모습을 보여서 마음이 조금 누그러졌다. 그래서 그때를 놓치지 않고 우리의 바람을 명확히 말씀드렸다. 저는 아직 30대고 젊으니까 최대한 공격적인 치료를 해보고 싶고 의사 선생님께서 저를 포기하지만 않으신다면 저희는 그 뒤를 잘 따라가 보려고 합니다.


그 뒤로도 외래 때 확인하지 못했던 지난번 검사 결과들을 모니터로 상세히 확인하고 설명을 들었다. 그러고 다음날 회진 때는 우리가 먼저 해달라고 한 것도 없는데 의사 선생님께서 먼저 이거 저거 제안을 해주셔서 놀랐다. 원래 그런 스타일이 아니셨는데 말이다.. 우리의 진심이 좀 통한 건가? 싶어서 좋았다. 새로운 항암도 빨리 시작했기에 다른 병원으로 전원 할 필요도 없었다.

주말 같은 날은 외출도 하셔서 애기 보고 오라는 말도 해주셨다. 놀라웠다. 그런 사적인 얘기는 하시는 분은 아닌데 말이다. 어쨌든 선생님의 그런 변화가 나한텐 나쁘지 않다.


이제 다시 새로운 항암 시작이다.

이번에는 좀 오래갔으면 좋겠다.

제발 1년이라도 넘어보자!!

다시 일어나 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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