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 연작시
불가사리는 지구의 흙내음을 꿈꾼다.
바다의 염산과 칼슘의 냄새가 자아내는 해저의 살내음
비닐봉지 위로 해파리의 바다가 일렁이는 소리
어쩌면, 나는 커다란 해파리에 먹힌 별이 아닐까?
흔들리는 폴리에스테르 파도 속 작은 구멍은 가루가 되어 생기는 하얀 거품
조개에서 아프로디테가 태어나서, 자그맣게 밟은 해수면에 구멍이 생겨 하늘의 빛이 된 것처럼.
물결 위 하늘에도 바다가 있지 않을까?
선을 한 줄 긋고 생기는 너와 나
세포와 세상
안과 밖
나를 오각형으로 정의함으로써 생기는 나만의 별
갇혀 있는 죄수는 탈옥을 꿈꾸고
가라앉은 함선은 발견되기 위한 유물이 되고
나는 남자도-여자도 될 수 있어
나는 사랑의 베누스(Venus), 누군가에겐 멘데스의 염소(Goat of Mendes)
바다처럼 범람하다 맥동하는 대지가 되고,
시인이면서 동시에 독자가 될 수 있어.
불가사리는 자신의 별을 지우고 세상과 하나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