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아기가 태어나고 난 뒤, 세상이 달라졌다.
아내가 품었던 열 달의 무게를 이제는 우리 둘이 나눠 드는 것 같았다.
그런데 이 무게는 단순히 팔로 안는 무게가 아니라,
하루 24시간을 바꾸는 무게였다.
출산 후 첫 달은 정신이 없었다.
수유 시간은 정해져 있고, 아기는 언제 울지 모르니
늘 긴장 상태였다.
내 하루는 ‘다음 수유까지 남은 시간’을
기준으로 움직였다.
밤이든 낮이든 시계를 보면서 “아직 두 시간 남았네”
혹은 “벌써 시간이 됐네”를 중얼거렸다.
그 와중에 혼자 있는 시간이 줄어들면서,
대화의 주제도 변했다.
예전에는 경기 이야기, 훈련 이야기로 가득하던 시간이 이제는 ‘어젯밤에 몇 번 깼는지’로 시작했다.
그런데 이런 얘기를 해도,
주변에선 “그래도 아빠니까 힘내야지” 정도로만
반응했다.
가벼운 위로였지만,
내 마음 한쪽엔 이상한 고립감이 자꾸 쌓여갔다.
아이가 울음을 터뜨릴 때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을 때도 많았다.
안아도, 트림을 시켜도, 젖병을 물려도
울음이 그치지 않는 순간이 있었다.
그럴 땐 마치 경기에서 팀이 밀리고 있는데,
아무리 외쳐도 흐름을 바꾸지 못하는 것 같은
무력감이 밀려왔다.
육아는 체력과 시간의 싸움이지만,
동시에 ‘마음의 체력’ 싸움이라는 걸 그때 알았다.
혹시 지금 웃기 힘든 아빠인가요?
괜찮습니다. 웃기 전에 숨부터 고르는 것도 육아입니다.
마음의 체력은 혼자 키우는 게 아니라,
함께 채워 나가야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