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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하아빠 Aug 16. 2023

열심히 안 해도 돼요. 그냥 해요 우리. (17)

나를 채찍질하지 마세요. 보듬어주세요. 안아주세요.

무언가를 다짐하고 실행할 때 그것이 익숙한 것이 아니라면 우리 뇌는 기존의 익숙함을 추구하기 위해 새로 시작한 것에 대한 저항을 시작합니다.

안 하던 운동을 시작하려고 하면 운동하러 나가기가 더 힘든 것처럼 느껴지는 것도 이상한 것이 아닙니다. 

자연스러운 뇌의 활동입니다.


이럴 때 그것을 억지로 하게끔 채찍질해서는 안됩니다. 안 하려고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행동이기 때문입니다. 맛있는 음식 냄새가 난다면 먹고 싶고, 더운 여름날 시원한 음료수 사진을 보면 마시고 싶은 것처럼 말이죠.


억지로 한다는 것은 부자연스러움을 연출하는 것과 같습니다. 자연스러운 흐름이 아니기 때문에 추가적인 에너지 소모가 필요합니다. 이렇게 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은 억지로 하는 것만 해당되는 것은 아닙니다. 무엇을 참는 것에도 사용됩니다. 다이어트를 하는데 너무 먹고 싶은 음식이 생기면 그것을 참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게 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우리는 에너지를 소모합니다. 


이렇게 계속해서 에너지를 소모하게 되면 어느 순간이 지났을 때 우리는 감정이나 욕구를 컨트롤하지 못하거나 올바른 판단을 내리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됩니다. 이것을 심리학 용어로 '자아고갈' 상태라고 합니다.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이 계속 좋아하는 음식을 먹지 않고 버티기만 하다가 나중에는 모든 무장이 해제되고 먹고 싶은 것을 마구 먹거나 연인 사이에 불만이 있어도 계속해서 참기만 했던 사람이 결국 나중에 폭발하는 것처럼 말이죠.


이렇게 자아고갈 상태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참거나 스스로를 벼랑 끝에 내몰지 않아야 합니다. 

가끔은 그동안 참았던 것에 대한 보상을 해주고 나를 보듬어줘야 합니다. "잘 참아왔어", "잘하고 있어"라고 말이죠. 

이렇게 내 자아가 다시 회복할 시간을 줘야 고갈 상태에 빠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올바르게 에너지를 사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다시 채우는 것도 중요합니다. 열심히 했으면 열심히 쉬는 것도 중요한 것이죠.






가만 보면 우리는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데에만 열중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고등학교 때는 하고 싶은 것을 참아가며 입시준비를 해야 하고, 대학교 때는 취업을 위해, 사회초년생이 된다면 진급을 위해, 결혼을 위해, 출산을 위해 우리는 끝없는 채찍질로 아슬아슬한 자아고갈 줄타기를 하고 있습니다.


해야 하는 것이 많고 앞으로 갈 길이 멀다면 더욱더 자신을 돌봐야 합니다. 자신을 아껴줘야 합니다. 내가 해야 할 일에만 에너지를 너무 쏟지 않아야 합니다. 항상 쉴 곳을 만들어 놓고 쉴 시간을 마련해야 합니다.

나는 너무나 소중한 존재입니다. 당근만 줘도 모자랄 정도로 나라는 존재는 너무나 소중합니다. 


그러니 아껴주세요. 보듬어주세요. 안아주세요.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나는 나를 온전히 아껴주세요. 내 자아가 나로서 온전할 수 있도록. 항상 내 안에서 넘실댈 수 있도록. 그래서 내가 정말 원하는 것에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말이죠.

자아가 고갈되지 않으면 감정과 욕구를 나의 의지대로 컨트롤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이성적으로 가장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게 됩니다. 내가 원하는 것에 더 빨리 다가갈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내가 목표로 한 것이 있는데 유혹이 다가올 때 어떻게 참을 수 있냐고요?

그냥 하세요. 유혹을 뿌리치지 마세요. 그 대신 오롯이 그 유혹을 해결하는 데에만 집중하세요. 그리고 해소가 되면 그때 다시 목표로 한 것에 몰입하세요. 

유혹을 참고 진행하면 그 유혹에 대한 내용이 계속 머릿속을 지배하며 내 일을 방해할 것입니다. 그럴 바에 해야 할 일을 멈추고 유혹을 충족하는데 몰입하세요. 내가 원래 해야 할 일을 할 때 더 이상 유혹이 생기지 않게 말이죠. 

잠깐 다른 일을 한다고 해서 세상이 망하지 않습니다. 원래 계획이 크게 틀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더 높은 집중력으로 일을 처리할 수도 있습니다. 잠깐 하는 딴짓이 나쁘지만은 않는 것입니다. 


물론 계속 딴짓을 하는 경우도 있지 않냐고 하실 수 있습니다. 이 경우는 절실하지 않은 것일 수 있습니다. 

내가 해야 할 일이 내가 반드시 이뤄내야 할 절실한 일이 아닐 수 있습니다. 스스로 자기 객관화를 통해 확인해 본다면 알 수 있습니다. 


과연 나는 딴짓을 하면 집중력이 좋아진다는 것을 핑계 삼아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일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것은 아닌가. 정말 절실하다면 딴짓을 윤활유 삼아 원래 해야 할 일을 더 잘하게 될 수도 있을 텐데 딴짓의 비중이 더 높다면 냉정하게 나를 돌아봐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내가 정말 자아고갈을 피하기 위한 것인지, 단순히 내 상황을 피하기 위한 것인지 말이죠.



정말 절실한 무언가가 있나요? 그럼 자아가 고갈되지 않도록 너무 열심히 하지 말고 그냥 해요.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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