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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중 159cm 0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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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소연 Jan 06. 2024

평균 즈음에 있는 사람




"그 사람 너무 평범하더라고."



 평범한 사람이 이상형이는 만나는 사람마다 평범해서 마음에 지 않았다. 평범한 대학에 평범한 직장, 평범한 집안, 평범한 외모는 어느새  조금 부족한 것인식되었다. 세상 모두가 평균 이상을 원하니까. 사실 절대 평가가 아닌 상대 평가로 이루어진 사회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루저다. 사람들은 마음속에 자신들이 원하는 평균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 평균점은 정말 평균이 아니다. 다른 건 다 평범해도 외모는 잘생겼으면 좋겠다든지, 연봉이 조금 더 높았으면 좋겠다든지 하는 식이다. 아마 내가 말한 평범함이란 모든 면에서 평균 이상인 사람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평균점에서 평균보다 더 나은 게 하나라도 있다면 다른 어떤 건 평균보다 낮아져야 한다. 그게 평균점이다. 하지만, 그건 용납할 수 없다. 그러니 어차피 어느 하나라도 특출다면 그 사람은 이미 평범한 사람이 아니다.







 비단 나만의 문제는 아니다. 수능을 본 학생들 중 평균 즈음에 있는 대다수의 학생들이 갈 대학은 서울에 없지만, 서울에 있는 대학 중에도 지잡대라고 불리는 학교 있는 걸 보면, 사람들이 원하는 평범함은 이미 평균보다 높은 걸 알 수 있다. 사람들은 정말 평범한 게 아니라 평범해 보일 수 있는 평범함을 가지고 싶어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실 내가 원하는 평범함이란, 모자란 점이 없는, 누군가 쳐다보지 않을, 누군가의 입방아에 오르지 않을 만큼의 평범함이었다. 하지만 그런 사람은 거의 드물었다. 얼굴이 잘생기면 집안이 별로라든지, 집안이 좋으면 키가 너무 작다든지. 언제나 좋은 점보다는 안 좋은 점이 눈에 띄었다. 그러니 정말 모든 면에서 내 마음에 들었다면 그건 평균 이상인 사람이다. 그런대도 나의 이상형은 아직 평범한 사람이다.



 사실, 모든 걸 잘할 필요는 없다. 일생동안 내가 하는 일들 중에는 평균도 있고 못하는 것도 있지만 잘하는 것도 있으니 잘하는 걸 찾으면 된다. 못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면 불편해진다. 중산층이 많은 나라가 잘 사는 나라이고, 평균 즈음에 있는 학생들이 많은 학교가 공부 잘하는 학교이다. 그러니 평균 즈음에 있는 대다수의 사람들 모두  사회를 이끌어갈 중요한 사람이다. 비록 세상이 평범한 사람들의 편이 아닐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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