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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소연 Apr 14. 2024

누군가 나를 온전히 이해하는 건 가식이다







"엄마. 의사가 자신이 만난 환자의 40%의 병명을 알아내면 명의라는 소문이 난대. 얼른 다른 병원 가봐."


아들은 자꾸 이곳저곳 아픈 엄마에게 한소리를 한다. 갱년기 즈음의 엄마는 원인 모를 증상에 지쳐간다. 요즘엔 한쪽 귀가 멍하고 울리는 증상이 있다. 신경은 예민해지고, 말투는 차가워졌다.


병원에서 의사에게 밀당을 하는 사람은 없을 거다. 환자는 자신이 처한 상황이나 증상을 정확히 얘기해야 한다. 그런다 해도, 의학을 전공한 의사들도 환자의 증상을 단 40%도 이해하지 못한다. 그렇게 본다면 사람의 마음을 공부한 심리학자들도 타인의 심리를 반도 이해하지 못할 거다. 그런데, 왜 나는 내 마음의 반도 표현하지 못하면서도 온전히 누군가에게 이해받길 원하는 걸까. 누군가가 내 마음의 일부라도 알아준다면 나는 사랑받고 있는 걸 텐데 왜 불행한 걸까.


더 많은 사랑을 받으려 지쳐가는 영혼이 있다면 기억하자. 누군가 내 마음을 온전히 이해한다는 자가 있다면, 그건 가식이라는 걸. 내 병은 내가 젤 잘 알듯, 내 마음을 돌볼 사람은 나뿐이라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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