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땐 몰랐어.
내 사촌 오빠는 젊은 나이에 사고로 유명을 달리했어. 그런데 장례식장에서 우는 사람이 별로 없는 거야. 오빠의 어린아이들은 뭣도 모르고 장난치며 웃고 있고, 그걸 보는 새언니가 씨익 웃는데 난 그게 너무 슬픈 거야. 저 어린아이들을 두고 가는 남편이 불쌍하지도 않은지. 어떻게 웃을 수가 있지. 갑자기 눈물이 터져 나왔어. 그곳에서 우는 사람은 나뿐이었어. 그땐 몰랐어.
아무리 슬퍼도 어떻게 계속 웃을 수가 있겠어. 어떻게 계속 슬픔만 있을 수가 있겠어. 슬프다가 문득 웃어도, 그 슬픔이 사라지는 건 아니거든. 그래야 사는 거더라고. 장례식장에서 구슬프게 울던 사촌동생에게는 금세 잊는 슬픔이었겠지만, 그의 미망인과 어린가족에게는 그 이후로도 문득문득 생각나는 가슴 저린 슬픔이 될거라는 걸. 그땐 몰랐어.
보여지는 슬픔은 참 간사했어. 슬픈 사람에게 잠시 웃을 여유조차 주지 않는, 그런 사악함이지. 지나 보니 그렇더라고. 우울증 환자는 절대 웃으면 안 된다는 그런 편견. 눈은 울고 입은 웃으며, 힘겹게 애쓰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기망하는 행위. 그땐 몰랐어. 우울해도, 슬퍼도 웃을 수 있다는 거.
마냥 슬프기만 한 날 속에서도 나는 가끔 웃었어. 그게 네가 바라는 일이겠지. 잠시라도 찾아오는 그런 기쁨이 있는 삶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