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내 나이 서른 셋이다.
그리고 얼마 전 독립을 결심했다.
늦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나에게는 지금이 딱 좋은 타이밍이다.
그동안 나는 혼자 사는 삶을 막연히 ‘언젠가’의 일로 미뤄두고 살았다.
당장 불편하지 않았고, 굳이 바꾸지 않아도 일상은 잘 굴러갔다.
그래서 독립은 꼭 필요한 선택이 아니라
선택 가능한 옵션 정도로 남아 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집이 더 이상 쉬는 공간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물리적으로는 편안했지만, 마음 한 쪽에선 알 수 없는 압박감이 느껴졌다.
사회적으로는 '캥거루족'이라는 말이 따라 붙고,
부모님도 은근히 결혼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만나는 사람은 없어?"
"애기 날꺼면 슬슬 결혼생각도 해야지"
"언제까지 엄마아빠랑 살꺼야. 누구네 딸은 벌써 독립해서 산다더라."
엄마가 무심코 던지는 이런 종류의 말은
어쩔땐 나를 아주 예민하게 만들었다.
독립을 결심하게 된 이유는 어떤 사건이 있어서 홧김에 결정한 건 아니었다.
오히려 아주 사소한 순간들이 스트레스로 쌓였다.
퇴근 후에도 혼자 온전히 쉬지 못하는 느낌,
가족들 눈치를 보며 집에서 줌 강의를 듣는 나의 모습,
나도 모르게 집에서 할 수 있는 일을 미루게 되는 나의 선택들.
그제야 깨달았다.
나는 단순히 혼자 살고 싶었던 게 아니라,
나답게 살고 싶었던 것이었다.
혼자 사는 삶은 외로울 수도 있고,
불안할 수도 있고,
지금보다 더 많은 책임을 요구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내 하루의 기준은 내가 정할 수 있다.
언제 자고, 언제 먹을지,
어떤 음악을 틀고,
어떤 리듬으로 하루를 마무리할지까지.
서른셋의 독립은
도망도, 반항도 아니다.
이제야 나를 중심에 두는 연습에 가깝다.
누군가의 기대에 맞추는 삶이 아니라,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선택을 해보고 싶다.
아직은 모든 게 미정이다.
어디에 살게 될지도,
얼마나 잘 해낼지도 모른다.
그래도 한 가지는 분명하다.
올해 내 나이 서른셋,
나다울 수 있는 시간을 더 이상 뒤로 미루고 싶지 않다.
나는 이제 나의 생활과 나의 공간을,
그리고 나의 삶을 스스로 책임져보기로 마음먹었다.
남들보다 늦은 독립이 아니라,
지금의 나에게 가장 솔직한 선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