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그렇게 오더라

사랑은...

by 안신영

사랑은...



새벽.


빗소리에 잠을 깨어 창문을 연다.


촉촉이 대지를 적시는 봄비.


반가워 기지개를 활짝 켜고


숨을 크게 들이쉰다.



어느새 봄은 이렇게 오고 있구나.



모두 깊은 잠 꿈속을 헤매일 때


땅속의 틈 켜켜이 빗물을 머금어


봄을 열게 하는 숭고한 계절의 움직임


얼음 벽처럼 차고 시리던 지난겨울이


두꺼운 코트자락 숨기듯 사라져 간다.



서서히 밝아지는 아침이 오듯


봄은 소리 없이 너와 나의 가슴에


흰나비, 노랑나비로 날아 들어와


꽃눈, 잎눈으로 톡톡 부풀어 올라


빗물 머금어 더욱 커지는 숨결이여.



봄은 이렇게 소리 없이 오는구나.



사람의 인연도 소리 없이 오더라


만나야 할 운명은 세월도 뛰어넘어


잊었다가 떠오르고


해와 달이 숨바꼭질하듯


비켜가는 덧없는 세월에 기어이


사랑은, 겨울 가고 봄이 오듯


너와 나의 가슴속 봄비에 젖어 들어


하염없이 설레어 꽃망울을 피우리라.(2013. 3)



*photo by 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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