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 정약용 묘지명의 한 문장_天用玉汝 천용옥여
내 무덤은 집안 뒤란에 있는
자좌(子坐)의 언덕에 정했다.
부디 바라던 바와 같게 되었으면 한다.
명은 이렇다.
임금의 은총을 한 몸에 안고
궁궐 깊은 곳에 들어가 모셨으니
참으로 임금의 심복이 되어
아침저녁으로 가까이 섬겼네
하늘의 은총을 한 몸에 받아
못난 충심(衷心)을 차근차근 말씀드리면 받아들여주셨고
육경을 정밀하게 연구하여
오묘하게 해석하고 은미한 데 통했네
간사하고 아첨하는 무리들이 기세를 폈지만
하늘은 그로써 너를 곱게 다듬었으니
잘 거두어 속에 갖추어 두면
장차 아득하게 멀리까지 들려 울리리라.
정약용, ‘자찬묘지명 광중본(壙中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