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저녁에 아내와 한잔 하는 것은 대체로 가장 행복한 시간인 경우가 많다. 저녁을 위해서는 간단한 먹을거리를 사야 하는데 개털이 먹을거리나 영양제 등 도움이 될 것을 사면 어떻겠느냐고 조심스레 아내에게 제안했다. 아내도 별반 반대하지 않았다. 애견 코너의 사료나 간식은 이미 다 먹여본 적이 있어 동물 병원에 가보기로 했다. 동물병원 간호사에게 자세히 설명하고 병약한 노령 견에 도움이 되는 ‘맛있는 영양식’의 추천을 부탁했다. 거위 간을 갈아 만든 부드러운 영양식을 추천받아 우선 한통을 사 왔다.
2월 15일 저녁 식사 때 개털은 다시 나에게 오지 않았다. 아내가 준 영양식도 먹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 내가 개털이 앞으로 가서 나무젓가락에 조금 떠주니 “앙~” 하고 먹었다. 다시 떠주니 또 “앙~” 하고 먹었다. 세 번째 주니 고개를 돌렸다. “힘들어서 그러니?” 하고 목을 좀 만져주자 다시 한 입 먹었다. 그렇게 여러 번 하니 아내가 준비한 양의 반 정도는 먹었다.
나는 아내에게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냈다. “개털이가 이틀째 입을 닫으려고 하니 내일은 병원에 가보면 어떨까? 아까 영양식 샀던 동물 병원이 친절하고 전문적인 것 같던데!, 병을 진단하고 고치자는 것이 아니고 개털이가 편하게 지낼 수 있는 방법을 좀 물어보자는 이야긴데.....”“ 아내는 순순히 찬성했다. 내일 아침 식사하고 가기로 했다.
아들 녀석이 늦은 시간에 들어와 보니 개털이 아들 방에 커튼 뒤에 기대 있었다고 한다. 특유의 억양으로 개털이~ 하면서 만져주고 아들은 잤다고 했다.
윗 사진 : 개털이식사시중.
개털이가 앙~하고 받아먹으면 너무 고맙다. 나도 밥값을 한 것 같아 흐뭇한 마음에 한잔 하기에 부담이 없다.
개털 이식사 시중.
개털이 떠나기 얼마 전부터는 밥을 잘 안 먹으려고 했다. 오후에 들어와 개털이 밥그릇 이 비워 있지 않으면 괜히 속상했다. 나는 저녁에 간단히 맥주 한잔 하고 개털이는 유모차에 태워 곁에 데리고 와서 밥 한입, 간식 한입 하면서 같이 먹곤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