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댁어르신 안 계신 첫 명절

한 달 전 시어머니도 아버님 곁으로 가시고 난 후

by 새벽일기

시어르신 안 계신 첫 명절이다

시어르신이 안 계셔서 더 이상 시댁이 위치한 일산을 안 가도 되는 상황인데 왠지 허전하다

남편과 명절 시작 전부터 명절에는 일산에 한번 다녀오자고 하였다

일산 어머님 댁은 진작부터 형님이 장례를 치른 후 업체를 통해 물건을 싹 다 정리를 하여 말 그래도 텅 빈 빈집 이다. 더 이상 어머님 추억을 생각하며 간다고 하여도 소파나 물건하나 남아 있지 않아 오히려 방문을 한다고 한들 더 쓸쓸한 마음이 들듯하여 더 이상 방문을 하고 싶지 않다

대신 아버님 병중에 있을 때 답답한 마음을 달래러 갔었던 행주산성과 어머님 요양원에 계실 때 서글픈 마음을 달래었던 일산 한강 공원을 갈 계획이다


아버님 살아계실 때는 명절 전날 좀 더 일찍 시댁에 갈 수 있었는데 피곤하다는 이유로 거의 저녁이 다가서야 가곤 했다

결혼하고서 거의 20여 년 동안 일찍 일찍 간 적이 없었다

평소 별말씀이 없으셨던 아버님이 돌아가시던 그 해 명절에 왜 이리 늦게 오냐고 하며 살짝 역정을 내시 었다

젊었을 때야 아이들 어려서 뒷 치다꺼리 하고 간다고 이해해 주시고, 밀린 집안 일 하고 간다고 이해해 주시고 이래저리 자식들 상황만 이해해 주시던 좋은 신 분들이다

그리고 아버님이 돌아가시고 나서, 죄송한 마음에 건강이 좋지 않은 어머님을 대신하여 빈대떡과 토란국을 끓어서 갔지만 여전히 저녁나절이 다 되어 방문을 했었다

그리고 하루를 지내고 점심때가 되면 집에 오고 하였다


그런데 이번 긴 연휴에 어머님이 살아계실 때 만들었던 빈대떡과 장을 봐서 토란국을 끊였지만, 더 이상

우리를 기다리는 시부모님은 계시지 않는다

친청어머니 한 분이 계시긴 하나, 항상 명절 당일 오후에 방문을 한 지라, 명절 전날과 명절 아침에는 늘 가던 곳이 더 이상 있지 않다

너무나 서글프고, 진작 시부모님 살아계실 때 좀 더 일찍 못 간 게 후회스럽기도하다

우리도 세월이 흐르면 지금 보다 더 나이를 먹고 또다시 자식들을 기다리는 부모가 되겠지만, 우리 인간은 참 철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생각을 하고, 잘해드린다고 하지만 항상 그 상황이 돠봐야 절실히 깨닫게 되는 것 같다

오늘은 시부모님을 생각해서라도, 남편한테 조금을 덜 짜증 내고 덜 화내는 하루가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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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에 시부모님을 뵙고 언제부터인가 처음에는 행주산성을 얼마 후부터는 한강 역사공원을 방문하는게 코스가 되었다.

그곳에서 시누이와의 다소 속상한 마음도 달래었고, 생각지 못한 언짢은 마음도 달래던 곳이다

오늘은 몇일전부터 계획한 이 두곳을 방문하였다

비록 부모님 댁을 방문하고 들르지는 않았지만, 왠지 할 일은 한 것 같은 개운함이 들었다

당분간은 명절때마다 이 두곳을 방문할 것 같다

이 곳에서 서운한 마음도 아련한 추억도 남편과 함께 나누어야 겠다

같이 동행한 딸을 보면서, 너도 언제가 내 나이가 되며는 엄마 아빠를 생각하면서 이 곳을 올 수 있겠구나 라는 말을 하였다

곁에 있는 딸은 고개는 끄덕이었지만, 지금의 나의 마음처럼 깊은 감흥은 없으리라 생각이 든다

언제가 나이가 들고 그 때가 되면 또 다른 추억을 앉고 살아 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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