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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벽일기 Oct 01. 2023

시댁어르신 안 계신 첫 명절

한 달 전 시어머니도 아버님 곁으로 가시고 난 후 

시어르신 안 계신 첫 명절이다

시어르신이 안 계셔서 더 이상 시댁이 위치한 일산을 안 가도 되는 상황인데 왠지 허전하다

남편과 명절 시작 전부터 명절에는 일산에 한번 다녀오자고 하였다

일산 어머님 댁은 진작부터 형님이 장례를 치른 후 업체를 통해 물건을 싹 다 정리를 하여 말 그래도 텅 빈 빈집 이다.  더 이상 어머님 추억을 생각하며 간다고 하여도 소파나 물건하나 남아 있지 않아 오히려 방문을 한다고 한들 더 쓸쓸한 마음이 들듯하여 더 이상 방문을 하고 싶지 않다

대신  아버님 병중에 있을 때 답답한 마음을 달래러 갔었던 행주산성과 어머님 요양원에 계실 때 서글픈 마음을 달래었던 일산 한강 공원을 갈 계획이다


아버님 살아계실 때는 명절 전날  좀 더 일찍 시댁에 갈 수 있었는데 피곤하다는 이유로 거의 저녁이 다가서야 가곤 했다

결혼하고서 거의 20여 년 동안 일찍 일찍 간 적이 없었다

평소 별말씀이 없으셨던 아버님이 돌아가시던 그 해 명절에 왜 이리 늦게 오냐고 하며 살짝 역정을 내시 었다

젊었을 때야 아이들 어려서 뒷 치다꺼리 하고 간다고 이해해 주시고,  밀린 집안 일 하고 간다고 이해해 주시고 이래저리 자식들 상황만 이해해 주시던 좋은 신 분들이다

그리고 아버님이 돌아가시고 나서, 죄송한 마음에 건강이 좋지 않은 어머님을 대신하여 빈대떡과 토란국을 끓어서 갔지만 여전히 저녁나절이 다 되어 방문을 했었다

그리고 하루를 지내고  점심때가 되면 집에 오고 하였다


그런데  이번 긴 연휴에 어머님이 살아계실 때 만들었던 빈대떡과 장을 봐서 토란국을 끊였지만, 더 이상 

우리를 기다리는 시부모님은 계시지 않는다

친청어머니 한 분이 계시긴 하나, 항상 명절 당일 오후에 방문을 한 지라, 명절 전날과 명절 아침에는 늘 가던 곳이 더 이상 있지 않다

너무나 서글프고, 진작 시부모님 살아계실 때 좀 더 일찍 못 간 게 후회스럽기도하다

우리도 세월이 흐르면 지금 보다 더 나이를 먹고 또다시 자식들을 기다리는 부모가 되겠지만, 우리 인간은 참 철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생각을 하고, 잘해드린다고  하지만 항상 그 상황이 돠봐야 절실히 깨닫게 되는 것 같다

오늘은 시부모님을 생각해서라도, 남편한테 조금을 덜 짜증 내고 덜 화내는 하루가 되어야겠다




명절에 시부모님을 뵙고 언제부터인가 처음에는 행주산성을 얼마 후부터는 한강 역사공원을 방문하는게 코스가 되었다.

그곳에서 시누이와의 다소 속상한 마음도 달래었고, 생각지 못한 언짢은 마음도 달래던 곳이다

오늘은 몇일전부터 계획한 이 두곳을 방문하였다

비록 부모님 댁을 방문하고 들르지는 않았지만, 왠지 할 일은 한 것 같은 개운함이 들었다

당분간은 명절때마다 이 두곳을 방문할 것 같다

이 곳에서 서운한 마음도 아련한 추억도 남편과 함께 나누어야 겠다

같이 동행한 딸을 보면서, 너도 언제가 내 나이가 되며는 엄마 아빠를 생각하면서 이 곳을 올 수 있겠구나 라는 말을 하였다

곁에 있는 딸은 고개는 끄덕이었지만,  지금의 나의 마음처럼 깊은 감흥은 없으리라 생각이 든다

언제가 나이가 들고 그 때가 되면 또 다른 추억을 앉고 살아 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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