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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취한하늘 Dec 21. 2021

기민한 조직과 우왕좌왕하는 조직

비슷한 성질을 가졌지만, 결과가 크게 다른 것들이 있다. 예를 들면, 자신감과 오만함 같은 것이다. 둘 다 뿌리는 비슷한 것 같지만, 겸손이 섞여 있는지 아닌지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진다. 신중함과 소심함도 있다. 결단력이 곁들여지면 신중함이 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소심함에 머물게 된다. 비슷한 것이 조직에도 존재한다. 바로 기민함과 우왕좌왕(더 적당한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이다.


많은 조직이 기민함을 강조한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 조직이 유연하게 대처하기를 바란다. 하지만, 조직이나 프로젝트가 바라보는 방향을 자주 바꾼다고 해서 그것을 '기민하다', 혹은 '유연하다'라고 얘기할 수는 없다. 우왕좌왕하는 조직도 방향은 자주 바꾸고 있으니 말이다.


조직이 기민하게 움직이는 것과 우왕좌왕하는 것은 어떤 것의 존재 여부에 따라 달라질까? 바로 그것은 '원칙과 근거'일 것이다. 원칙과 근거에 따라 합리적인 방향 전환을 하는 조직은 기민하다. 반면, 원칙과 근거 없이 마구잡이로 방향 전환을 하는 조직은 기민한 것이 아니라 그냥 우왕좌왕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우왕좌왕할 때도 늘 나름대로의 이유는 있다. 다만, 그 이유라는 것이 원칙 없이 급조된 것일 때가 많고, 비합리적으로 결정된 사항을 합리화하고 싶어서 가져다 붙인 것일 때가 많다. 그래서 설득력을 가지지도 못하고, 심지어는 그때그때 말이 달라지기도 한다.


기민하게 움직이는 것은 중요하다. 변화에 대응하지 못해서 실패하는 팀과 프로젝트가 많다. 하지만, 방향 전환은 늘 원칙과 근거에 기반해야 한다. 그래야 방향 전환에 따른 후유증도 최소화할 수 있고, 올바른 방향을 계속 찾아나갈 수도 있다. 지향해야 하는 행동도 중요하지만, 그 행동이 정말로 올바른 것이 되기 위해 같이 필요한 것들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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