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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벼락 Feb 28. 2024

예술기업의 옹달샘, 글로벌 한류 트렌드 분석 보고서-2

사적인 듯 예술적인, 덕업일치 Issue No.1


한국 드라마 금지 법안 발의?

필리핀!


내가 2022년 즈음 전화영어라는 걸 1년 반 동안 했었는데, 많은 선생님들이 필리핀 언니들이었고 나보다 더 한국 드라마와 한국 배우들을 잘 알고 있어서 놀란 기억이 있어. 그 필리핀 언니들을 이 보고서에서 보니까 이제서야 고개가 끄덕여지더라고. 2022년 4분기부터 2023년 1분기까지 필리핀 외신 기사량이 얼마나 상위에 있는지 잘 보여주고 있어.


그런데 이 언니들이 갑자기 2023년 2분기부터 순위에서 쓱 사라져 버리는데 보고서는 그 이유가 '한국 드라마 금지 법안 발의'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하네. 여기저기 찾아보니 Jinggoy Estrada(본명: Jose Pimentel Ijercito Jr.)라는 국회의원이 '한국 드라마를 소비하는 것이 필리핀 배우들의 일자리를 빼앗는 행위'라고 발언하면서 2022년 10월 18일에 발의했다더라. (출처: rappler.com, korea.net) 우리나라도 노무현 대통령 시절 영화 쿼터제에 대한 논란이 꽤 길게 이어졌었는데 그것과 비슷한 양상과 논리인 것 같아. (그런데 생각보다 구글에서 이 사건 관련해서 기사가 별로 없어서 정말 이 일만 큰 영향을 준 건지는 의아한데, 그냥 내 검색 능력이 부족한 것으로 정리할게.)


어쨌거나 세계에 우리나라 콘텐츠만 있는 것도 아니고, 미드 영드 일드 쟁쟁한 언니오빠들 많은데 우리 것만 콕! 집어서 금지해야된다는 논의가 있는 것 자체가 너무 대단하지 않아? 국뽕 채우는 거 습관적으로 자제하는 성격인데 이상하게 자꾸만 주모를 부르고 싶네~



미국인도 밥심?

먹는 것에 진심, 미국!


나는 K-culture에 대한 미국 형들의 관심이 일부 양덕들에 의해 생산되는 특이한 현상이 아닐까 생각해왔거든(쓰다보니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양벼락의 의심 많은 성격). '양덕', 대체적으로 비하의 표현 없이 비아시아권 덕후들을 리스펙하며 칭하는 말이라고 해(출처: 나무위키 '양덕후') 미국이 꾸준히 외신 기사량 2위를 차지한다는 이 분석 결과를 보자마자 온갖 온라인 매체들에서 쏟아져 나오는 외신 보도를 다 영끌한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까지 들었다니까. (어쨌거나 이 형들도 넘사벽 人도는 못이겨)


그런데 외신 데이터 자체가 '해외문화홍보원이 운영중인 세계 28개국 33개 한국문화원의 언론모니터링 및 번역 기사 데이터'라는 데서 1차적으로 신뢰감이 상승하고 외신 기사 중에서도 기사 제목, 기사 내용, 보도날짜가 완전 동일하면 중복 제거를 했다고 하니 외신 기사를 활용한 분석 결과는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어 보이지? 다만 SNS 데이터를 정제할 때는 '영어로 게시된 글, 댓글만 추출'했다는 점에서 미국, 인도, 필리핀, 영국 등 영어를 많이 사용하는 나라들의 데이터가 과장되었을 수 있을 것 같아. 따라서 소셜 화제어, 긍/부정 키워드 변화 같은 현지 반응을 나라별로 비교 분석하는 데는 한계가 있지 않나 싶어.


그런데 외신 기사에서건 소셜에서건 음식에 대해서는 형들의 관심은 진심인 것 같긴 해! 2023년 1분기부터 3분기까지, K-Food 관련 외신 기사량에서 만큼은 인구 대국 人도를 이기고 1등이라는 점만 봐도 이 형님들이 K-Food 관련해서는 기사를 많이 낸 게 확실한 거야. 물론 K-Pop이나 K-Contents 보다 K-Food의 전파 속도가 늦어서 다른 나라에서 덜 반응하는 것일 수는 있겠다. 미국의 국민 마트 트레이더 조(Trader Joe's)에서 한국 냉동 김밥 없어서 못 판다는 해묵은(?) 기사로 미국 형님들의 한국 음식 사랑에 대한 확인을 한 번 더 해보길 바라.



분기별 보고서와 꼭 같이 보자.


이번에 내가 주로 다룬 보고서는 2022년 4분기부터 2023년 3분기까지 다룬 연간 보고서였거든. 근데 연간 보고서 말고도 매 분기별 보고서, 주간 보고서도 발행되고 있다? 주간까지 챙기기는 좀 번거로울 수 있으니까 제끼더라도 분기별 보고서는 한 번 더 볼만해. 여기에는 연간 보고서에서는 보이지 않는 더 심층적인 데이터를 담고 있는데, 예를 들어 일본의 한류 관련 기사량이 많아진 분기에 일본에서 나타난 주요 키워드는 '슬램덩크'였기 때문에(이건 확실히 한류인지 日류인지 알 수 없는 기사지?) 연간 보고서만 봤다면 몰랐을 정보를 잡아낼 수 있을 것 같아. 특히 미국 데이터의 경우 2023년 1분기 외신 기사에는 '중국의 한한령'이 가장 많이 언급되었다고 하는데, 미중 관계 악화라는 미국의 큰 이슈 때문에 미국 언론들이 중국을 비판하면서 한류가 언급된 것은 아닌지 한 번 더 고민하고 결론을 낼 수 있어.



결국 우수성이 한류를 만드는 것.


첫 덕업일치 발행인데 예술이랑 상관없는 이야기만 잔뜩 한 건 아닌가 싶다. 하지만 큰 흐름에서 보면 우리도 문화예술 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이니까 나중에는 이 데이터 안에 K-Art도 들어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열심히 행복회로를 돌리면서 즐겁게 써봤어! 실제로 2023년 3분기에 발행된 분기별 보고서에는 K-Content 화제어 중에 '예술'이라는 단어가 10위 안에 들었어. 한국 영화제의 예술성을 많이 논의했다는 뜻이래. 결국 이런 심미적인 요인도 한국의 문화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나는 우리나라 예술 시장의 큰 가능성을 본다.


유의미한 분석은 진행되지 않았으나 K-Fashion, K-Beauty 역시 한류 분류의 하나로서 자리 잡고 있었는데, 패션이라는 것에 K가 붙을 수 있을 정도로 한국 패션이 특성이 있는 것인가 잠시 의아했지만(정말 나는 의심이 많은 사람이야), 사실은 K-Pop, K-Content가 한국이라는 국가가 가진 특성으로 인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그 분야에서 활동하는 몇 사례가 매우 우수하기 때문에 한류가 된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어. K-Art도 지금은 한국의 그 무엇이라기 보다는 성공한 아티스트 개인의 성과로서 개별적인 명성을 얻어가는 것처럼 보여도 결국 그 우수성들이 모여 하나의 본류가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해보게 되었어. 여기에 숟가락 좀 얹어서, 한국의 작가들, 혹은 한국에서 수학한 외국 작가들의 작품만 다루는 K-Art 기업인 엘디프도, 엘디프에 소속된 한 인간의 취미 활동을 영위하기 위한 꼼수로서 시작된 덕업일치도 한류로 언급되는 날이 오길 바라며 마무리할게.


또 덕질하다가 재밌는거 생기면 떠들러 올게!


Alison Chiu - City Moon


덕업일치 Issue No.1의 커버로 사용된 작품은 Alison Chiu(앨리손)의 City Moon이라는 작품이다. 작가의 본명은 Chiu Wing Yee이다. 홍콩 시민인 그녀는 한국에 유학와 사진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디자인학부 시각디자인과에 재학 중일 때 엘디프와 처음 연을 맺게 되었고 현재는 졸업을 한 것으로 파악된다. 첫 인터뷰에서는 '단순하게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해 작가로 활동하게 되었다'고 답하였지만, 추후 진행된 인터뷰에서는 '내가 살아있다는 증거를 만들고 싶어서 더 적극적으로 작업하게 되었다'고 답하며 본인의 업에 진정성을 쌓아가고 있는 덕업일치의 표본인 앨리손 작가. 외국인의 감성으로 본 한국의 풍경이 주는 이국적인 느낌이 한류라는 주제와 잘 어우러지는 것 같아 이번 커버로 선정하였다.


작가 노트 - City Moon, 54.63x36.42cm(300dpi), 2021

그날에 달이 찍히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작업한 날에 올해 첫 해돋이 찍으러 가려고 했었는데 해 떴을 때 우연히 뒤를 보니 달이 아직 선명하게 있어 바로 이 멋진 그림을 카메라로 담았습니다.

그냥 서울의 달이다 싶습니다.

ison Chiu - City M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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