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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담 Jul 21. 2023

새벽기도

성찰



새벽기도



          

쓸쓸한 이 세상에

그대 오시려거든

     

가난한 가슴에 잠들어 있는

눅눅한 별 하나 깨워 줄

아침 햇살 되어 오세요

     

철통같은 어둠 뚫고

창틈으로 슬며시 스며드는

초승달로 오세요 

    

아무리 단단하게 얼어붙어도

가장 낮은 밑바닥에서

쉼 없이 흐르는 강물 되어 오세요 

    

첫눈이 내리지 않아도

겨울 속에서 성큼성큼 걸어 나와

사람의 마을 지키고 선 눈사람으로 오세요 

    

쓸쓸하고 쓸쓸한 이 세상에

그대 오시려거든

     

전쟁 같은 시간을 지나

단 한 줄로 살아남은

차고 맑은 시가 되어 오세요

     

정녕 

그대 

다시 오시려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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