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화. 사택의 따뜻한 밤
※ 이 글은 브런치북 연재 1화입니다.
서문과 제1화는 연재 외로 먼저 포스팅 되어 있습니다. 처음부터 함께하고 싶으시다면, 아래 글부터 천천히 읽어주세요.
서문 〈사랑은 어디로 가는가〉
https://brunch.co.kr/@parkeq/148
제1화 〈겨울, 도랑가에서 만난 아이〉
https://brunch.co.kr/@parkeq/151
문을 닫자
조용한 방 안에 겨울의 냉기와
히터의 따뜻함이 천천히 섞였다.
박스 안에는
작은 이불 한 장.
그리고 그 위에
아직 생의 무게를 제대로 지탱하지 못하는 몸이 놓여 있었다.
나는 가까운 거리에 앉았다.
돕기 위해서도, 간호하기 위해서도 아니었다.
단지 곁에 있고 싶어서.
밥 두 그릇을 다 먹고 난 또랑이는
이제야 숨을 내쉬는 듯했다.
그 숨소리는
겨우 들릴 만큼 약했지만
그 안에는
살아보려는 마음 한 조각이 남아 있었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말을 한다는 건
위로하려는 마음이 앞선다는 뜻이니까.
그 밤에는
위로조차 침묵하는 것이 옳았다.
히터의 바람이
박스 위로 천천히 내려앉을 때쯤
나는 침대에 누웠다가
천천히 몸을 일으켜
조금 떨어진 자리에서
다시 박스를 들여다보았다.
또랑이도 인기척을 느낀 듯
아주 천천히
머리를 들었다.
그리고
나를 바라보았다.
그 눈빛에는
살아달라고도,
도와달라고도,
달아나겠다고도
말하지 않았다.
오직 하나만 있었다.
‘나는 아직 여기 있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
방 안은
조용히 따뜻했다.
밤이 더 깊어지자
나는 잠들었고
또랑이도 눈을 감았다.
그날의 잠은
안정도, 평온도 아니었다.
그저
누군가 곁에 있다는 사실로
겨우 버텨내는 밤이었다.
그것이면
충분했다.
그리고
아무 말도 없었지만
서로 알고 있었다.
‘우리의 삶은
이날부터 함께 걸릴 것이라는 걸.’
작가 노트
살아남는다는 것은
누군가 곁에 있어준다는 뜻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