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이 궁금했어요. 그래서 더욱 사람들의 주변을 맴돌았죠. 하지만 부끄러움이 많은 한은 아무 말을 하지 않았어요. 그러자 어른들은 그의 가슴을 밀어내기 시작했어요.
“쟤는 왜 자꾸 튀는 행동을 하는 거야?”
“문제 있는 애 아냐?”
“말도 못 하더구먼.”
“좀 정신이 이상한가 봐.”
“이상한 애야.”
큰 용기를 내어 사람들에게 물어본 적도 있어요.
“제가 도와드릴 일이 있을까요?”
어른들은 고개를 숙이지 않은 채 눈동자만 밑으로 내리며 아이를 쳐다보았어요. 그리고 차갑게 말했지요.
“저리 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도와주는 거야. 어린애가 할 줄 아는 게 뭐가 있다고.”
나중에는 아무도 한을 쳐다보지도 않았어요. 말을 걸어도 모두가 등을 돌리고 있었어요. 다가가려 하면 가슴을 밀쳐냈고, 그래서 한은 가슴이 아팠어요.
같은 또래 친구들과 노는 것도 쉽지 않았어요.
한은 사람들과 어울리는 방법을 잘 알지 못했거든요.
한이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사이 마을에는 소문이 돌았어요. 어린아이들은 한을 보고 속닥대기 시작했어요.
“쟤는 말을 못 한대.”
“왜?”
“벙어리라서.”
“… … 벙어리가 뭔데?”
“…그, 그거… 그거 말이야.. 아, 뭐 그런 게 있어. 너는 그런 것도 모르냐.”
대화는 한의 귀까지 들렸어요. 한은 알고 있었어요. 벙어리가 무엇인지를. 벙어리가 뒤에서 속닥거리며 흉을 볼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그리고 한은 말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요.
이 소문을 알지 못하는 마을 사람은 두 사람밖에 없었어요. 한의 부모님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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