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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이 Sep 29. 2022

제로웨이스트와 함께 하는 하루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한다고 하면, 환경에 대단한 관심이 있는 사람으로 오해할지도 모르겠다. 사실 나는 대단한 환경운동가는 아니다. 편리함을 포기하면서까지 환경 보호를 실천할 의지도 적다. 카페에 텀블러를 가지고 다니거나 세척해서 쓰는 다회용 빨대를 쓸 자신은 없다. 들고 다니기도 무겁고 설거지 하는 것도 싫으니까. 그렇다고 '이번 생은 망했어'하고 살던 대로 살자니 조금 찔린다. 내 아이가 살게 될 미래의 지구도 조금은 걱정이다.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것만 한다. 여기서 소개하는 제로웨이스트는 번거롭지 않다는 것이 장점이다. 오히려 분리수거의 성가심으로부터 해방시켜 줄 수 있다. 무리해서 실천하다 포기하는 대신 할 수 있는 작은 것만 골라 꾸준히 해보는 것은 어떨까.  


 1. 주방


 먼저 아침에 일어나면 물 한잔을 마신 후 세탁기부터 돌린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세탁기는 일어나마자마자 돌리기 시작해야 집을 나서기 전에 모두 널어놓을 수 있다. 세탁세제는 세제, 섬유유연제, 표백제 등 여러가지를 쓰는 대신 세 가지 성분이 모두 들어있는 캡슐형 세제를 쓴다. 플라스틱 용기를 줄여 줄 뿐만 아니라 무거운 세제를 들지 않아도 되서 편리하다. 


 세탁기를 돌린 후에는 아침 식사를 준비한다. 식사는 쟁반을 사용해서 각자 먹는다. 쟁반을 사용하면 먹다가 흘리더라도 식탁이 오염되지 않기 때문에 물티슈 사용을 줄일 수 있다. 


 다 먹은 식기는 주로 식기세척기에 돌린다. 부피가 크거나 남은 그릇은 따로 설거지 하기로 하는데 이 때는 주방세제 대신 설거지바를 이용한다. 그램 수 별로 가격이 다른데 식기세척기를 쓰는 우리 집 기준, 150g을 6,000원 정도에 사면 두 달 정도 사용한다. 거품 잘 나고, 성분이 착해서 맨손으로 설거지를 해도 손이 거칠어지지 않는다. 


왼쪽부터 캡슐세제, 이케아 원목 쟁반, 설거지바


2. 욕실


  아침식사한 것을 정리하고 이제는 샤워를 할 시간이다. 머리를 감을 때는 샴푸바를 이용한다. 천연성분이라 아이와 함께 쓸 수 있다. 샴푸바로 바꾼 후 머릿결이 한결 부드러워지고 차분해졌다. 사용 후 화장실에서 나는 은은한 샴푸 향도 좋다. 물론 펌핑 방식 보다 번거롭긴 하지만 참을 만하다. 물에 닿으면 쉽게 무를 수 있기 때문에 자석홀더를 이용해 공중에 두고 쓴다. 


 몸을 닦고, 세안하는 용도로는 올인원 비누를 사용한다. 바디워시, 핸드워시, 클렌징 폼 따로 구분해서 사용하지 않는다. 사용부위나 목적에 따라 기능성 제품을 쓰는 것이 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기본적인 세정력 원리나 효과는 비슷하다고 한다. 일회용품을 제공하지 않는 숙박시설이나 캠핑을 갈 때도 올인원 비누 하나면 충분하다. 비누 하나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씻을 수 있고, 틴케이스를 사용하면 비누를 다시 싸가지고 올 수도 있다.


 양치질을 할 때도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한다. 바로 대나무 칫솔과 고체치약을 사용하는 것이다. 칫솔은 분리수거가 불가능하다. 대나무 칫솔도 마찬가지다. 둘 다 쓰레기로 분리되어 매립 또는 소각된다. 하지만 대나무 칫솔은 소각할 때 유해물질이 배출되지 않고, 매립되더라도 자연 생분해되기 때문에 안전하다. 치약 용기 또한 재활용이 안된다. 플라스틱 외에 다른 물질이 섞여 있기도 하고 구조상 내용물을 완전히 비울 수 없기 때문이다. 대안이 없을 때는 어쩔 수 없지만 요즘은 고체 치약이란 것이 새로 나왔다. 알약 크기의 치약을 깨물어 입 속에서 잘게 부순 후 칫솔질하면 된다. 양치 후 치약이 남아 있는 느낌 없이 개운하다. 여행 갈 때도 한 알씩 챙기면 되니까 간편하다. 씹는 것이 비위 상할까 우려했지만 불쾌하지 않다. 개인적으로는 일반 치약보다 훨씬 만족스럽다. 다만 삼킬 위험이 있는 어린아이에게는 사용을 주의한다.

 

왼쪽 상단 샴푸바, 오른쪽 상단 고체치약, 왼쪽 하단 올인원 비누, 오른쪽 하단 대나무칫솔(지구샵 홈페이지 캡쳐)


 생활 속에 제로웨이스트 어렵지 않다. 이렇게 욕실, 주방에서 자주 쓰는 생필품만 친환경제품으로 바꾸어도 굉장히 많은 플라스틱 용기 배출을 하지 않도록 돕는다는 사실. 제로웨이스트도 나만의 스타일대로 할 수 있는 만큼만 실천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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