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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늘해랑 Sep 15. 2023

부하직원 승진 시키기

(관리능력개발) 내사람을 돋보이게 만들자

팀장님, 저 꼭 승진하고 싶습니다


직장인의 희망은 월급인상과 승진이다.

매년 승진 시기가 임박해 오면, 회사는 다소 긴장된 상태와 함께 분위기가 어수선해진다.


내가 이끄는 부서에도 역시나 승진 대상자가 있었다. 개별면담 때부터 부서원 A는 그 해엔 꼭 승진을 하고 싶어 했다.

그러나, 타 부서에도 만만치 않은 경쟁 상대가 있었으니...타 부서 B는 연차가 A보다 짧았지만 일 잘하고 성실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친구였다.

반면에, A는 시키는 일만 하고 소위 '뺀질거리는 성격'이라는 말이 부서이동한 지 한 달 밖에 안 된 내게까지 들리고 있는 상황이었다.

승진심사는 앞으로 5개월 후... Oh My God!!!


객관적인 시선으로 그를 파악하자


사람에 대한 이미지는 오랜 시간동안 누적되어 온 것이기에 짧은 시간 내에 바꾸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업무능력은 다르다.

운이 나쁘게도 그동안에 업무능력을 발휘할 기회가 없었거나, 성향에 맞지 않는 업무만 했을 가능성 등 다양한 이유로 실력발휘가 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A의 성향을 파악하고 그의 업무능력을 부각시킬 수 있는 전략을 짰다.

내가 눈여겨본 A는 우수한 인재였다.

다른 이는 3일 걸릴 업무를 1일이면 해치워 버렸다.남들 눈엔 A가 1일만 일하고 2일 동안 빈둥거리는 것으로만 보였던 것이다. 심지어 A는 남의 시선을 의식해 의도적으로 업무 속도를 늦추는 내공까지 발휘하고 있었다.


강점은 살리고, 약점은 보완하기


나는 '신임'팀장이었기에 기존의 업무방식을 약간 바꾸었다.

우선, 경영진 보고에는 업무담당 부서원을 항상 배석시켰다. 특히, 성과가 부각되는 업무는 담당자가 경영진에 직접 보고하고 나는 보조발언을 하는 형태로 바꾸었다.


부서원 A의 보고는 경영진에게 해당 업무의 담당자가 누구인지를 확인시켜 주면서, 질의응답을 통해 보고자의 업무능력을 인식시킬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되었다.


또한, 신규로 추가되는 업무는 A를 시켰다.

능력은 충분했으니, 업무가 빨리 종료되면 일부러 야근하지 말고 칼퇴근하도록 하였다.

(이것은 모든 부서원에게 공통 적용시켰다)

'직접 보고의 맛'을 들인 A는 날 믿고 적극적으로 따라와 주었다.


이때, 주의해야 할 것은 업무 담당자가 지정되었다고 해서 전적으로 담당에게만 일임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신규업무는 누구나 맡기 싫어할 정도로 어려운 작업이다.

따라서, 업무의 시작단계에서 전체적인 틀(문서 구성, 포함될 내용 등)을 기획하는 것은 온전히 내가 했다.

신규 업무와 관련한 경영진의 의도와 방향은 직접 지침을 받은 사람(팀장)이 가장 정확하게 알기 때문이다.


결국, 내 사람을 얻었다


부서원 A는 승진했을까? 그렇다.

다행히 해피엔딩이다.

그렇다고 A의 승진은 단순히 짧은 기간 내 부각된 업무능력만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승진에는 업무능력은 물론, 인성, 인간관계 등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많은 직장인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렇지만, 내가 팀장으로 있을 때 부서원이 승진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참고로 보직기간 이상하게도 승진대상자가 많았는데, 해마다 순차적으로 모두 승진했다.)

내가 부서원의 승진을 위해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고민하고 노력했는지를 당사자들은 옆에서 지켜보았다.

이에 대한 고마움 때문인지, 지금도 그들은 내가 보직을 그만두고 기존 부서로 복귀한 후에도 나를 여전히 팀장으로서 대우하며 지원해주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그들은 더 이상 나의 부서원이 아니라, 내가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든든한 동료가 된 것이다.



* 팀장이 경영진의 지침을 단순히 전달만 하면 실무자는 업무 방향을 잘못 잡거나, 문서 작성기간은 오래 소요되고, 작성해 온 문서도 팀장의 마음에 들지 않을 확률이 높다. 전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잡아주는 팀장의 역할은 효과적, 효율적인 업무체계 정립의 핵심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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