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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밀린 Oct 12. 2024

이해되지 않는 방송 문화

버미육/사생활/유사연애

방송하거나 보다 보면 이해가 되지 않는 문화들이 많다. 현실에서는 뭔가 평등한 입장을 고수하지만, 방송에서는 그런 환경을 찾아보기 어렵다.
어쩌면 방송이라는 생태계가 지극히 개인적인 대결을 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버미육과 여목


방송하면서 가장 이해가 가지 않았던 주제를 가져왔다. 버미육은 여자의 모습을 한 남자 스트리머를 일컫고, 여목은 여자 목소리를 내는 남자 스트리머를 일컫는다. 남녀 평등해 해당 문제가 사람들에게 어떻게 다가올지는 모르겠지만 의외로 몇몇 사람들은 여성성을 동경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마치 남자 게이머가 예쁜 여자 캐릭터를 고르는 것처럼 캐릭터와 배경을 설정하며 남자가 아닌 여자 캐릭터도 방송 인생을 결정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이런 점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얘기하고 싶은 것은 자신의 성별을 속이며 그 사실을 최대한 감추려고 하는 경우가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여성이 가질 수 있는 장점을 가지면서 본인이 남자로 태어났다는 사실을 감추는 행동은 화를 부른다고 생각한다. 현실에서는 남성적인 행동을 하며 살아가되 방송에서는 흥행을 위해 단순히 여성성이 강조된 행동을 하는 것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사실이 있다. 방송에서는 여자를 조금 더 선호한다. 마치 서비스와 상담 업무처럼 여성이라는 성별로 인해 득을 볼 수 있는 것이 방송이라 생각한다. 그런 여성의 방송과 동등한 인기를 얻기 위해 남성들은 조금 더 자극적일 수 있는 콘텐츠나 유사 남자 친구의 모습을 보여주는 사실나를 이해하지 못하게 만드는 문화가 되기도 한다.

사생활 파헤치기

나만 알고 있는 스트리머에 대한 얘기다. 진정한 팬의 마음과는 조금은 거리를 벗어난 형태로 볼 수 있지만 내가 아는 사람이 나만 알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은 사실 순수한 소유욕에 기반한다. 하지만 그러한 마음이 때로는 방송을 병들게 만든다. 나만 알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말도 안 되는 헛소문을 퍼트리거나 스트리머의 사생활을 어떻게든 파헤쳐 방송을 방해하는 행위는 바람직하지 않다. 방송을 진행하며 의도치 않게 전화번호를 공개당해 버린 경험이 있다. 이는 나의 어쩔 수 없는 사생활 관리 미흡으로 볼 수도 있지만 그런 상황이 벌어짐에도 나이가 어린 시청자들은 이런 사생활에 대한 탐구 본능을 단순한 재미로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단순한 재미로 인해 스트리머가 시청자에게 고소를 진행하고 방송을 접게 되는 사례를 여럿 보았다. 자신이 보는 스트리머를 응원하고 있다면 가급적 피곤하게 만들지 말자. 그것이 방송을 위한 코멘트라고 할지라도 방송이라는 하나의 콘텐츠를 하기 전 하나의 사람이기도 하다. 그리고 절대 사생활을 파헤치기 위한 행동은 하지 말자.

성적 대상화


기존으로 만들어져 있던 콘텐츠를 2차 창작으로 잊는 경우다. 이 경우에는 음악이든 영상이든 다양한 모습으로 창작을 이어가는 경우가 있지만, 허가받지 않은 캐릭터를 성적 대상화하여 콘텐츠를 만드는 경우는 한참 잘못되었음을 시사하고 싶다. 2차 창작으로 캐릭터를 성인물로 바꾸는 이유를 생각해 보았을 때 방송이 다른 콘텐츠와 다르게 심층적으로 더 와닿는 교감이 큰 게 이유라 생각한다. 영상에서 보는 간접적인 정보와 다르게 실시간 개인 방송은 내가 궁금한 것과 내 생각을 즉석에서 교류할 수 있다. 감정적인 내용의 전달이 기다림 없이 빠르게 일어나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신이 보는 스트리머의 캐릭터를 자신의 욕망을 충족할 수 있는 대상으로 변질되는 경우가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다음으로 이유는 콘텐츠에서 진행되는 가벼운 가십거리의 공유다. 유명한 스트리머일수록 그 스트리머를 좋아하는 하나의 팬덤이 만들어진 상태이며 그 안에서 자신의 욕망이 담긴 것들을 공동체끼리 공유하는 것만으로 해소를 얻기도 한다. 또한 방송에서 보이는 부분들이 오락이나 게임과 같은 가벼운 콘텐츠로 진행되기에 자신이 만들어낸 성적인 콘텐츠를 가벼운 가십거리로 여기기도 한다. 하지만 이 방법은 앞서 말한 세 가지 문화 중에 가장 심한 범죄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성적인 부분에 대한 2차 창작을 허용하지 않고 캐릭터를 성적 대상화하는 건 방송하는 사람에게 큰 상처로 다가올 수 있다. 그리고 이런 모방 범죄는 실제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하지 않아야 한다.

보이지 않는 대상에게 우리는 편하게 하고 싶은 말을 한다. 하지만 편한 말이라는 것이 어떤 얘기든지 편안하게 할 수 있다는 얘기가 아니기도 하다. 보이지 않는 대상에 대한 폭언과 성희롱을 일삼다가 눈에 보이는 고소장을 접수하게 되었을 때는 이미 늦었다. 하지만 고소장 때문에 그런 행동을 무서워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으로서 내가 응원하는 스트리머가 멀리 있지만 응원하는 마음을 가지며 행동을 조심해야 함은 무조건 옳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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