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물냉이 Sep 21. 2024

보석, 빛처럼  화려한  인생이 좋다?

보석,  빛처럼  화려한  인생이  좋다?


추석 때까지 더위가 옷을 적시더니 가을비가 내리면서 선선한 기운이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철없는 계절이 안타깝지만 그 원인이 인간인 우리에게 있다고 생각하면 착잡해집니다. 어제는 이천에 산수유 마을에 다녀왔습니다. 봉사하며 사는 이들의 뒷모습을 볼 수 있어 좋았고, 비 오는 마당을 보며 먹은 부추전의 맛이 좋았습니다. 보도블록으로 포장된 마을길을 걷다 빗방울이 알알이 맺힌 좀바랭이를 만났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식물의 잎에 맺히는 물방울은 보석처럼 아름답습니다. 비를 맞으며 맺혀 있는 빗방울들을 감상했습니다.

 


빗방울 이외에도 식물의 잎에 물방울이 맺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비가 오지 않는데도 식물에 잎이 맺히는 이 현상을 일액현상(溢液現像, Guttation)이라고 합니다. 식물체 내에 물이 많을 경우 식물은 기공을 통해 잎을 대기 중으로 배출합니다. 기공은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식물의 잎에 나 있는 대기와 수분을 교환하는 구멍입니다. 주변에는 공변세포라고 하는 세포가 있어 이세포가 물에 의해 팽창하면 구멍이 열리고 수축하면 구멍이 다시 닫히는 구조를 지니고 있습니다. 일액현상은 주로 밤에 일어나는데 아침이면 이슬이 맺히는 계절이 아닌데 식물의 잎에 물방울이 맺혀 있다면 일액현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일액현상은 식물체 내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식물체가 함유하고 있는 물질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독성물질이 있는 식물의 경우 일액현상으로 맺힌 물을 먹으면 안 됩니다.  

빗물이나 이슬이 맺힌 잎들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해가 뜨면 반짝이는 물방울은 수정이나 다이아몬드처럼 아름다운 빛을 냅니다. 식물사진을 찍는 분들에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촬영대상이고요. 하지만 이 아름다움을 그냥 좋아만 할 수는 없습니다. 물방울이 돋보기 현상을 일으켜 잎의 표면을 태워버리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돈을 좇는 자본주의의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돈이 많거나 화려한 치장은 그 사람의 부의 수준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부도 지나치거나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스스로를 해치게 됩니다. 해가 높이 뜨기 전에 물방울을 떨궈야 하는 식물처럼 우리도 우리의 정도를 잘 판단해야 할 때입니다. 


추신. 먹고 죽을래도... 어쩌고 저쩌고. ㅠㅠ 





이전 05화 다시 보면, 참 쓸모 있는 사람입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