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관과 지원자는 면접실이라는 같은 공간에 있는 입장이 다른 사람들이다. 우선 ‘뽑는 사람’과 뽑히고 싶은 사람’이라는 입장의 차이다.
‘질문하는 사람’과 ‘대답하는 사람’이라는 역할의 차이도 있다. 면접관은 ‘질문하는 사람’이다. 면접관의 역할은 질문을 통해 궁금한 것에 대한 답을 끌어내는 일이기 때문이다. 모든 면접은 기본적으로 면접관의 질문으로부터 시작한다.
면접의 핵심은 질문이고 면접관의 무기는 ‘질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면접관은 괴롭다. 좋은 질문은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 좋은 질문을 던질 수 있는지를 끊임없이 고민해야 하기 때문이다.
괴롭기로 따지면 당연히 ‘대답하는 사람’인 지원자가 더하다. 면접관의 입에서 어떤 질문이 튀어나올지 몰라 불안하고 또 어떻게 답을 해야 할지 몰라 헷갈리고 곤혹스럽다.
그래서 면접을 앞둔 취업준비생들에게는 뭐니 뭐니 해도 면접관이 자주 묻는 질문과 그에 따른 답변의 포인트가 궁금할 것이다. 면접관이 지원자를 평가하는 잣대는 ‘직무적합도’와 ‘조직적합도’이다.
자연스레 면접에 등장하는 질문들도 이 두 가지에 초점을 맞춘다. 바꿔 말하면 ‘직무적합도’와 ‘조직적합도’를 파악하기 위한 질문들이 중심이 된다. 특히 면접관들은 자기소개서를 기반으로 직무적합도와 조직적합도를 뒷받침할 수 있는 지원자의 경험과 관련한 질문들을 꼬치꼬치 캐묻는다.
관건은 ‘직무적합도’다. 면접관들은 ‘취업준비’가 아니라 ‘일할 준비’가 되어 있는 지원자들을 뽑고자 하기에 면접실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질문이기 때문이다.
면접에서 직무적합도와 관련된 질문은 지원한 직무에 대해 지원자가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는지, 직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경험이나 (잠재) 역량을 갖추고 있는 지를 파악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면접관 단골 질문 1위, ‘직무 경험·전공 지식’
취업포털 커리어가 구직자 795명을 대상으로 ‘상반기 면접 질문’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면접 질문 1위로는 ‘직무 경험·전공 지식(21.7%)’이 꼽혔다. 이어 ‘지원하는 기업에 대한 열정·관심도 질문(17.24%)’ ‘포부·각오(14.61%)’ ‘경험 관련(12.34%)’ ‘개인 신상에 관한 질문(11.29%)’ ‘학창 시절·일상생활 관련 질문(8.75%)’ ‘인생관·가치관(7%)’ ‘상식·시사(3.76%)’ 등의 순이었다-출처: 연합뉴스 2015.8.18
구체적으로 직무적합도는 해당 기업(업종)에서의 인턴(십)이나 지원한 직무와 연관성 높은 아르바이트, 전공(지식) 및 프로젝트 경험 등 지원한 직무와 직간접적으로 관련지을 수 있는 경험에 대한 질문을 통해 파악한다.
면접관이 지원한 직무가 필요로 하는 역량을 뒷받침하는 경험이 있는가를 먼저 확인한 다음 입사 후 해당 직무에서 일할 때 그와 비슷한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 혹은 그 경험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를 묻는 식이다.
6하 원칙(언제, 어디서, 누가, 무엇을, 어떻게, 왜)에 따라 구체적인 내용을 심층적으로 파고드는 송곳 질문을 통해 경험의 진위여부를 검증하고 나아가 경험의 깊이, 그리고 그 경험이 지금의 입사지원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질문의 흐름(순서)을 일반화하면 대체로 다음과 같다.
1) 인턴이나 아르바이트 등 지원한 직무와 관련된 경험이 있습니까?
2) 그 경험을 왜? 어떻게 하게 된 것입니까?
3) 그 경험을 통해 배우고 깨달은 점은 무엇인가요? 그 경험이 본인을 어떻게 성장시켰다고 생각하십니까?
4) 입사 후 지원한 직무에서 일할 때 그러한 배움과 깨달음이 얼마나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혹은 어떻게 활용할 것입니까?
예를 들어 은행에 지원했다면 “입사 후에는 영업점에서 금융상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는 일을 하게 될 텐데 지금까지 영업을 해봤거나 고객을 응대해본 경험은 있는가?”를 묻는 식이다.
만약 직접적으로 관련된 경험이 없다면 “타인의 요구사항을 사전에 파악하여 실천했던 경험”과 같은 우회적인 질문이 주어질 수도 있다.
면접관이 질문하면 지원자가 대답하고 다시 그에 대한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묻고 이어진다. 질문을 받은 지원자가 경험을 이야기하고 난 다음에는 면접관이 미심쩍은 부분에 대한 사실 검증이나 보다 심층적인 역량평가를 위한 꼬리물기 질문을 한다는 얘기다.
예컨대 지원자가 자기소개서에 ‘공모전 참가 경험’을 언급했다면 공모전 참가를 결심하게 된 이유나 계기, 누구와 함께 참가한 것인지, 공모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고, 공모전 참가를 통해 배운 점이나 느낀 점, 앞으로 회사생활에서의 시사점 등에 대해 추가적인 질문을 통해 검증하는 식이다.
면접관은 방향을 살짝 틀어서 지원자가 주장한 강점과 반대되는 경험에 대한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이를테면 “공모전 참가 경험을 통해 소통 역량을 강조하신 것 같은데, 살다 보면 소통이 뜻대로 잘 되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소통이 원활하지 않았거나 소통에 실패해서 문제를 겪었던 경험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라는 질문이다.
면접관이 준비된 답변이 아닌 지원자의 진솔한 생각이나 내공을 들여다보기 위해 의표를 찌르는 추가 질문을 하는 경우도 있다. 말하자면 “(자기소개서나 면접에서 언급한 경험 외에) 그러한 역량을 가진 인재임을 말해 줄 수 있는 또 다른 경험이나 가장 최근의 경험을 소개해달라”는 식이다.
그런데 경험은 구체적 사례나 근거를 들어 제시할 때 더욱 설득력 있게 전달할 수 있다. 특히 경험을 그냥 나열하기보다는 상황→행동→결과로 구분해서 설명하면 훨씬 효과적이다. 즉 어떠한 상황에서 어떤 행동을 했고 그를 통해 어떠한 결과를 얻었는지를 중심으로 설명하거나 혹은 그러한 흐름으로 전개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학회나 동아리 활동에서 이견을 해소하고 합의를 이끌어낸 경험을 소개한다면 사람들의 입장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달랐는지, 이유는 무엇인지(상황), 의견을 조율하고 합의를 이끌어 내기 위해 자신이 수행한 활동은 무엇인지(행동), 그리고 자신의 행동을 통해 학회나 동아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팀워크가 굳건해졌다 등), 즉 결과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식이다.
그런데 직무에 대한 이해 정도를 알아보기 위해 연관된 경험이 아니라 지원한 직무에 대한 정의를 물어보기도 한다. 예컨대 영업직무에 지원했다면 “지원자가 생각하는 영업 혹은 고객(만족)에 대해 말해보라”라고 하는 식이다.
꼭 영업이 아니라 홍보·재무·기획 등 어떤 직무에 대해서도 가능한 질문이다. “귀하가 생각하기에는 홍보는 혹은 홍보담당자는 어떤 일을 하는 사람입니까?”홍보 혹은 홍보담당자의 고객은 누구라고 생각하십니까?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전략(직무)을 한마디로 정의해보고, 그 이유를 설명하세요” 같은 식이다. 기업에 따라서는 “초등학생 조카에게 지원직무에 대해 설명해보라”는 식으로 질문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 면접관은 직무에 대한 사전(辭典)적 정의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지원자가 이를 모른다고 생각해서가 아니라 나만의 방식으로 정의 내리거나 재해석할 수 있을 정도로 지원한 직무에 대해 깊이 있게 고민해보고 이해하고 있는지를 알아보려는 의도다.
정의를 내린다는 얘기는 어떤 대상에 대해 그것이 무엇인지를 말하는 것이다. 당연히 대상에 대한 심층적인 지식이나 본질에 대한 깊은 고민이 없었다면 쉽사리 답이 나오지 않는다.
필자도 지원동기나 입사 후 희망하는 직무 등에 대해 질문하다가 꼬리 질문으로 비슷한 질문을 종종 건네곤 한다. 따라서 면접에 가기 전에 지원하는 직무에 대한 나름의 정의나 재해석을 꼭 준비해둘 필요가 있다.
또 면접에서는 지원한 직무를 잘 해내려면 어떤 역량이 필요한지, 본인은 왜 그 직무에 적합하다고 생각하는지, 혹은 지원한 직무에서 일하기 위해 그동안 어떤 노력이나 경험을 했는지 등에 대한 질문이 나올 수 있다.
가장 직설적인 질문은 “지원한 직무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을 전부 말씀해주세요”정도일 듯싶다. 이런 질문들을 통해 지원자가 우리회사와 직무에 대해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고 일할 준비가 되어있는지를 평가하려는 것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면접관은 지원직무에서의 어려움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물을 수 있다. 세상 모든 일(직무)에는 나름의 고충이 있다. 개인마다 차이는 있지만 그 직무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게 되는 공통적인 어려움이 있기 마련이다. 때문에 그 고충을 안다면 그만큼 직무를 속속들이 이해하고 깊이 있게 고민했다는 반증이 된다.
고충과 애로사항을 이해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나름의 대안까지 준비한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이렇게 보이는 장점뿐만 아니라 직무의 ‘보이지 않는 속살’ 같은 어려움까지 훤히 꿰고 있는 지원자라면 직무에 대한 높은 이해를 바탕으로 입사 후에도 빠르게 적응할 수 있다는 신뢰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사실은 질문이 잘못됐다. 취업준비생이 지원한 직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알기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애당초 무리한 질문일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역설적이게도 더욱 준비된 지원자로 돋보이게 만드는 대답이 될 수 있다. 그만큼 지원한 직무에 대한 관심이 많고 깊이 있게 이해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아마 대답이 끝나기 무섭게 면접관의 눈빛이 확 달라질 테다.
지원자를 바라보는 시선에서 왠지 모를 온기가 느껴질 것이다. 아직 입사도 하지 않았는데 직무의 보이지 않는 디테일까지 챙기고 있는 지원자가 어떻게 기특해 보이지 않겠는가?
그래서 면접에 앞서 ‘선배 찬스’ 등을 활용하여 지원한 기업이나 동종업계에서 근무하는 담당자를 만나 직무에 대한 다양하고 심층적인 정보를 미리 들어놓으면 큰 도움이 된다.
또한 신입사원들이 앞으로 헤쳐갈 직장생활은 학창 시절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훨씬 복잡다단한 문제와 부닥치고 고뇌와 싸우며 살아가야 한다. 사람은 크고 작은 위기를 넘기는 과정에서 내공이 쌓이고, 또 그동안 쌓은 내공을 바탕으로 앞으로의 위기를 헤치며 살아간다.
그래서 이제껏 살아오면서 위기를 극복한 경험을 묻는 질문도 면접에 종종 나온다. 예를 들면 “지금까지 인생을 살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나 이를 극복했던 경험”을 소개해달라는 식이다.
위기에 대한 판단기준, 위기상황에 대한 대처방법 등을 통해 지원자의 가치관과 융통성, 문제 해결 능력 등을 파악하기 위한 질문이다. 이런 질문을 받는다면 “가장 심각했던 위기상황”이라고 생각하는 이유와 어떻게 위기를 극복했는지, 그를 통해 어떤 교훈이나 깨달음을 얻었는지에 초점을 맞추어 얘기하면 된다.
신입사원도 언젠가는 조직에서 리더의 역할을 하게 된다. 그래서 리더십을 발휘했던 경험도 면접에 곧잘 등장하는 단골 질문이다. 예를 들면 “학창생활에서 리더십을 발휘했던 경험을 설명해주세요” 등이다.
학회나 동아리 활동, 과제 프로젝트 등 소(小) 그룹 활동 등을 통해 리더십을 발휘했던 경험을 조리 있게 설명하면 된다. 특히 수행했던 프로젝트나 과제가 리더십은 물론이고 직무에서 요구하는 역량까지 명료하게 드러낼 수 있는 사례라면 더욱 좋다.
인성(역량) 면접에서는 지원자에 대해 면접관이 궁금해하는 모든 것이 질문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한마디로 면접은 언제 어떤 질문을 받게 될지 모를 ‘복불복 게임’이나 마찬가지다. 당연히 준비된 답으로 해결이 안 된다. 예컨대, 면접에서 본인의 리더십을 자랑하는 지원자는 차고 넘친다.
하지만 정작 지원자들에게 왜 리더십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지, 자신에게 리더십은 어떤 의미인지, 자신은 어떠한 스타일의 리더 또는 리더십을 추구하는지,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해 물어보면 명쾌하게 자신의 생각을 설명하는 경우는 보기 힘들다.
아니 대부분은 꿀 먹은 벙어리가 되기 일쑤다. 평소에 어떤 대상이나 주제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해보고 자신만의 생각과 언어로 가다듬어 표현하는 훈련이 되어있지 않아서다.
그래서 면접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암기력’이 아니라 ‘상황 대처 능력’이다. 그리고 상황 대처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연습’ 밖에 답이 없다.
말하기는 하루아침에 능숙해지기 어렵다. ‘말’에도 일종의 ‘근육’이 있다. 몸의 근육을 키우려면 운동이 필요하듯 말도 많이 할수록 실력이 는다. 근육을 단련하는 것처럼 훈련을 통해 말발도 키울 수 있다는 얘기다. 열심히 연습하다 보면 어떤 감이 오고 말하는 요령이 생긴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는 대회를 앞두고 특별한 훈련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매일 골프장에서 라운딩을 하고 집으로 돌아와서는 침대에 누워 바람의 방향과 세기, 공이 놓인 위치와 지면의 경사 등 그때그때 상황에 맞추어 실제 경기에서 자신이 해야 할 샷(shot)을 상상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마찬가지로 자기소개서를 중심으로 면접에서 나올 수 있는 다양한 상황과 질문을 머릿속으로 그려 보고 실전처럼 답을 해보는 연습을 꾸준히 해보자. 예상 질문을 떠올려보면서 나만의 생각을 어떻게 대답에 담을지를 정리해보고, 입에 착착 붙도록 대답이 자연스레 나올 때까지 연습해야 한다.
예상 질문에 대한 대답을 준비할 때는 가능한 ‘꼬리 질문’까지 감안해서 내용을 정리해보고 연습하면 실제 면접에서 큰 도움이 된다. ‘자문자답(自問自答)’도 좋고 주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더욱 금상첨화다. 계속 연습하다 보면 어떤 상황에서도 또 어떠한 질문을 받더라도 흔들리지 않을 자신감이 길러진다.
자신감이 뒷받침되면 예상치 못한 돌발 질문이나 허를 찌르는 날카로운 질문이 나오더라도 당황하지 않고 자연스레 이야기를 풀어갈 수 있다.
면접관이 ‘정답’ 대신 정말 듣고 싶어 하는 것
“면접 준비의 핵심은 ‘사고의 틀’에 대한 훈련과 연습이다. 면접관이 확인하고자 하는 것은 지원자가 답한 결론이 아니다. 면접관의 채점표에는 아예 ‘정답’이라는 것이 없다. ‘어떤 틀로 사고하느냐’, ‘그 틀이 논리적이냐’, ‘분석이 합리적이냐’, ‘결론이 구조적이냐’ 등이 채점 기준으로 제시되고, 면접관은 지원자가 결론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을 보고 채점을 하는 것이다. 따라서 문제와 답을 기계적으로 외워서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면접 질문 유형 별로 요구되는 사고의 틀을 학습하고, 꾸준히 훈련해야만 어떤 질문이 나와도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벼락치기하듯 면접 기출 질문과 정답을 달달 외우는 식으로 면접 준비를 하면 되겠지' 하는 생각은 이제 버려두자. 면접 준비에 있어서만큼은 다소 더디더라도, 다양한 문제를 접해 보고, 문제 해결의 틀과 방식을 배우고, 다른 대안이 없을지 고민해 보는 과정에 대한 경험을 꾸준히 축적하는 것이 정도(正道)다. 남과 다른 나만의 '사고의 틀', 그것을 얼마나 제대로 쌓는가 하는 것이 면접의 관건이기 때문이다”- 출처: 머니투데이 2015.4.6
면접에는 무수한 변수가 존재한다. 돌발적인 질문이나 압박 질문을 받으면 한순간 갑자기 자신감을 잃고 당황하게 된다. 또 당황하면 사람은 평소에는 당연한 것들도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때가 있다. 제아무리 똑똑한 사람도 궁지에 몰리면 때때로 바보가 된다.
그래서 돌발적인 질문이나 상황에서도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연습을 하는 것이다. 그것도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대답이 술술 입에서 나올 정도로 반복적인 연습이 필요하다.
면접에서 상황 대처 능력을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평소에 바지런히 ‘생각의 근육’을 키우는 것이다. 그래야 예상 밖의 질문에도 여유롭게 대처가 가능해지고 면접관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
특히 생각의 근육을 키우기에 독서만한 특효약은 없다. 밑줄을 그으면서 책을 읽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경험해 봤을 것이다. 같은 책을 또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밑줄이 달라져 있다. 이런 밑줄의 변화나 바뀜 자체가 바로 성장이다. 그 새 내공이 쌓이고 생각의 폭이 넓어진 덕분이다. 책이 일깨워준 가르침으로 예전의 나보다는 오늘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된 것이다. 바로 독서의 힘이다.
유튜브 전성시대! 문자보다 영상이 더 친숙하고, 영상이 글자를 대체하는 세상에서 애물단지 취급을 받을 정도로 책의 존재감은 갈수록 희미해지고 있다. 하지만 책에는 영상매체와는 차별화되는 나름만의 장점이 있다. 책은 생각의 근육을 길러준다. 생각은 깊은 사고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상은 애당초 깊은 사고와는 걸맞지 않다. 일단 틀어 놓으면 보지 않아도 알아서 흘러간다. 영상을 보는 동안에도 사색이 끼어들 여지는 없다. 생각할 겨를도 없이 잠시 스쳐가 버린다. 더더욱 깨달음의 여운은 남지 않는다. 깊게 음미 되지 않은 순간은 깨달음을 남기지 않기 때문이다.
스낵 컬처라는 말처럼 유튜브의 미덕은 짧은 콘텐츠다. 많은 지식과 정보를 제공할지는 모르지만 흡수력은 떨어진다. 짧은 콘텐츠에 익숙해지면 생각도 짧아지기 마련이다. 어쩌면 생각의 근육이 약해지는 게 유튜브의 보이지 않는 폐해가 아닌가 싶다.
하지만 책은 다르다. 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길 때마다 생각하면서 읽지 않으면 아무리 오래 들여다봐도 앞으로 나가지 않는다. 책은 읽다가도 잠시 멈추고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아니 책을 읽다 보면 생각의 소용돌이 속에서 저절로 멈칫거리게 되는 순간이 반드시 찾아온다. 마음에 쏙 와닿는 문장을 만나서 밑줄을 긋거나 따라 써보느라 눈길이 오래 머물러 있게 된다.
때로는 지나간 페이지로 되돌아가서 의미를 다시 되새김질하며 읽기도 한다. 그때 “아! 이런 뜻이구나”하고 비로소 깨닫게 되는 순간을 맞이한다. 책이 생각거리를 던져주고 더 깊은 사고를 이끌어 주는 것이다.
이렇게 책이 가져다주는 멈칫거림의 순간은 사고의 확장을 위해 더없이 소중한 시간이다. 책을 읽고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사유의 폭이 넓어지고 깊이 있는 통찰력이 길러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독서는 생각하는 힘을 기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한마디로 영상과 책은 ‘시간의 질’이 다르다. 영상과 달리 독서는 많은 집중력과 노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철학자 데카르트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라고 말했다. 인간의 본질과 존재 이유는 결국 생각하는 힘에서 나온다는 의미다. 삶의 방향은 생각의 방향이다.
생각에도 근육을 단련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책을 읽을수록 생각하는 힘은 커지고 생각의 근육은 단단해진다. 영상의 시대에도 독서는 여전히 중요하다. 동영상 검색보다는 사색하는 독서가 인생의 힘이 된다.
“독서를 이기는 건 없다”-워런 버핏
책의 존재감은 엷어져 가고 영상 매체가 일상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시대에도 여전히 많은 이들이 삶의 지혜를 책을 통해 배우는 이유다. 또한 필자가 생각의 근육을 키워야 하는 취업준비생들에게 독서를 권하고픈 이유이기도 하다. 세상이 아무리 바뀌어도 생각하는 힘의 원천은 언제나 책에 있다고 믿는다.
면접에서도 책을 자기 삶에 품고 책 냄새를 솔솔 풍기면서 책을 통해 터득한 삶의 지혜를 귀깔나게 들려주는 생각의 근육이 단단한 지원자들이 높은 평가를 받는다.
면접은 결코 짜인 각본대로 진행되지 않는다. 면접관과 지원자 사이의 계속적인 상호작용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면접의 성패를 가르는 것은 상황 대처 능력이다. 하지만 상황 대처 능력은 한순간에 완성되지 않는다. 오로지 꾸준한 연습과 반복에서 나온다.
면접은 한 땀 한 땀 그 순간까지의 노력들이 결실을 만들어 내는 자리다. 평소에 흘린 땀방울과 연습량이 면접에서 그대로 평가에 반영된다는 얘기다. 당연히 면접은 벼락치기로 준비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누구나 부러워하는 면접실에서의 ‘여유로움’은 평소에 땀 흘린 사람만이 누리는 권리요, 보람이다. 아무 노력 없이 거저 주어지는 게 아니라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