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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스틱 Jan 12. 2023

새들은 강풍이 부는 날 집을 짓는다!

#역경지수 #새들이 둥지를 짓는 방법 #퀴터 #캠퍼 #클라이머

새들은 바람이 가장 강하게 부는 날 집을 짓는다. 강한 바람에도 견딜 수 있는 튼튼한 집을 짓기 위해서다. 태풍이 불어와도 나뭇가지가 꺾였으면 꺾였지 새들의 집이 부서지지 않는 것을 바로 그런 까닭이다. - 정호승 시인 《내 인생에 용기가 되어준 한마디》 중에서 -


새들은 강한 바람이 부는 날씨에 둥지를 짓는다고 합니다. 악천후를 견딜 수 있을 만큼 견고한 둥지를 짓기 위해서죠. 새들에게 있어 바람도 집을 만드는 훌륭한 재료가 됩니다. 악천후라는 역경을 온몸으로 견디면서 짓는 집이 튼튼하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새들이 둥지를 짓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새끼를 안전하게 키우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둥지는 벌새 둥지로 지름이 2cm 정도인 반면 가장 큰 둥지는 독수리 둥지로 지름이 2m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독수리는 초원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산꼭대기나 암벽 위에 둥지를 짓습니다. 나뭇가지로 둘레를 쌓고, 그 안에 잔가지와 풀, 동물의 털과 새의 깃털로 푹신한 보금자리를 만든다고 합니다. 독수리 둥지는 견고하기로 유명합니다. 매년 새로운 재료를 덧대고 보강함으로써 더 크고 튼튼한 둥지가 되는 것이죠.


부러진 다리를 고쳐준 흥부를 위해 박씨를 물어다 준 것으로 유명한 여름 철새 제비는 파충류의 공격과 비를 피하기 위해 주로 농가의 처마 밑에 둥지를 짓습니다. 진흙과 지푸라기가 주 재료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견고하다는 것이죠. 제비는 지푸라기와 흙을 적당히 섞은 후 부리로 물어와 시간차를 두고 둥지를 짓는다고 합니다. 흙이 굳는 시간을 기다리는 것이죠. 견고함의 비결은 또 한 가지가 있습니다. 바로 제비의 침이죠. 제비의 침에는 접착제의 역할을 담당하는 성분이 섞여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높은 나무 위에 둥지를 짓는 새들은 강한 바람과 폭우가 쏟아지는 날에 집을 짓는다고 정호승 시인은 말합니다. 악천후를 견딜 수 있는 견고한 둥지를 짓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새들에게 있어서는 바람도 둥지를 만드는 재료인 것이죠.


출처 : Pixabay


'역경지수(AQ, Adversity Quotient)'라는 말이 있습니다. '수많은 역경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도전해 목표를 성취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미국의 폴 스톨츠 박사는 역경에 대처하는 유형을 등반해 비유해 '퀴터(Quitter), 캠퍼(Camper), 클라이머(Climber)'로 분류를 했습니다. 퀴터는 산을 오르다 장애물을 만나거나 힘이 들면 등반을 포기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그리고 캠퍼는 등반하면서 직면하는 장애나 어려움에 대해 뚜렷한 해결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안주하는 유형으로 80% 이상의 사람들이 이 유형에 속한다고 합니다.


반면 역경지수가 높은 클라이머는 자신이 장애나 어려움을 만나도 자신이 가진 지혜와 능력을 통해 끝까지 원하는 정상에 도달하는 유형을 말합니다. 역경지수는 선척적이 아니라 후전적으로 만들어진다고 합니다. 역경지수는 세상을 바라보는 프레임과 사고관에도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역경'을 거꾸로 읽으면 '경력'이 된다는 점이죠. 역경을 이겨냄으로써 소중한 경험 자산이 된다는 뜻일 겁니다.


조선낫은 왜낫에 비해 강도가 매우 높다고 합니다. 제작 방법에 그 차이가 있습니다. 왜낫은 쇠를 틀에 부어 모양을 만드는 주조(鑄造방식인 반면 조선낫은 달군 쇠를 두들겨 모양을 만드는 단조(鍛造 ) 방식이죠. 주조는 대량 방식에 적합한 반면 단조는 일일이 손으로 하나하나 만들어내야 하기 때문에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어간 만큼 견고함의 강도는 주조 방식과 비견할 수가 없다고 합니다. 조선낫은 대장간에서 전문 대장장이가 직접 수백 번의 망치질과 담금질을 하면서 만들어 내기 때문에 더욱 단단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렇듯 담금질은 쇠의 강도를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출처 : 인터넷 커뮤니티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는 그의 저서 《안티프래질(antifragile)》에서 '변동성, 불확실성, 복잡성, 무질서, 모호성, 가변성, 무한 경쟁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능력은 바로 안티프래질'이라고 말합니다. 안티프래질은 '외부 충격에 쉽게 깨지는 '프래질(fragile)의 반대말이라기보다는 '외부 충격을 받을수록 더욱 강해지고, 이를 통해 이득을 얻는 것'을 말합니다. 쇠가 담금질을 통해 더 강해지듯 외부의 충격을 받을수록 더욱 강해지고, 심지어 이득을 얻음으로써 불확실성과 충격을 성장으로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죠.


2020년 UN의 국가 행복지수 3년간 1위를 달성한 핀란드는 행복의 비결로 높은 수준의 신뢰와 사회통합을 꼽았습니다. 또 다른 비결 한 가지로는 '역경과 마주하는 강한 의지'를 뜻하는 '시수(Susu)'라는 단어가 채택되었다고 합니다. 역경을 대하는 긍정적인 태도가 행복을 결정한다는 것이죠.


출처 : 나무위키 '수저 계급론'


한때 국내의 모 커뮤니티에서 '수저론'이란 말이 처음 등장하면서 세간의 관심을 끌었던 적이 있습니다. 한 마디로 부모의 재산과 학벌, 배경에 의해서 자녀들의 계급이 결정된다는 말입니다. 다이아몬드 수저는 기업 CEO나 금융계 탑티어 및 자본가, 톱클래스 법조인과 같이 권력과 부, 영향력 모두를 단 한 가지도 빠짐없이 거머쥘 수 있는 직종, 즉 인간 사회의 정점에 선 부모를 가진 사람을 일컫습니다. 금수저는 따라잡을 수 없는 부자, 은수저는 중산층, 동수저는 서민층, 흙수저는 저소득층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기막힌 건 훔친 수저란 용어도 있다는 겁니다. 부정한 방법, 혹은 해를 가하여 축척한 부를 대를 이어 누리는 것을 일컫습니다.


재벌을 두둔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얼마 전 <재벌집 막내아들>이란 드라마를 보면서 저는 재벌집 자녀로 태어난다는 것이 꼭 행복한 일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성장과정에서 부의 세습에 걸맞는 자격을 얻기 위해 어릴 때부터 엄격한 통제와 규율을 받고 자라야 하며, 성인이 되면 그에 따른 책임과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것이 쉽지 않아 보였습니다. 엄청난 양의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죠.


자녀들 간 권력을 차지하기 위한 암투와 경쟁도 엄청 피곤해 보였고, 세간의 이목 때문에 평범한 사람이 누리는 삶의 소소한 즐거움과 일탈도 경험하지 못하는 것도 제 입장에서는 조금 안돼 보였죠. 물론 돈은 많을수록 좋은 것은 많습니다. 다만 얼마가 있어야 행복하냐고 물으면 일반적으로 수십억에서 백억 정도라고 대부분 대답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사실 부자의 기준은 재산이 얼마 있느냐가 아니라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좋은 의류 브랜드를 구매할 때 가격표에 구애받지 않는 것이라는 말에 저는 격하게 공감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돈이란 게 무조건 많다고 행복한 것은 아니라는 연구들이 있습니다. '이스털린의 역설'과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이 바로 그것이죠. 이스털린의 역설(Esterlin's paradox)은 미국 경제학자 리처드 이스털린이 1974년 주창한 개념으로 소득이 일정 수준을 넘어 기본 욕구가 충족되면 소득이 증가해도 행복은 더 이상 증가하는 않는다는 이론입니다. 그리고 한계효용체감의 법칙(the law of deminishig marginal utility)은 일정한 기간 동안 소비되는 재화의 수량이 증가할수록 재화의 추가분에서 얻는 한계 효용은 점점 줄어든다는 법칙을 말합니다. 돈도 음식처럼 어느 정도 배가 부른 후에는 아무리 맛있는 음식을 먹어도 행복감이 더 증진되지 않는다는 것이죠.


이스털린의 역설


돌아보면 제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제가 집을 장만했을 때였던 것 같습니다. 두 번째는 중고지만 제가 갖고 싶었던 9안숭 SUV 차량을 구매했을 때였죠. 대부분 물질적인 것들이지만 그래도 삶의 질을 조금씩 업그레이드하면서 느꼈던 행복감은 오래 기억되는 것 같습니다. 흙수저라도 노력만 하면 누구나 은수저가 될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금수저부터는 운이 반드시 따라야 가능하다고 《럭키》의 저자 김작가가 말하더군요. 저도 이 말에 완전 공감을 합니다.


살다 보면 누구나 '불행은 한꺼번에 온다'라는 사실을 한 번씩은 느꼈을 것 같습니다. 저도 그랬으니깐요. 예전 직장 생활을 할 때 자녀 둘이 집에서 놀다 큰 아이는 거울이 떨어져 발이 골절이 되어 깁스를 했고, 둘째 딸아이는 끓는 물에 전신 화상을 입어 병원에 한 달간 입원하는 사고가 동시에 일어났습니다. 그때쯤 장인어른은 후두암 말기 진단을 받으셨고, 제 모친은 위암 초기 판정을 받으셨죠. 불행들이 한꺼번에 닥친 것이죠. 게다가 직장 생활도 엄청 스트레스가 쌓인 시점이었습니다. 주변 동료와 후배들의 새집 집들이를 다녀온 후 저는 제 삶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세상에서 저만 불행하다는 생각이 들었죠. 저 만의 동굴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었습니다.


저는 한동안 직장에서 돌아오면 칩거 생활을 하면서 "나는 누구, 지금 나는 어디"라는 질문을 해결하기 위해 행복에 관한 서적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50권 이상은 읽었던 것 같습니다. 그때 깨달았던 것이 한 가지 있었죠. 바로 감사하는 마음이 행복의 근원적 비결임을 깨달았습니다. 감사한 사람은 삶의 모든 순간을 감사하게 생각한다는 것이죠. 그 후로 큰 아이와 둘째 딸이 크게 다치지 않는 것에 감사하게 되었고, 제 모친이 위암을 초기에 발견한 것도 감사하게 되었습니다. 작은 집이나마 자가로 살고 있는 것도 감사했죠. 기독교인들이 일반인들보다 더 행복한 건 감사함에 대한 기도를 매일 하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삶의 모든 불행과 역경들이 감사함의 프레임으로 들어가니 더 이상 불행하다는 생갹이 들지 않았습니다. 가난한 사람들 중에도 행복감이 큰 대부분의 사람들은 감사함의 태도를 가지고 살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보면서 저는 긍정적인 태도가 삶의 행복에 얼마나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마쓰시다 전기그룹 창업주인 마쓰시다 고노케는 자신의 성공 요인을 '하느님이 주신 새 가지 은혜' 덕분이라고 밝혔죠. 첫째는 집이 몹시 가난했기 때문에 어릴 적부터 구두닦이, 신문팔이 같은 고생을 하는 바람에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경험을 쌓을 수 있었고, 둘째는 태어났을 때부터 몸이 몹시 허약해서 항상 운동에 힘써 왔기 때문에 늙어서도 건강하게 지낼 수 있게 되었으며, 셋째는 자신이 초등학교도 못 다녔기 때문에 세상의 모든 사람들을 다 나의 스승으로 여기고 누구에게나 물어가며 열심히 배우는 일에 게을리하지 않았기 때문에 성공을 했다는 것입니다.


월트 디즈니 또한 "제가 살면서 겪은 모든 역경들, 그리고 모든 장애물과 고민들이 결과적으로는 저를 더 강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여러분도 그걸 겪을 때는 깨닫지 못하겠지만,  어떤 시련도 언젠가는 당신의 인생에서 최고의 일이 될 수 있습니다."라고 역경 극복의 중요성을 언급했습니다.


혹시 역경을 맞닥뜨리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역경을 거꾸로 읽으면 경력이 된다고 말입니다. 역경을 좋은 경험 자산으로 만드는 것을 어떤가요? 그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감사함의 태도와 긍정적인 마인드일 겁니다. 끝으로 제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로 글을 마치고자 합니다.



Insun - Goose's Dream, 인순이 - 거위의 꿈, Yesterday 2014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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