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남편이 지나가는 말로 "하야시라이스 어때?"라고 했다. 네 명의 아이와 남편, 가끔 시엄마까지 6~7명의 요리를 꽤 오래 하다 보니 저런 지나가는 말을 흘려들을 수가 없다. 누가 뭐 먹고 싶다고 하면 해 주고 싶어 진다는 소리다.
그래서 오늘 메뉴는
+ 하야시라이스
+ 숙주나물볶음
+ 오이 절임(마리네)
+ 으깬 감자(메쉬드 포테이토)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는 하야시라이스는 레시피를 찾는데서부터 시작했다. 혹시 잘못 만들어서 못 먹는 사태(?)가 벌어질까 봐 해가 중천에 떠 있는 시간부터 불 앞에 섰다. 양파와 양송이버섯을 자르고, 달군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버터를 녹인 다음 볶고. 레시피에서 하라는 데로 얼추 해냈다. 고기를 제때 넣어 불에 그을리는 것도 잊지 않았다. 30분이면 만들 수 있다고 쓰여 있었으나 그건 아니었고. 반나절은 걸린 것 같다. 볶고 끓여서 졸이고, 식혔다가 다시 끓여서 마무리하고 맛을 정리하기까지 말이다.
짜잔~ 완성.
레시피를 찾으며 본 사진과는 살짝 다르지만 제발 맛은 비슷하기를 바라본다.
틈틈이 숙주를 삶아 볶고, 오이를 잘라 절이고, 감자를 쪄서 으깨고.
어? 다른 날 보다 여유로운데?
미리 만든 보람이 있었어.
만드는 것이 처음이라 했는데 먹어본 적 역시 없어서, 맛보기를 하고서도 이게 맞나 싶었다. 저녁 식사 시간에 가족들 반응이 궁금해서 그릇에 담아 내놓고 표정을 보고 또 보고.
결과는 대 성공이었다. 맛있었다고. 맛있었던 요리 최상위권이라며 엄지를 척 들어줬다.
레시피를 찾아보고 만든 보람까지 있었네.
할 줄 아는 요리에 하야시라이스 접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