쵸콜릿, 선물, 장미... 그리고
선물은 사랑만큼 사람을 들뜨게 한다.
내용물이 무엇이든 선물을 받는다는건
그냥 그 자체만으로 대접받는 기분이다.
라디오DJ로 진행을 할때 어느 팬이
아주아주 큰 장미꽃바구니를 보내준 적이 있다.
카드에는 단 한줄의 문구가 있었다.
"길을 지나다 문득 언니 생각이 났어요.."
문득 나를 기억해주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누구의 강요도 아니고 일부러 애쓴것도 아니고
그냥.. 문득.. 어쩌다보니..
그렇게 사람을 기억한다는게 진심으로 고마왔다.
마음이 담긴 선물은, 사람을 더욱 감동시킨다.
어버이 날.
양 가 어르신께 용돈을 보내고 꽃바구니를 보내고 선물을 부치고 돌아오니 집에 박스가 배달되어있다.
이번에는 내 아들들이다.
세상에서 제일 맛있을 거라는 쵸콜릿 박스에 꽃을 담아 보내주었다. 너무 아까와서 일주일 내내 남편과
한알씩 챙겨 먹었다. 쵸콜릿이 사라지는건 두렵지 않은데 아이들이 준 사랑이 사라지는게 아쉬웠다.
기대하지 않은 선물들이 우리 인생을 부자로 만들어준다.
문득, 어쩌다가 나를 생각해주는 작은 선물들의 감동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
작정하지 않았던 선물들이 우리를 들뜨게 한다.
어쩌다 날아온 후배의 커피 쿠폰과 메세지
아침 일찍 동료가 놓아준 책상 위의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잔
겨우내 이모가 짜주셨던 털실 망또.
마니또 친구가 전해준 연예인 표지의 책받침 두 개.
몸살로 끙끙대던 날, 다섯살 여섯살 연년생 두아이가 차려놓은 김치와 밥 한그릇의 아침 밥상.
생일날 용돈 모아 사다준 문방구의 유리알 반지
손으로 두 장을 꼭 채우고도 귀한 음악회 티켓과 함께 보내 준 선배의 편지
모두가 말로 할 수 없는... 잊을 수 없는... 귀한 인생의 선물들이다.
마음의 선물은 나를 귀하게 여기도록 한다. 나를 살게 한다. 나를 존재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