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100주년] 아홉살 어린이의 문장에서 알 수 있는 것
오늘은 엄마가 회사 간 날이었다. 엄마 첫 회사 가는 날인데 걱정이 된다.
오늘 드디어 배을 탄다. (중략) 근데 아빠는 배를 안 탄다고 했다. 왜냐하면 그 배는 3명밖에 못 타기 때문이다. 아빠는 괜찮다고 했지만 난 아빠의 마음을 다 안다.
오늘 샤워실에서 엄마가 무섭게 문을 닫고 갔다. 무서웠다. 엄마가 미웠다. 엄마가 안아줬다. 그런데 엄마 옷이 젖었다. 엄마가 에라, 모르겠다 이러고 엄마와 물장난 샤워를 했다.
나는 놀던 중에 선생님께 물었다. "일광욕은 햇빛으로 하는 거고 만약 월광욕이 있으면 달빛으로 하는 거예요?" 선생님께서 "그런가?" 하셨다. 나는 밤에 방에서 커튼을 열고 월광욕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빠는 나를 '0채소'라고 부른다. 한 번, 두 번 0채소라고 부르면 화가 난다. 그래서 자꾸 하지 말라고 얘기해도 오빠는 계속한다. 그래서 나도 오빠를 '0주스'라고 불러야겠다. 그래야 오빠도 내가 화난 느낌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오늘 아빠와 독감 예방 접종을 했다. 처음에는 안 떨었는데 점점 숨이 막혀가면서 떨려왔다. 내 차례가 오는 순간, 가슴이 쿵쾅쿵쾅 식은땀이 뚝뚝 떨어졌다. 내가 맞을 차례가 됐다. 사나이의 명예를 걸고 꼭 울지 않겠다. 무서웠지만 꾹 참고 울지 않았다. 정말 무서웠다.
오늘 놀이 공원에 갔다. 처음에 바이킹을 타고 싶었는데 위로 갔다가 아래로 가고 도는 놀이 기구를 탔다. 정말 무서웠다. 나는 태어날 때 무서운 걸 잘 못 견디게 태어났고 동생은 잘 견디게 태어나서 나는 무섭고 동생은 안 무섭다.
직업 놀이를 했다. 나의 직업은 떡볶이 가게 직원이다. 장사가 안 된다.ㅠㅠ 70% 세일로 했다. 그래서 사람이 올 줄 알았는데 사람이 안 온다. 요즘 사람들은 양심이 없다.
4교시에 여행 풍선 놀이를 했다. (중략) 우리가 졌지만 우리는 최선을 다해서 괜찮았다. 1팀(이긴 팀)에게 박수를 쳐줬다.
오늘은 너무 바쁘다. 일어나자마자 학원 숙제한다. 열심히 해야 한다. 그다음에 피아노를 한다. (중략) 그러고 나서 도란(글쓰기)을 쓴다. 다 쓰고 나면 영어책 8까지 읽어야 한다. 하~ 많다, 많아. 공부가 적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