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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중 24 0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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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일 Aug 07. 2024

24

연필

35.

지원이에게 전화를 걸어볼까도 했지만, 이내 마음을 접었다. 기분이 좋지 않았다. 헤드셋을 끼고 시끄러운 노래를 들었다. 머리가 징징 울렸다. 잠깐 잠들었었나. 징징거리는 핸드폰에 눈이 띄었다. 지원이었다.

  -거기 김지원씨 맞나요?

  -아닌데요.

  -밥 먹었어?

  -응, 아까 먹었어.

  -잘했네.

  -너는 먹었어?

  -나는 아직.

  -잘했네.

  -이럴 땐 보통 뭐라고 하지 않냐?

  -뭐해.

  -아무것도.

  -넌 뭐해.

  -나도 아무것도.


  -나 기분이 안 좋아.

  -아까 먼저 간 거 미안해.

  -전화도 먼저 걸었잖아. 그리고 너 때문에 기분 안 좋은 거 아니야.

  -그래도 미안해.

  -됐어.

  -걔들이 왜 내 욕하는지는 안 물어봐?

  -응, 그건 딱히 안 중요한데.

  -그렇구나.

  -나는 원래 우리 학교 진짜 오기 싫었는데. 알잖아, 집이랑 우리 학교 엄청 먼 거.

  -근데 지금은···

  -그럼 됐다.

  -나도 너 일엔, 내 일처럼 굴 거야 알지?

  -알아, 알고 있어서 나도 그랬던 거야.

그 일이 있고부터, 나의 약점은 더 이상 나에게 있지 않았다. 나의 약점은 지원이었고, 지원이의 약점은 나였다.

-근데 나 고백 하나 해도 돼?

-뭔데?

-나 아까 그 두 문제 안 풀었어.



안녕하세요.

벌써 또 수요일이네요 일주일이 빨리 가는 만큼 벌써 35번째 글이군요. 24는 무사히 잘 써지고 있답니다. 어제는 93번째 이야기를 마무리 지었거든요. 순탄하지는 않을지언정 최선 아닌 최선을 다하고 있답니다.

사람은 무언가 책임질 대상이 있어야 비로소 세련되고 멋진 사람이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게 키우는 식물이던, 동물이던 사랑하는 사람이던 말이에요.

저 역시 그런 멋진 사람이 되기 위해 평일 9시 30분쯤 올라가는 24,는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여러분의 저녁에 잠시 녹아듭니다. 책임지고 말이에요.

오늘 제가 추천해드릴 노래는

나상현씨밴드-각자의 밤입니다.

너도 나와 같은 생각들에 빠져 있을까-

각자의 밤이 찾아오면-

오늘 하루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안온한 하루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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