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남편과 이혼을 했습니다.
양육권은 제가 가지게 되었고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어서 아빠의 부재로 인한 부족함이 느껴지지 않게 정말 최선을 다했다고 자부해요.
처음에 아이가 아빠를 그렇게 찾지 않았어요. 원래도 가정에 별로 관심이 없는 사람이었어서 아이와 정서적 유대가 그렇게 깊지 않았거든요.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육아를 했고 어쩔 수 없이 어떨때는 훈육을 하기도 하고 안되는 행동을 알려주거나 막기도 했죠.
문제는 전 남편이 한달에 한번 아이를 만나면서 말 그대로 아이가 원하는 걸 다해주면서 마치 엄마가 아이의 자유를 뺐고 있다는 식으로 가스라이팅을 하고 있다는 거에요.
평소 금지하던 아이스크림이나 스마트폰 사용도 무조건 허용하면서 마치 아빠랑 있는게 더 좋은거다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어요.
그래서 가끔 아이가 진심인지는 모르겠지만 훈육을 할때 '엄마 싫어, 아빠한테 갈거야' 라는 말을 합니다. 너무 속상하기도 하고 전 남편의 대처가 짜증나네요
전 남편이 한 달에 한 번 아이를 만나면서 아이가 원하는 건 뭐든지 들어주고, 평소 금지해 온 아이스크림이나 스마트폰 사용도 자유롭게 허용하는 것은 단순한 방치가 아니라 아이에게 왜곡된 현실을 심어주는 행동입니다.
더 큰 문제는 이 과정에서 사연자분이 마치 아이의 자유를 억누르는 사람처럼 보이게 만든다는 점입니다. 아이에게 “엄마는 안돼만 말해, 아빠는 다 해줘”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은 훈육의 기반을 흔드는 것일 뿐 아니라, 아이의 정서적 혼란을 초래하는 행동입니다.
이러한 상황은 흔히 ‘디즈니랜드 부모 증후군’이라고 불립니다. 아이를 간헐적으로 만나는 비양육자가 즐거운 경험만 제공하면서, 양육자는 모든 제재와 훈육을 맡게 되는 구조죠. 문제는 아이가 단기적으로는 이 즐거움을 택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경계와 안정감을 제공하는 부모에게 더 깊이 의지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아이가 지금 “엄마 싫어, 아빠한테 갈래”라고 말할 때, 그것은 순간적인 감정의 표현이지 엄마를 정말 싫어해서 하는 말은 아닐 가능성이 큽니다. 이런 말을 들을 때 감정적으로 반응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에게 “엄마는 너를 사랑하기 때문에 네가 건강하고 안전하게 자랐으면 좋겠어서 어떤 건 안된다고 말하는 거야”라고 차분하게 설명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지금처럼 훈육과 규칙을 지켜나가는 것이 어렵고 억울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 일관성이 결국 아이에게 신뢰의 바탕이 됩니다. 아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모든 걸 허용한 사람’보다 ‘나를 위해 기준을 지켜준 사람’을 통해 진정한 애정을 이해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지금껏 해 오신 방식에 대해 자책하거나 흔들릴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엄마가 보여준 꾸준함과 책임감은 아이의 정서적 토대가 되고 있습니다.
또한, 상황이 지속적으로 악화된다면 면접교섭의 방식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필요도 있습니다. 전 남편의 행동이 아이의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고 판단될 경우, 법적으로 면접 조건을 조정하거나, 상담 기관을 통해 공동양육에 대한 기본 원칙을 함께 정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전 남편과 직접적으로 이야기할 때에는 감정을 앞세우기보다, “아이에게 일관된 양육 환경이 필요하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습니다. 그조차도 어렵다면 가족상담소나 법률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현명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아이와의 유대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감정 중심의 대화를 시도해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아빠와 보낸 시간에 대해 “어떤 게 제일 즐거웠어?”, “그때 어떤 기분이 들었어?” 같은 질문을 하며 감정을 나누면, 아이는 엄마와도 충분히 감정을 공유할 수 있다는 안정감을 느끼게 됩니다. 이처럼 단단한 유대는 시간이 지나면서 결국 아이의 중심을 잡아주는 힘이 될 것입니다.
지금 잘하고 계십니다. 아무도 맡지 않으려는 책임을 홀로 감당하면서도 아이에게 사랑과 질서를 주기 위해 싸우고 있습니다. 그 진심은 반드시 아이에게 닿을 것이고, 언젠가는 아이도 알게 될 것입니다. 지금은 흔들릴지 몰라도, 아이의 인생에서 사연자분은 든든한 뿌리로 남을 것입니다. 그러니 너무 지치지 않도록, 스스로를 다독이면서 앞으로도 걸어가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