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신이담 Feb 11. 2024

별 하나


우연히 바라본 밤하늘에

희미하게 빛나는 별 하나를 바라본다


사는 날보다 죽을 날이 더 가까운

노인의 옅은 숨소리처럼

옅게 빛나는 별 하나를 바라본다


흡수할 빛 한점 없는 하늘에서

홀로 연명하는 별 하나를 바라본다


어느 밤부터 별은 빛을 잃어갔을까

세상 모든 이들의 시선이

창공(倉空)에서 창(窓)으로 향했을 때였을까

.

.

.

아, 별이 빛을 잃은 이유는

창공(倉空)을 바라보던 수백, 수천, 수만의

눈빛을 흡수하지 못해서인가보다



작가의 말


별은 빛을 흡수해서 반사한다고 한다.

하지만, 내가 바라보던 하늘 속 별은 흡수할 빛 한점도 찾지 못해 외로이 불을 켜고 자신의 빛을 흡수해줄, 어쩌면 자신에게 빛을 전달해줄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불과 십년 전까지만 해도 별이 많았는데 어느 순간부터 별을 보는 것이 시골에서만 가능해졌다.

세상은 발전하며 우리는 창공이 아닌 휴대폰, 티비, 모니터창 속의 빛만을 흡수하게 되었다.

하늘을 올려다 본 적은 언제인가. 아무리 하늘이 자신을 보라고 우리의 턱을 당겨도 우리는 다시 목을 앞으로 내빼고 네모난 창들만을 바라본다.


그렇게 가장 찬란했던 별들은 우리의 네모난 창 속으로 사라졌다.

이전 09화 추억 속의 재회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