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담 Jun 13. 2024

매듭

By. Pinterest

길을 걷다 넘어졌다

손날과 바닥이 살짝 찢어졌지만

아무 일도 없다는 듯

홀연히 일어났다


그리고는 달리기 시작했다

오직 앞만 바라보며

누군가에게 웃음이 되었을

나의 추함이 남겨진 자리에서 벗어나기 위해


얼마 안 가

다시 넘어졌다

찢어진 바지와 손날과 바닥 상처 틈으로

검은 석재 가루들이 박혀있었다

돌에 걸린 것도

무언가에 부딪힌 것도 아니었다


단지 신발끈이 풀려있었다

시선과 상처에 집중하느라

내게 상처 준 것을 알지 못했다

나는 나로 인해 넘어진 것이다


석재 가루들을 털어내고

한쪽 무릎을 꿇은 채

신발끈을 조여 맸다


그리고는 달리기 시작했다

이따금 신발을 바라보며

이전 17화 모순(矛盾)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