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by gilf007
<마주보기>
- 다별
거울 속의 나를
똑바로 바라보기가
왜 그렇게 힘이 들었는지
가장 익숙한데
가장 낯설기도 한 나
눈맞춤 할 용기가 없었다
그 눈 바라보면
수치심, 죄책감, 분노
글썽글썽 맺혀서 주르륵
나의 다정한 말
따뜻한 마음은 결코
나를 향한 적이 없어서 툭
그제서야 나는
아니 내 손등이 먼저
눈과 뺨을 어루만져준다
네 잘못 아니야
부끄러울 일 아니야
말없이 위로를 건네준다
손등도 저절로
나를 보듬어주는데
나는 가혹하게 외면했다
제발 봐달라고
고인 마음이 넘쳐도
나는 들여다보지 않았다
누가 나를 제발
안아줬음 하면서도
나는 그 흔한 말도 안했다
괜찮아 고마워
잘했어 괜찮을 거야
손등이 대신 하고 있는 말
이 눈물 다하고
손등이 마를 때쯤엔
내가 나에게 다정해질까
거울 속 나에게
그대로의 널 사랑해
미소 지으며 마주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