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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별 Nov 14. 2022

마주보기

photo by gilf007

<마주보기>

                             - 다별


거울 속의 나를

똑바로 바라보기가

왜 그렇게 힘이 들었는지


가장 익숙한데

가장 낯설기도 한 나

눈맞춤 할 용기가 없었다


그 눈 바라보면

수치심, 죄책감, 분노

글썽글썽 맺혀서 주르륵


나의 다정한 말

따뜻한 마음은 결코

나를 향한 적이 없어서 툭


그제서야 나는

아니 내 손등이 먼저

눈과 뺨을 어루만져준다


네 잘못 아니야

부끄러울 일 아니야

말없이 위로를 건네준다


손등도 저절로

나를 보듬어주는데

나는 가혹하게 외면했다


제발 봐달라고

고인 마음이 넘쳐도

나는 들여다보지 않았다


누가 나를 제발

안아줬음 하면서도

나는 그 흔한 말도 안했다


괜찮아 고마워

잘했어 괜찮을 거야

손등이 대신 하고 있는 말


이 눈물 다하고

손등이 마를 때쯤엔

내가 나에게 다정해질까


거울 속 나에게

그대로의 널 사랑해

미소 지으며 마주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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