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옷을 입는 것이 아니다.
중년이 되고 나니 세상이 묻는다.
"당신은 어떤 사람입니까"
더 이상 직함이나 숫자로 자신을 감출 수 없다. 결국 남는 것은 나의 말투 나의 표정 나의 옷차림이다. 옷은 단순히 천조각이 아니라 사회적 언어다. 비싼 명품 옷이 아니어도 좋다. 다만 깨끗하고 반듯하며 나를 존중하는 마음이 담긴 옷이면 충분하다. 사람이 옷을 입는 것이 아니라 옷이 사람을 말한다.
구겨진 셔츠는 마음의 태만을 드러내고 단정한 구두는 삶의 자세를 보여 준다. 중년에는 무슨 화려함이 아니다 자기답게 사는 품격이다. 나를 꾸미는 것이 아니라 나를 갖고 있는 것이다. 나의 옷은 나를 일으키고 나의 말이 나를 세우며 나의 행동이 나를 완성한다. 우리는 종종 우아한 옷을 찾는다. 하지만 우아한 마음이 먼저다. 옷을 고를 때는 나는 늘 자문한다. 이 옷은 나의 하루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옷은 단지 외형이 아니라 내 마음의 방향을 정리하는 장치이기 때문이다.
나는 한 번도 만남도 허투루 하지 않았다. 상대가 누구든 그의 시간과 존재를 존중하기 위해 격식을 지키는 태도를 잃지 않았다. 격식이란 남을 위하기 전에 나를 단정히 세우는 의식이다. 마음이 흐트러지며 옷이 구겨지고 옷이 구겨지면 태도가 무너진다. 그래서 나는 늘 정장을 입고 허리를 펴고 첫인사를 진심으로 건넨다. 그것이 나의 기본이었다.
사람은 자신이 입은 옷처럼 행동하려는 경향이 있다. 단정하게 입으면 단정한 말을 찾고 무심하게 입으면 무심한 행동을 한다. 옷은 우리 내면의 거울이다. 내가 젊은 시절 양복을 입고 거래처를 다닐 때 사람들은 내 상품보다 내 태도를 먼저 보았다. 신뢰에는 가격에 있지 않았다. 신뢰는 품격에서 시작된다.
나는 세상에 말한다. 우아한 사람이 되고 싶다면 우아한 옷을 입고 우아한 말을 하라. 그러나 그 우아함이 타인의 시선을 위한 장식이 아니라 나 자신에 대한 약속이어야 한다.
중년의 품격은 스스로를 존중하는 힘에서 비롯된다. 스스로를 존중하는 사람만이 남을 존중할 수 있고 그 존중이 모여 사회의 품격을 만든다. 이제 나는 젊은 세대에게 이렇게 말한다. 명품을 사지 말고 자신을 명품처럼 다루어라. 당신이 입는 옷에 값이 아니라 그 옷을 대하는 태도가 당신의 가치를 결정한다.
나이 들수록 사람의 가치는 재산이 아니라 태도에서 드러난다는 것을.
이 글은 이병철 어록에서 발치한 글입니다. 저녁에 유튜브를 열었더니 <옷을 잘 입어야 되는 이유>라는 제목에 끌려 읽게 되었던 내용이다. 구구절절 너무 좋은 내용이라서 이렇게 옮겨 봅니다. 오늘 하루도 좋은 글을 읽고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