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한국 화장품의 품질이 너무나 좋아져서 외국에 살아도 웬만하면 한국 화장품을 사용하려고 하지만 예전엔 외국 화장품 선물을 받거나 하면 너무나 좋아하고 면세점 등에 갈 기회가 있으면 외국 브랜드 화장품을 구입하곤 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리고 외국 여인네들은 누구나 그런 화장품들을 사용하고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모두 백옥 같이 하얗고 깨끗한 피부를 가졌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외국에서 꽤 오랜 시긴 살다 보니 그건 아닌듯싶다.
물론 뉴질랜드에만 국한된 이야기 일 수도 았겠지만 이곳 여성들, 특히 노인들의 피부는 정말로 너무나 좋지 않고 화장품에 대해서는거의 무관심한 편이다.
지정학 적으로 무너지고 있는 오존층에 가장 가까운 곳에 사는 이들에게 선크림이라는 개념이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고 특히나 노인들은 거의 선크림을 따로 바르지 않는다. 이들은 젊은 시절부터 가든이나 비치에서 햇 빛 차단용 모자 등을 착용하지 않고 뜨거운 태양 아래 그대로 노출된 채 지내서 그런지 얼굴과 등, 팔 등은 온통 기미와 주근깨 투성이고 피부가 매끈하지 않으며 돌 표면처럼 오돌오돌하고 매우 거칠다.
그리고 많은 노인들이 mole과 피부암으로 인해 수술을 받곤 한다. 오죽함 이곳에서 제일 돈 잘 버는 전문의는 피부과라고 할 정도이다. 실제로 다른 전문 병원들은 어디에 있는지 찾기가 어려운데 피부과는 여기저기 눈에 잘 띄는 편이다.
또 우리네처럼 스킨이나 로션 , 영양 크림 등의 기초 화장품의 개념은 거의 없으며 많은 노인들이 샤워할 때 비누 만을사용하고 세안 후에도 아무것도 바르지 않거나 슈퍼마켓 등에서 구입한 저렴한 로션 만을 바르거나 병원에서 공짜로 주는 몸에 바르는 수분 크림을 얼굴부터 온 몸에 바른다. 물론 뉴질랜드에서 만드는 화장품도 있고 일반 약국의 화장품 코너에서는유명 브랜드 화장품도 팔지만 가격이 비싼 편이어서 대중적이지는 않고 주로 호주나 미국 등에서 나온 nz$7-20 정도의 저렴한 로션 등을 구입하는 편이다.
이들은 우리나라엔 화장품 용 냉장고도 있다는 말을 믿을 수 없어하고 요즘 이곳 슈퍼에서 팔기 시작한 얼굴에 부치는 마스크 팩이 무엇인지 한 참을 설명해도 거의 구입 히지 않는다.
또한 원래 이목구비가 강해서 그런가 색조 화장을 하는 노인들, 아니 젊은 이들도 거의 볼 수가 없고간혹 주근깨 등을 커버하기 위해 파운데이션 등을 바르는 경우는 있지만 노인들이 즐겨보는 쇼핑 카탈로그 책자에도 옷, 전자제품, 담요, 신발 등 다양한 물건 리스트들이 있는데 화장품 품목은 없다.
이렇게 화장품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 대신 노인들이 얼굴에서 가장 신경을 쓰는 것이 있는데 바로 얼굴에 나는 털이다. 서양 노인들은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남자들처럼 얼굴, 특히 턱과 입 주변에 털이 자란다. 이들 말로는 젊은 시절엔 수염이 많이 나지 않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코 아래 인중 부분과 턱에 수염이 많이 난다는 것이다. 그래서 면도기를 구비해서 얼굴이나 겨드랑이 등을 면도를 하는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면도기 사용도 힘들게되면 한 두 달에 한 번씩 얼굴 털 관리와 손톱 손질을 같이 받는다. 그리고 특이하게 나이가 들면서 하얀 은발의 털 색깔이 검은색에 가까운 어두운 색으로 변하면서 얼굴에도 간혹 검은 털이 한 두 개씩 길게 나기도 한다.
이들도 이 털을 뽑으려고 족집게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그 형태가 한국 것과는 달리 핀셋 형태로 크고 길어서 스스로 사용하기도 쉽지 않다.
아침에 로션 등도 바르지 않은 채 파운데이션은 바르는 멋쟁이인 k는 간혹 얼굴에 삐죽 나와 있는 털이 있는지 내게 물어보곤한다.
오늘도 나는 영화에서 본 백옥 같은 피부 미인들을 찾아보려고 여기저기 기웃거려 보지만 대부분 피부가 매우 건조하고 같은 나이의 동양인들에 비하면 주름도 훨씬 많은 노인들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