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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메콩강을 거슬러 프놈펜으로

(2024-11-24) 배낭 하나 메고 또다시 동남아로

by 이재형 Jan 14.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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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7시 정도에 배를 타고 메콩강을 거슬러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으로 간다. 프놈펜에 도착해 씨엠립으로 향하는 교통편이 있다면 프놈펜에 묵지 않고 바로 씨엠립으로 향할 예정이다. 


오늘 일찍 일어나야 하므로 어제저녁 일찍 잠들려 했다. 그런데 아무리 자려해도 잠이 오지 않는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어제 과일주스라 생각하고 마셨던 것이 커피였던 것 같다. 커피와 과일 주스를 섞은 음료였던 것 같다. 이렇게 된 바에야 잠들기를 포기하는 것이 좋다. 평소에도 커피를 마시면 밤을 꼬박 새우기 때문이다. 에어컨을 켰다 껐다 하면서 밤을 꼬박 새웠다. 슬리핑 버스라면 차를 타고 가면서 자면 되는데, 배에서 제대로 잘 수 있을지 모르겠다.


오전 6시 반에 나가니 예약해 둔 택시가 왔다. 선착장에 도착했다. 선착장에는 3대의 보트가 정박해 있다. 베트남과 캄보디아를 오가는 국제 여객선이라 이름은 거창해 보이지만, 실은 선체 길이 10미터 정도의 작은 배다. 좌석을 저가항공기만큼 좁게 만들었기 때문에 좌석이 40개나 들어가 있다. 우리나라 어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작은 어선보다도 훨씬 더 작은 배다. 이곳에 와서 처음으로 외국인 관광객을 본다. 거의가 서양인들인데, 보트 여행에 잔뜩 들뜬 듯한 모습이다. 요금은 40불로서, 프리미엄 버스 요금의 약 1.5배 정도 된다.

3년 연속 메콩강을 본다. 재작년에는 물이 많았으나, 작년엔 물이 엄청 줄었섰다. 올해는 물이 풍부한 것 같다. 베트남은 메콩강이 국토의 남쪽을 지나지만, 캄보디아외 라오스는 메콩강이 국토를 종단한다, 그래서 주요 도시는 대부분 메콩강 옆에 자리하고 있다. 특히 라오스는 국토의 반 정도에서 메콩강이 태국과의 국경선이 되고 있다. 그래서 이 구간에는 "우정의 다리"라는 이름의 다리가 여러 개 놓여 있으며, 이들 다리를 건너면 바로 태국이다.


메콩강 강변은 가옥이 이어지다가 정글로 변하기도 한다. 많은 배들이 강을 오가고 있다. 그중에는 화물선도 있고, 그보다 더 많은 것은 모래와 자갈을 채취하는 채취선들이다. 이들이 몰려 있는 곳은 마지 강 위에 건물이 늘어서 있는 것처럼 보인다. 출발한 지 1시간 반이 지난 8시 반쯤 되어  배는 강가에 접안한다. 출입국 관리사무소이다. 배가 접안하기 전 배의 직원이 여권과 1인당 35불씩을 걷어간다.


캄보디아는 비자 면제국이 아니다. 그래서 비자 발급비 30불을 받는다. 나머지 5불 중 4불은 캄보디아 입국 관리들이 공공연히 뜯는 돈이며, 1불은 비자업무 대행을 하는 선박회사 직원의 몫으로 알고 있다.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중 제일 부패한 곳이 캄보디아인 것 같다. 출입국 직원들의 삥땅은 거의 공식화되어 있다. 


대기실은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아직 출입국 사무소 관리들이 출근을 않아 그런가 하는 생각이 든다. 좁은 대기실 한쪽에는 환전상이 조그만 테이블을 앞에 두고 돈을 바꾸어주고 있다.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환율이  얼마인지 잘 모를 것이다. 심지어 지신이 가진 돈이 얼마인지도 모르고 돈을 내놓을 것이다. 속이진 않겠지 하는 마음으로 지갑에 든 베트남 돈을 모두 꺼내 환전하였다.

대기실에서 40분쯤 기다리니 다시 배에 오르라고 한다. 출입국사무소 직원 얼굴도 못 봤는데 출입국 절차가 모두 끝난 것 같다. 배가 다시 출발하더니 곧 또 내리라 한다. 조금 전은 베트남 출국사무소였고 이번은 캄보디아 입국사무소인 것 같다. 육로로 국경을 넘는 것도 이번으로 7~8번은 되는 것 같다. 이것도 이젠 이력이 붙어 덤덤하다. 입국사무소는 넓은 마당 한 귀퉁이에 있다. 입국사무소라 해봤자 아파트 정문 경비실 정도의 작은 사무실이다. 나무 그늘아래서 차례를 기다리지만, 땀이 줄줄 흐른다. 

캄보디아 입국절차를 마쳤다. 출입국 절차에 약 2시간을 보낸 것 같다. 특별히 까다로운 건 없지만, 창구가 두 개밖에 없어 많이 기다렸다. 프놈펜은 메콩강 상류 방향에 있다. 상류로 갈수록 강폭은 점점 더 넓어진다. 어느덧 바다처럼 강폭이 넓어졌다. 배는 물살을 헤치며 쉴 새 없이 앞으로 달린다. 승객들도 조금씩 지쳐간다. 오후 1시가 넘어서자 까마득한 앞쪽에 프놈펜의 빌딩이 보이기 시작한다.


메콩강 전체를 통해 야경이 가장 아름다운 구간은  아마 프놈펜일 것이다. 프놈펜에서는 톤레삽강이 메콩강과 합류한다. 그래서 강폭이 바다처럼 넓다. 게다가 왕궁과 사원을 비롯한 프놈펜의 아름다운 건물이 모두 메콩강변에 위치하고 있다. 황금색의 이들 건물들은 밤이 되면 찬란히 빛난다. 메콩강 유람선에서 바라보는 프놈펜 시가지는 환상의 도시처럼 보인다. 그러나 지금은 대낮이라 그러한 멋진 풍경은 감상할 수 없다.

부두에서 배를 내렸다. 프놈펜에 묵지 않고 바로 씨엠립으로 가야겠다. 어디서 어떻게 버스를 타면 좋을까? 동남아에서 대중교통 정보를 모를 땐 바로 여행사를 찾으면 된다. 그러면 버스 터미널까지의 픽업을 포함한 모든 문제가 저절로 해결된다. 괜히 스스로 가는  방법을 찾으려 해 봤자 고생만 더하고 돈은 돈대로 더 쓴다. 여행사는 아주 합리적인 수수료를 받고 나의 고민을 모두 해결해 준다.

씨엠립까지 가는 슬리핑 버스가 밤 10시에 출발한단다. 티켓을 끊은 후 먼저 식당부터 찾았다, 쩌우덕에서는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 거의 못 먹었다. 그럴 듯 해보이는 레스토랑이 보여 들어갔더니 퓨전 인도음식점이다. 볶은밥을 먹었는데 괜찮다. 며칠 만에 식사를 제대로 한 것 같다.

캄보디아 화폐는 "리엘"이다. 그런데 여기선 달러와 리엘을 함께 쓴다. 1달러를 4천 리엘로 계산한다. 돈을 지불하고 거스럼돈을 받을 때도 달러로 달라고 하면 달러로 준다. 2년 전에도 1달러 4천 리엘이었는데, 변함이 없다. 달러와 연동되어 있어 리엘화의 기치가 안정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이번 캄보디아 여행에서는 앙코르와트만 구경하려고 한다. 뜻밖에 캄보디아는 프놈펜과 앙코르와트(톤레삽 호수 포함)를 제외하면 갈만한 곳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 시아누크빌이 좋다고 하나, 고급 리조트 도시라 내 취향에 맞지 않는다. 베트남이나 라오스처럼 경치가 아름다운 곳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


버스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았다. 카톡 신호가 온다. 확인해 보니 통계동우회 회지 원고를 독촉하는 메시지이다. 잘 되었다. 할 일이 없는데 원고나 쓰자. 길가 노천카페에 앉아 간단한 글을 하나 써서 카톡으로 보냈다. 글 빚이 있어 찜찜했는데, 보내고 나니 속이 시원하다. 그래도 버스 출발시간까지 4시간이나 남았다. 길가 카페에 들어가 오랜만에 생맥주를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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