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아이에게도 모두에게도 너무 좋은 치료제

신나게 웃기

by 원정미

예민하고 불안한 아이들은 쉽게 얼어버린다. 낯선 사람 낯선 환경 그리고 낯선 도전 앞에서 너무 긴장하고 경직되지 쉽다. 이렇게 스트레스 지수가 올라가는 것은 아이들의 불안을 더 예민하게 만들고 더 긴장하게 만드는 악순환을 불러일으킨다. 그래서 이런 아이들의 긴장을 풀어줄 수 있는 방법을 가지는게 좋다. 그 방법으로 가장 좋은 것이 사실 웃음이고 재미이다.


기질적으로 불안하고 예민한 아이라는 것은 부모나 가족 중에 그런 기질이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리고 대부분 불안이 높은 사람들은 긴장도가 높아서 마음에 여유가 없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아주 진중하고 진지한 어른이 될 확률이 높다. 나 또한 마찬가지였다.


만약 부모님들이 모두 엄격하고 심하게 진지한 사람들이라면 불안한 아이의 불안도는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런 가정 분위기는 마치 살얼음판일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불안한 아이들이 자란다면 아이들은 정말 숨 막히는 경험을 할 수밖에 없다. 이런 분위기가 아이들에게 좋을 리가 없다.


웃음과 재미는 정신건강에 빠질 수 없는 요소이다. 사람이 웃을 때 나오는 엔도르핀이 치료와 통증 완화에 면역력을 증가시킨다는 효과가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더 나아가 웃음은 스트레스를 조절해주고 회복탄력성을 높여준다. 특별히 불안은 뇌에서 일어나는 반응이다. 따라서 우리의 뇌를 행복하게 하면 불안도 자연히 감소한다.


그러니 웃음은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너무나 필요한 영양제이다. 웃음으로 스트레스를 조절하기도 하고 자신과 타인의 실수를 가볍게 넘길 담대함을 가지기도 한다. 당연히 긍정적인 사고와 회복 탄력성이 생길 수밖에 없다. 아이들이 공부를 잘하게 하는 방법도 사실 아이들에게 재미를 느끼게 하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다.




상담을 하면 불안한 아이들을 많이 만난다. 그리고 그들은 대부분 마음을 잘 열지 못한다. 나와 새로운 환경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다. 그래서 첫 상담에 대부분의 아이들은 매우 위축되어 있고 긴장한다. 이런 긴장상태에선 대화도 상담도 되지 않는다. 그때 아이들의 마음을 열게 해 주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아이들을 웃게 하는 것이다. 재미있는 게임이나 놀이로 아이들의 얼굴에 미소가 지어지기 시작하고 웃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아이들은 나에게 마음을 금방 열고 상담시간을 기다리게 된다.


이렇게 웃음은 마음을 열고 관계를 맺는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가정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때론 부모들 중에 너무 바르기만 하고 진지하고 책임감으로만 똘똘 뭉친 사람들이 많다. 물론 책임감 없고 폭력적인 부모들보다는 훨씬 낫지만, 아이들이 부모를 어려워해서 편하게 다가갈 수 없게 하기도 한다. 특별히 예민하고 불안한 아이들의 경우 가정에서의 긴장감도 올라갈 수밖에 없다. 부모의 기준이 높으면 높을 수록 아이는 마음에 여유를 가질 수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정안에서 서로 실수와 잘못이 용납되고 더 나아가 유머로 승화 시킬 수 있는 분위기가 필요하다.


이 부분에 대해선 나는 남편에서 100% 공을 돌린다. 나는 원래 쓸데없이 심각하고 진중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결혼하기 전엔 실없이 웃고 장난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그런 내가 심각한 장난꾸러기 남편을 만났다. 신혼 초에는 남편의 가벼움과 농담을 마냥 좋게 보지는 않았다. 그러나 아이를 키우면서 또 마음에 대해 공부하면서 남편은 그야말로 우리 집에 없어서는 안 될 비타민 같은 사람이 되었다. 남편과 살면서 나는 정말 웃음의 힘을 직접 보고 경험할 수 있었다.
나는 아이들과 놀아줄 때도 무의식적으로 뭔가를 늘 가르치려고 했다. 그러면 아이들은 금방 알고 흥미를 잃었다. 그러나 남편은 정말 3살 이면 3살 수준으로 7살이면 7살 수준으로 놀아주는 것이었다. 그러니 당연히 아이들은 아빠와 노는 것을 훨씬 좋아했다. 꼭 놀이 시간이 아니더라도 우리 가족은 함께 있을 때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대부분 남편의 농담과 장난 덕분이었다. 때론 의견 차이가 있어 싸울 때도 있지만 누구 하나 웃기 시작하면 분위기는 언제나 다시 유쾌하게 바뀌는 것이었다. 이렇게 항상 웃음이 끊이지 않는 가정이었기에 아들도 자라면서, 실수나 실패에 대한 강박도 많이 없어지고 경직되는 모습도 많이 없어졌다. 집에서 나와 아들이 가장 재미없고 진지한 사람이었는데 어느새 아들은 아빠를 닮아 장난을 칠 때도 있다. 나는 그 모습이 너무 좋다. 적절한 개그와 위트는 마음이 여유로운 사람들만 할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이기 때문이다.


많은 가정들이 자녀의 성공과 행복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한다. 좋은 학원 좋은 학교 그래서 심지어는 가족이 떨어지는 기러기가족의 생활을 감수하기도 한다. 그러나 덕분에(?) 가정 안에 웃음이 사라진 가정이 많아졌다. 그 모습이 너무 안타깝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가정 안에서의 함께 웃는 시간이다. 웃음은 아이의 뇌를 행복하게 하고 행복한 되는 저절로 건강하게 성장한다. 그렇게 건강하게 성장하다 보면 자신 속에 숨겨져 있는 각자만의 씨앗이 언제 간 뿌리를 내리고 열매를 맺으리라 믿는다.


특별히 예민하고 불안한 아이에겐 웃음으로 긴장을 해소해 주는 것이 매우 필요하다. 쓸데없이 가정을 너무 조용하고 진중한 장소로 만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들과 함께 깔깔거리는 웃음소리가 이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보약이니까.


나는 가끔 우리 부부가 모두 나처럼 진중하고 진지한 사람이였다면 어땠을까? 생각해 본다. 다른 건 몰라도 분명 우리 아이들이 이렇게 밝고 명랑하게 크지는 못했으리라 확신한다. 특별히 나는 남편이 아들에게 최고의 치료사 역할을 해주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남편만큼 아들을 웃게 해주는 사람은 없었음으로. 그런 면에서 아들은 내가 가지지 못한 복을 가진 아이였고, 나는 그것을 너무나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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