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아이가 꼭 배워야 하는 것

감정표현과 감정조절

by 원정미

불안한 아이들은 쉽게 경직되고 쉽게 긴장한다. 그래서 어떤 아이들은 입을 닫고, 어떤 아이들은 잘 울고 쉽게 짜증을 내고 화를 잘 내기도 한다. 선택적 함구증이나 말을 더듬는 아이들의 시작도 불안에 의한 것이다. 그러나 쉽게 울고 짜증을 내고 화를 내는 아이들도 예민하고 불안한 아이일 수 있다. 그들은 자신의 불편하고 무거운 감정을 표현할 방법을 잘 모르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이유로 사회성이나 학교생활에 문제가 생길 때가 많다.


학교에서 상담 중에 만나는 많은 아이들 중 대부분은 불안으로 인한 것이 무척 많다. 그것이 자신의 기질적인 요인이든 환경적인 요인이든 간에 나타나는 행동이 다를 뿐이었다. 어떤 아이들은 불안한 감정을 소통을 하지 않는 것으로 표현하고 어떤 아이들은 쉽게 울고 화를 내는 것으로 나타날 뿐이지 기본 출발은 대부분 불안이었다. 그래서 이 아이들에겐 자신의 마음을 다시 편안하게 찾을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줘야 했다. 그것은 자신의 감정을 말로 표현하는 것과 자신의 감정을 안정시키는 자신만의 방법을 찾게 하는 것이다.


아들은 유치원에서 몇 달 동안 말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몇 달이 지나면 조금씩 좋아졌다. 그러나 학기가 바뀌면 또 입을 다물었다. 그러나 이렇게 말을 하지 않는 아이들은 짓궂은 아이들의 타깃이 되기 쉽다. 왜냐하면 이 아이는 선생님께 고자질하지 않을 것을 알기 때문이다. 아들이 1학년이 올라간 후 어느날 교장선생님과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이메일을 받았다. 아들이 반 아이를 물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아들이 왜 그 아이를 물었는지 절대로 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나는 아들이 누군가를 물었다는 것에 무척 놀랐다. 아들을 키우면서 한 번도 공격적인 성향을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들이 돌아온 후에 자초지종을 물었다. 아들은 그 학생이 자신의 목을 조르고 있었고 몇 번이나 그만하라고 했지만 풀어주지 않아서 물었다고 했다. 나는 그 말을 듣고 바로 교장선생님과 담임선생님께 상황을 설명했고, 그 아이가 아들에게 사과하는 것으로 사건은 마무리가 되었다. 사실 이런 사건은 그 이후로도 가끔 있었다. 아들은 학교에서 말을 잘하지 않는 아이여서 아이들의 장난이나 작당에 피해자가 되기 일수였다. 그래서 나는 아들에게 자신의 의사과 감정표현을 하는 연습을 집에서 계속 반복해서 가르쳐야만 했다.


불안한 아이들은 이런 상황에서 마냥 울기만 하거나 화를 내거나 입을 다물기 일수이다. 자신이 어떻게 이 상황을 해결해야 할지에 합리적 사고가 멈춘다. 왜냐하면 뇌가 이미 경보를 울려버렸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머리는 하얗게 백지상태가 되어서 상대와 싸우던지 아니면 도망갈 생각밖에 하지 못한다. 그러니 이런 아이에게는 자신의 감정을 읽고 그것을 언어로 표현하는 연습이 꼭 필요했다.


1. 아이에게 다양한 감정이 있음을 알게 하고 언어로 표현하게 도와준다. 사실 많은 아이들이 화나는 것과 섭섭한 것 억울한 것, 수치심을 느끼는 것, 부끄러운 것, 창피한 것에 대한 구분을 하지 못한다. 그냥 그 감정이 불편해서 화를 내거나 경직되어 버린다. 따라서 아이에게 우리 마음에 수많은 감정들이 있고 그 감정들을 느끼로 말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


2. 감정이 격양되었을 때는 스스로 식히는 법을 배워야 한다. 불안한 아이는 쉽게 울거나 화를 낸다. 이럴 때 부모가 윽박질러서 억압하게 하거나 혹은 무조건 달래는 것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감정을 더 격양시킬 때가 많다. 부모는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되 때로는 혼자서 울음을 그치고 화를 멈추는 법을 익히게 해야 한다. 그 방법은 심호흡을 하거나, 시원한 냉수를 들이키거나, 자기 방에서 애착인형을 안고 있거나, 산책을 하는 등으로 감정을 추스리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 그렇게 감정은 시간이 지나면 사그라진다는 것을 아이는 배워야 감정조절이 쉬워지기 때문이다.


아들은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입을 다물고 말을 하지 않았다. 나는 이유를 알고 싶었지만 말을 하지 않는 아들 때문에 답답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때로는 달래보고 때로는 윽박을 질러 보기도 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그래서 나는 아들에게 네가 말할 준비가 되면 말을 해 달라고 항상 시간을 주었다. 아들은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데 며칠이 걸리기도 했다. 그만큼 아들은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그래도 나는 항상 " 너의 생각과 이유를 알고 싶다"라고 했고 지금은 이전보다 훨씬 자기 의견을 표현하는데 쉬워졌다. 그리고 그렇게 자신의 의견과 생각을 말할 수 있게 되자 주변의 아들을 괴롭히던 친구들이 많이 없어졌다.


3. 아이의 감정이나 의견을 표현하는 것을 격려한다. 불안한 아이들은 쉽게 눈치를 보고 주눅이 든다. 따라서 이 아이들은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공개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가 서투르게라도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때 수용해주고 격려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아들에 비해 두 딸은 감수성도 풍부하고 언어표현력도 뛰어나서 언제나 자신의 의견과 감정을 표현하는 데 거침이 없었다. 일부러 가르쳐준 적도 없는데 자신만의 생각과 감정이 분명했다. 그런 아이들과 함께 대화를 하다 보면 가끔은 아들의 의견을 놓칠 때가 많다. 왜냐하면 스스로 잘 표현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항상 " 너는 어떻게 생각해? 다른 아이디어는 없을까? "라며 물어봐주고 아들의 의견 또한 존중해 주는 연습을 했다. 처음엔 자기주장이 강한 누나와 동생 때문에 기가 많이 죽었지만, 지금은 별문제 없이 자신의 의견을 나타낼 수 있게 되었다.


4. 자신만의 안전지대를 찾게 해 준다. 불안한 아이들은 마음의 안정감을 찾을 대상이 필요하다. 그것이 부모나 친구일 수도 있고, 책, 그림, 음악, 장난감, 운동 등이 될 수도 있다. 자신이 불안하고 마음이 무거울 때 자신만의 안전한 곳에서 마음을 돌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이것이 후에 아이들이 다른 게임이나 미디어 중독이나 비행 행동에 가담하지 않게 해주는 방법이 된다. 마음의 평안과 즐거움을 건강한 방법으로 찾지 못하면 쾌락을 좇을 수밖에 없다. 그것이 일단 자신의 무겁고 비참한 상황에서 잠시 잠깐 탈출시켜주는 유일한 방법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의 술 문제, 과소비, 도박, 마약, 게임중독, 음식 탐닉의 문화는 어쩌면 자신을 건강하게 지키지는 방법을 알지 못하는 많은 아이들이 자라서 선택하게 되는 쾌락인 경우가 무척 많기 때문이다.



불안한 아이에게 감정조절 능력을 키워주는 것은 사실 부모가 먼저 본이 되어주는 것이 가장 좋다. 사실 모든 육아의 원칙은 부모가 가르치고 싶은 모든 것은 부모가 스스로 본이 되어 줄 때 가장 효과적이다. 그러니 나 또한 아이 앞에서 엄마로서 나의 감정을 적절히 다스리고 말로 표현하는 연습을 해야 했다. 그러기 위해서 내 마음속에 일어나는 감정을 읽어야 했고, 잘 소화하는 방법을 찾아야 했다. 이 과정이 절대로 쉽지 않았지만, 그렇게 건강한 방법으로 나를 다시 회복시키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아이들에게 감정조절 능력을 가르치게 할 방법은 사실 없기 때문이다.


아무리 상담실을 보내고 비싼 치료실을 보내도 아이들이 잘 바뀌지 않는 많은 이유는 부모가 잘 변하지 않는 이유가 많았다. 일주일에 한 번의 상담으로 아이는 절대로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육아는 참 어렵다. 말로는 절대로 교육도 훈육도 되지 않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아이를 키우는 것은 나를 성장시키고 훈련시켜야만 가능한 과정이기도 한 것이다. 그렇게 해야만 아이도 함께 바뀌기 때문이다. 그렇게 나도 나를 바꾸면서 아들을 키워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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