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다 사랑받을 만한 존재이다.
아들의 불안이 때론 나를 힘들게 할 때도 있었지만 세 아이 중에 가장 케미가 잘 맞는 것은 아들이었다. 두 딸은 항상 심심하다며 친구를 부르거나 친구 집에 놀러 가기를 원했다. 집에서 혼자 놀 때에도 절대로 혼자 놀려고 하지 않고 함께 놀아달라고 요구한 적이 많았다. 늘 딸들의 에너지를 감당하지 못할때가 많았다. 하지만 아들은 그렇지 않았다. 집에서 자신의 장난감으로 혼자 노는 것을 제일 좋아했다. 심심하다고 한 적도 별로 없고 함께 놀아달라고 요구하는 것도 극히 드물었다. 그러니 아들과 둘이 있는 시간은 늘 평화롭고 조용했다.
거기다 워낙 안전에 대한 민감성이 높은 아이라 아들이 좀 크고 나서 다른 집 아들들과 달리 어디 가서 다쳐오지 않을까 학교에서 말썽을 일으키지 않을까 노심초사한 적이 없다. 물론 아들의 의도와 달리 학교에서 가끔 "피해자"가 되어오긴 해도 장난의 "주범"이 되거나 말썽을 일으킨 적은 거의 없다. 학교에서 배우는 것이 느려서 걱정을 하긴 했어도 학교에서 문제행동을 일으킬까 걱정을 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아들은 규칙을 따르는 것이 어렵기 않았기 때문에 사실 내가 훈육을 하기도 쉬웠다. 집안에서나 밖에서 해야 할 행동과 하지 않아야 행동에 분명한 한계를 세워두면 별 불만 없이 잘 따르는 편이었다. 다른 두 딸은 내가 아무리 규칙을 만들고 한계를 만들어도 부모의 원칙을 넘어서 자신이 하고 싶은데로 하려는 시도가 많았지만 아들은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규칙과 룰 안에서 안정감을 느끼는 아이였고 성실하고 책임감있는 아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