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표현과 감정조절
아들은 유치원에서 몇 달 동안 말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몇 달이 지나면 조금씩 좋아졌다. 그러나 학기가 바뀌면 또 입을 다물었다. 그러나 이렇게 말을 하지 않는 아이들은 짓궂은 아이들의 타깃이 되기 쉽다. 왜냐하면 이 아이는 선생님께 고자질하지 않을 것을 알기 때문이다. 아들이 1학년이 올라간 후 어느날 교장선생님과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이메일을 받았다. 아들이 반 아이를 물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아들이 왜 그 아이를 물었는지 절대로 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나는 아들이 누군가를 물었다는 것에 무척 놀랐다. 아들을 키우면서 한 번도 공격적인 성향을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들이 돌아온 후에 자초지종을 물었다. 아들은 그 학생이 자신의 목을 조르고 있었고 몇 번이나 그만하라고 했지만 풀어주지 않아서 물었다고 했다. 나는 그 말을 듣고 바로 교장선생님과 담임선생님께 상황을 설명했고, 그 아이가 아들에게 사과하는 것으로 사건은 마무리가 되었다. 사실 이런 사건은 그 이후로도 가끔 있었다. 아들은 학교에서 말을 잘하지 않는 아이여서 아이들의 장난이나 작당에 피해자가 되기 일수였다. 그래서 나는 아들에게 자신의 의사과 감정표현을 하는 연습을 집에서 계속 반복해서 가르쳐야만 했다.
아들은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입을 다물고 말을 하지 않았다. 나는 이유를 알고 싶었지만 말을 하지 않는 아들 때문에 답답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때로는 달래보고 때로는 윽박을 질러 보기도 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그래서 나는 아들에게 네가 말할 준비가 되면 말을 해 달라고 항상 시간을 주었다. 아들은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데 며칠이 걸리기도 했다. 그만큼 아들은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그래도 나는 항상 " 너의 생각과 이유를 알고 싶다"라고 했고 지금은 이전보다 훨씬 자기 의견을 표현하는데 쉬워졌다. 그리고 그렇게 자신의 의견과 생각을 말할 수 있게 되자 주변의 아들을 괴롭히던 친구들이 많이 없어졌다.
아들에 비해 두 딸은 감수성도 풍부하고 언어표현력도 뛰어나서 언제나 자신의 의견과 감정을 표현하는 데 거침이 없었다. 일부러 가르쳐준 적도 없는데 자신만의 생각과 감정이 분명했다. 그런 아이들과 함께 대화를 하다 보면 가끔은 아들의 의견을 놓칠 때가 많다. 왜냐하면 스스로 잘 표현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항상 " 너는 어떻게 생각해? 다른 아이디어는 없을까? "라며 물어봐주고 아들의 의견 또한 존중해 주는 연습을 했다. 처음엔 자기주장이 강한 누나와 동생 때문에 기가 많이 죽었지만, 지금은 별문제 없이 자신의 의견을 나타낼 수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