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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내기 권선생 Jun 17. 2024

아무래도 대만에 다시 와야겠어

10년 만에 다시 찾게 된 '대만'. 이번 대만에서만큼은 상쾌한 날씨 속에서 햇살을 맞으며 화기애애 밥을 먹게 될 줄 알았다. 평화로운 날씨 속에서 한껏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어대며 여유롭게 관광지를 구경할 줄 알았다. 풍문으로의 겨울 대만은 상쾌하고 편안하며 안정적인 나라였다.


소문처럼 1월의 대만은 한국의 늦봄~초여름 날씨처럼 선선했고, 그렇다 못해 산뜻하기까지 했다. 겨울 인기 여행지에 항상 '대만'이 거론되는 이유를 알 것만 같았다. 그럼에도 대비할 수 없었던, 낯선 나라만의 특유함이 있었는데, 이는 갑작스럽게 튀어나와 우리를 놀라게 했고 차갑게 만들었다. 불편했던 숙소, 높았던 언어 장벽, 그리고 친구와 다투게까지 했다. 한국 출국 하루 전 고열이 나고 오한이 나서 온몸이 뜨거워질 때면, 이 낯선 곳에서 난 지금 무얼 하고 있는가 하며 천장을 바라봤다.


힘들고, 고된 일을 겪었다고들 이야기하니, 부정적인 감정 말고 긍정적인 감정은 없었냐고 물어보았다. '부정적'이란 사전적 의미로 '옳지 아니한 바람직하지 못한'이었다. 이 여행이 과연 부정적인 여행이었나 하고 고민해 봤다. 고개를 갸우뚱거리다 못해 웃음이 터져 나오고 말았다. 내가 겪었던 일들이 바람직하지 않았던 순간이 단 한 번도 없었기에. 고되고 힘들었지만, 이 경험들이 결코 부정적인 감정이라고 할 수 없었다.


대만 여행에서 느꼈던 건 웃기게도 '긍정'에 가까웠다. 대만이 내게 선물해 준 건 순간에 대한 감사였다. 좁디좁아 답답했던 숙소에서의 경험은 다음 숙소에서부터 공간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게 해 주었다. 친구와 시원하게 싸운 덕에 너무 당연하게 생각했던 대인관계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주게 했다.


이 책 제목 이 모든 게 내가 이 책 제목을 '레인보우 타이완'으로 지은 이유이기도 하다. 대만에서의 힘들었던 경험들은 소이 사람들이 말하는 채도가 낮은 어두운 색상을 띠지만, 그 덕에 채도가 높은 빛들을 밝게 해 준다. 무지개에서 높이가 낮은 부분을 맡아주어, 단단한 초석이 되고 무너지지 않게 해 준다. 우리가 무지개를 보며, 아름답다고 느끼는 이유가 이에 있지 않을까.


누군가 다시 내게 대만에 가겠냐고 물어본다면,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일 테다. '대만'이라는 나라가 내게 힘든 경험을 선사해 준 덕에, 그 동시에 좋은 경험이 된 나라가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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