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백육십
중년의 가슴에 12월이 오면
이채
높다고 해서
반드시 명산이 아니듯
나이가 많다고 해서
반드시 어른이 아니지요
가려서 볼 줄 알고
새겨서 들을 줄 아는
세월이 일깨워 준 연륜의 지혜로
판단이 그르지 않는 사람이라면
성숙이라 함은
높임이 아니라 낮춤이라는 것을
채움이 아니라 비움이라는 것을
스스로 넓어지고 깊어질 줄 아는 사람이라면
새벽 강가
홀로 날으는 새처럼 고요하고
저녁 하늘
홍갈색 노을빛처럼 아름다운 중년이여!
한 해, 또 한 해를 보내는 12월이 오면
인생의 무상함을 서글퍼하기보다
깨닫고 또 깨닫는
삶의 교훈이 거름처럼 쌓여가니
내 나이 한 살 더하여도 행복하노라
이제는 익숙해진 예쁜 이채 시인입니다.
나이가 많다고 해서
반드시 어른이 아니지요
어른이라는 것은 무엇일까요?
다큐멘터리 [어른 김장하]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는 주문을 낭독한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김장하 님께 장학금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후 고맙다고 인사를 하자, 김장하 님이 이렇게 답했다고 합니다.
"나한테 고마워할 필요는 없고
이 사회에 있는 것을 너에게 주었을 뿐이니 혹시 갚아야 할 게 있으면
사회로부터 받은 것이니 사회에 갚으라."
저도 많은 분의 호의로 장학금을 받아가며 공부했습니다. 그러니 이 말에 다시금 어떻게 사회로 환원할 수 있을지 고민이 됩니다. 매월 조금의 후원금을 보내고 있을 뿐이니 그것만으로 받은 것을 다 갚을 수는 없어 보입니다. 앞으로 좀 더 갚을 방법을 모색해 봐야겠지요.
김장하 님처럼 누군가를 후원하고, 또 누군가가 또 다른 이를 후원하는 선순환은, 이 사회에 밝은 빛이 될 것입니다.
스스로 넓어지고 깊어질 줄 아는 사람이라면
조금 더 성숙해지기 위해 남은 해를 보내야겠습니다.
이제 마지막 한 장 남았네요.
나이 먹을 날도 얼마 남지 않았지만, 성숙해지며 나이 먹어도 행복하길 바라봅니다.
내 나이 한 살 더하여도 행복하노라
설애가 당신의 행복을 바라며 시 한 잔 나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