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 노땐스 vs S.E.S vs 옥상달빛
어떤 노래를 누가 부르는 것이 더 익숙한지에 따라 세대를 구분할 수 있는 노래가 있다. 이미 소개한 [가을 아침]은 양희은과 아이유로, [달리기]는 1996년 노땐스(윤상, 신해철), 2000년 S.E.S와 2015년 옥상달빛으로 이어진다. 세대를 지나도 사랑받을 만큼 노래가 좋다는 뜻이기도 하다.
지겨운가요? 힘든가요?
숨이 턱까지 찼나요?
할 수 없죠, 어차피 시작해 버린 것을
이 노래는 내게 수능 준비곡이다. 수시로 합격했으니, 수능은 최소 점수만 넘기면 되고, 그동안의 모의고사 점수도 최소 점수보다 몇십 점이 높았으니, 실수하지 않고 치러내기만 하면 되었다. 합격을 받아놓은 것이나 마찬가지였으나 끝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으려, 만의 하나의 가능성까지 막아내고자, 나는 끝까지 공부했다.
지겨웠다. 힘들었다. 숨이 턱까지 찼다.
그 끝까지 이 노래와 함께 했다. 끝이 있다는 달콤한 약속을 믿으며.
단 한 가지 약속은
틀림없이 끝이 있다는 것
끝난 뒤엔, 지겨울 만큼
오랫동안 쉴 수 있다는 것
하지만 이제는 안다. 끝이 어딨냐고 따져 묻고 싶을 만큼, 인생은 끝없는 시험과 고난과 고통의 연속이었다. 그래도 한 시점을 잘 마무리해야 그다음 시점에서 다시 잘 시작할 수 있고, 그 마무리와 시작이 모여, 진주를 꿰어놓은 목걸이처럼 반짝이는 내 인생이 된다. 그 경험들이 다음 걸음의 방향을 만들고, 밑거름이 된다. 그러니 나도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이 고비만 잘 넘겨보자!
열심히 공부해!
수능을 앞둔 학생들을 응원합니다.
우리 부모님들도 맘고생 많으셨죠?
잘 마무리되길 바랍니다.
[가사 전문]
작사 : 박창학
지겨운가요? 힘든가요?
숨이 턱까지 찼나요?
할 수 없죠, 어차피
시작해 버린 것을
쏟아지는 햇살 속에
입이 바싹 말라와도
할 수 없죠, 창피하게
멈춰 설 순 없으니
단 한 가지 약속은
틀림없이 끝이 있다는 것
끝난 뒤엔, 지겨울 만큼
오랫동안 쉴 수 있다는 것
지겨운가요? 힘든가요?
숨이 턱까지 찼나요?
할 수 없죠, 어차피
시작돼 버린 것을
쏟아지는 햇살 속에
입이 바싹 말라와도
할 수 없죠, 창피하게
멈춰 설 순 없으니
이유도 없이, 가끔은
눈물 나게 억울하겠죠
일등 아닌 보통들에겐
박수조차 남의 일인걸
단 한 가지 약속은
틀림없이 끝이 있다는 것
끝난 뒤엔, 지겨울 만큼
오랫동안 쉴 수 있다는 것
It's good enough for me
Bye, bye, bye, bye
It's good enough for me
Bye, bye, bye, bye
It's good enough for me
Bye, bye, bye, bye
It's good enough for me
Bye, bye, bye, by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