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번째 엽서. 쓸모없음에 대하여
작가들은 돈을 한 푼도 못 번다. 1달러나 벌까. 비참하다. 하지만 우리는 일도 안 한다. 우리는 정오까지 속옷 바람으로 빈둥거리다 아래층에 내려가 커피를 끓이고, 계란을 부치고, 신문을 보고, 책 좀 읽고, 책 냄새를 맡고, 도대체 책을 써야 하는 건지 고민하다 다시 책 냄새를 맡고, 딴 사람이 책을 썼다는 데 질투가 치밀어 책을 홱 내던지고, 하나님이 하늘에서 내 악한 질투나 그보다 더한 게으름을 보시지 않을까 은근히 두려워, 그 얼간이의 책을 집어던진 데 대한 심한 가책에 빠진다. 그러다 우리는 딴 사람의 시답잖은 말을 시기한 죄로 하나님이 내 말을 모두 말려 버릴까 은근히 두려워, 소파에 엎드려 그 분께 용서해 달라고 중얼거린다. 이렇게 한 대가로 우리는, 말했듯이 1달러를 번다. 그보다 훨씬 더 값나가는 우리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