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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tter Me 김진세 Oct 12. 2023

문제 해결 능력을 지닌 나

BetterMe: 24개의 더 나은 자아로 1년 살기 프로젝트

어떻게 해야 할까

    상담소에서 다양한 삶의 이슈로 어려움을 겪는 내담자들을 만난다. 저마다 호소하는 문제들은 다르지만 그 들이 공통으로 하는 질문이 있다. 그중 첫 번째는 "도대체 왜 그럴까요?"라는 질문이다. 자신의 엄마가 왜 음모론에 빠져서 하루 종일 유튜브만 보고 있는지, 부족함 없이 해준 것 같은 자녀가 대학까지 가서 왜 게임에 빠져 사는지, 남들은 다 괜찮다고 하는데 왜 내 배우자는 늘 나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는지 그 이유를 알고 싶다. 이런 답답함을 안고 있는 내담자들은 대체 뭐가 문제인지 알고 싶어 직접 물어보기도 하고, 달래 보기도 하고, 화를 내 보기도 했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그들은 정작 납득이 되는 답을 얻지 못하기에 더 절망하게 되었다고 했다. 물론 그 질문의 대상엔 자신도 포함이 된다. 자신이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왜 그렇게 느꼈는지를 알고 싶다. 자기 자신의 생각과 감정의 움직임조차 그 이유를 알 수가 없으니 그 혼란함이 주는 고통은 더욱 크다. 이런 내담자들과 "이런 이유로 그랬던 것입니다."를 함께 탐색하며 그 답을 찾게 된다. 그 이유를 찾고 나면 낙심한 표정에 희망의 빛이 드리워진다. 이유를 알고 나면 적어도 답답함은 해결되기 때문이다. 

    두 번째 질문은 "이런 상황에선 대체 어떻게 해야 하죠?"이다. 우리는 무엇인가를 결정하거나 문제의 해결을 위해 조치를 취해야 하는 상황을 만난다. 믿었던 배우자의 외도를 발견하거나, 희생하며 도와주던 친구에게 배신을 당했거나, 잘하고 있던 자녀가 우울증으로 어려움을 겪기 시작할 때 우리는 당황하게 된다. 우리는 이와 같은 수많은 삶의 이슈와 도전들에 직면한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그 순간 느끼는 감정에 따라 판단을 하거나 행동을 하게 된다. 감정이 기반이 된 대처는 부정적인 결과를 만드는 경우가 많다. 그 결과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반응을 했음에도 상황은 더 악화되곤 한다. 이런 일들이 반복되면 자신의 판단에 대해 점점 자신이 없어진다. 내가 하는 방법이 맞는 것인지도 확신이 없다. 이럴 때 주변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하지만 그 조차 쉬운 일이 아니다. 모든 것을 다 터 놓고 말할 수 있을 만큼 안전하게 느껴지는 관계가 많지 않다. 내게 조언을 주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다 믿기엔 너무 불안하다. 그 결과 사는 것이 참 힘들다고 느끼며 손을 놓고 문제를 방치하는 일도 일어난다. 


문제 해결 능력의 필수 요소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문제 해결 능력이다. 문제 해결 능력은 모든 삶의 문제를 완벽하게 풀어내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런 능력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 때문에 이 능력은 개인의 가치와 상황의 중요성을 함께 고려하며 최상의 방법으로 인지, 정서, 행동을 아우르는 총체적 대응력으로 정의할 수 있다. 문제 해결 능력은 기업에서 직원을 뽑을 때 중요시 여기는 직무능력 중 하나다. 그러나 우리가 더 나은 나로 살아가기 위한 문제 해결 능력은 그 특성이 좀 다르다. 우리가 기르고자 하는 문제 해결 능력은 이익의 창출 등 기업의 성장을 위한 효율성에 그 목표를 둔 능력은 아니다. 삶의 환경에서 일어나는 문제들에 대한 대응 능력으로 사람과 상황, 나와 타인의 유익을 균형 있게 고려하는 것이 필요한 능력이다. 

    개인의 삶의 영역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에 대응하는 이러한 능력을 증진하기 위해선 몇 가지 필수적인 요소가 있다. 첫째는 침착함이다. 우리가 문제 앞에서 당황하거나, 불안하게 되면 합리적인 생각을 하기가 어렵다. 때문에 문제를 충분히 분석하고 해결책을 고려할 수 있을 때까지 정서적 동요를 붙잡아 줄 침착함이 필요하다. 침착함을 확보하기 위해선 나를 안정시켜 줄 수 있는 자원을 활용해야 한다. 그것은 그 분야의 전문가의 조언을 얻는 것, 나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의 공감과 지지를 얻는 것 등으로 가능하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누군가를 찾는 이유가 문제를 겪는 자신의 고통을 하소연하는 것을 넘어 이성적인 반응을 위한 침착함을 얻기 위한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둘째는 현상분석기술이다. 문제가 일어난 원인을 객관적으로 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한정된 삶의 경험과 지식을 토대로 문제 및 관련된 사람들을 해석하려고 한다. 이럴 때에 편협하고 왜곡된 이해가 발생할 수 있다. 그 원인을 잘못이해하고 나면 잘못된 방향으로 해결의 노력을 이어가게 된다. 그 결과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문제가 해결이 되지 않거나, 더 상황이 좋지 않아지기도 한다. 먼저 자신이 생각한 문제의 원인을 기록하고, 그것을 여러 사람들에게 검증받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TV나 인터넷 미디어를 통한 양질의 정보들을 선별하여 문제를 이해하는 일에 활용하는 것 역시 가능하다. 관련된 책이나 기사 등을 일으며 가용한 지식들을 모으는 것도 문제를 객관적으로 분석하는데 도움이 된다.  

    셋째는 용기다. 문제에 적절하게 대응하기 위해선 다양한 삶의 기술들을 사용해야 한다. 어떤 방법들은 자신에게 익숙하여 사용하기에 어색하지 않다. 하지만,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 방법들은 대부분 자신에게 익숙하지 않은 방법이다. 내가 잘 사용하는 방법이 효과가 있었다면, 해결되지 않은 문제 앞에서 고민할 이유도 없다. 여기엔 두 가지 용기가 필요하다. 먼저는 우리를 괴롭히는 삶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선 익숙하지 않은 방법에 자신을 던져야 하는 용기다. 그리고 필요한 것은 부정적인 반응을 감수하는 용기다. 이미 회피와 방치의 부정적 결과를 경험했다면, 이젠 용기 있게 문제를 직면하고 풀어나가야 한다. 

    넷째는 꾸준함이다. 상담을 통해 만나는 많은 내담자들은 자신이 경험하는 삶의 문제가 그 누구의 것보다 심각하고 크다고 호소한다. 그러나 너무나 아이러니하게도 문제의 해결도 빨리 이뤄질 것을 기대한다. 그런 일은 잘 일어나지 않는다. 문제가 큰 만큼 해결의 시간도 길 수밖에 없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은 문제를 잘 분석하고 가정 적합한 방법을 꾸준히 실행하는 것이다. 상담자가 적용 가능한 효과적인 방법을 제안할 때 그런 것들은 다 해봤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얼마큼 해봤는지를 알아보면 한두 번 정도가 전부다. 이것은 효과가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멈추지 않고 꾸준하게 기법을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몰랐던 경우다. 자신이 하는 해결의 시도를 믿고 오랜 시간을 들여 반복할 필요가 있다.

    다섯째는 불완전성의 수용이다. 문제의 해결을 정의함에 있어 저마다의 기준은 다르다.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겪고 있는 불편함이 완전히 사라진 상태를 문제의 해결로 보고 있다. 그들에겐 좋았던 상태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나 문제가 발생하기 전의 관계로 회복되는 것이 해결이다. 배우자의 외도가 문제인 경우를 생각해 보자. 우리가 해결이라고 말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들이 있을 것이다. 그중 하나로 배우자가 그 상대와의 관계를 정리하는 것을 생각해 보자. 이혼의 위기를 겪으며 외도한 배우자가 그 관계를 정리하고 돌아와 용서를 구했다고 하면 그것은 문제가 해결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배우자와 관계를 회복하는 노력을 시작한다고 해도 관계는 완전히 달라질 수밖에 없다. 무엇인가 해결의 되었지만, 해결되지 않은 것이 남아 있다. 이것이 우리의 삶에 존재하는 많은 문제들이 해결된 후의 상황이다. 그러니 이뤄질 수 없는 완벽한 상태를 해결의 기준으로 가지고 있으면 해결이 되었으나 해결이 되지 않은 불만족을 끌어안고 살아가야 한다. 이렇게라도 대응할 수 있었으니 다행이다는 마음으로 문제의 끝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문제 해결 과정

    원활한 문제해결을 위해선 가장 효율적인 해결 과정을 이해하고 그것을 따르는 것이 필요하다. 이우숙과 그의 동료들(2008)이 개발한 문제해결과정 척도 연구에 따르면 문제 해결은 다음의 5가지 과정을 거친다: 문제의 명료화, 해결방안모색, 의사결정, 해결책 수행, 평가 및 반영. 이 연구는 각 단계에서 수행해야 하는 일은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문제의 명료화]

1. 문제를 반복해서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2. 문제의 원인에 대해 생각한다. 

3. 문제 상황에 직면했을 때, 무엇이 먼저 해결되어야 하는지 깊이 고민한다.

4. 문제가 무엇인지 명확히 이해하기 위해 문제의 핵심을 찾는다.

5. 문제를 정의하기 위해 관련된 모든 내용을 나열한다.

6. 문제를 정확하게 이해했는지 다시 확인한다.

[해결방안모색]

1. 모든 측면에서 문제 해결책을 모색한다.

2. 가능한 해결책을 고려한 후. 더 좋은 방법이 없는지 다시 한번 고민한다. 

3. 도출된 방법이 문제 해결에 적합한지 고려한다. 

4. 문제와의 관계를 고려하여 해결책을 생각한다. 

5. 항상 문제 해결의 목적을 염두에 두고 해결책을 모색한다.

6. 문제 해결을 위한 계획을 세밀하게 수립한다.

[의사결정]

1. 예상 결과를 바탕으로 각 대안을 비교하여 최선의 방법을 선택한다.

2. 대안의 우선순위를 결정한다. 

3. 문제 해결을 위해 대안을 적용했을 때의 결과를 예상한다. 

4. 결정을 내리기 전에 해결책의 강점과 약점을 비교하고 분석한다. 

5. 해결책을 체계적으로 평가하고 비교한 후 결정한다. 

6.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문제 해결책을 선택한다.

[해결책 수행]

1.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확신할 수 없을 때에도 최선을 다한다. 

2. 나는 해결에 어려움이 있더라도 끊임없이 노력한다. 

3. 나는 해결방법이 내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방법일지라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

4. 나는 선택한 해결책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 다른 방법을 시도한다.

5. 나는 선택한 우선순위의 순서대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한다. 

6. 나는 모든 해결책을 고려한 후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한다.

[평가 및 반영]

1. 선택한 방법이 최선의 방법인지 객관적으로 판단한다. 

2.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를 고려하고 이를 향후 해결책에 반영한다.

3. 문제 해결 방법이 각 단계에서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한다. 

4. 성공적인 문제 해결 방법을 다른 상황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한다.

5.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다른 방법을 찾아본다.

6. 선택한 방법에 대해 "무엇이 잘된 것인지,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에 대해 평가한다.


    각 해결 단계의 항목들을 수행 과제로 삼아 자신의 문제 해결 상태를 점검할 수 있다. 문제의 명료화 단계에선 다양한 사람들에게 의견을 묻는 것도 수집한 의견을 마인드 맵핑 등을 사용하여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해결방안을 모색할 때는 현실의 기반 위에서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명확하게 구분해야 한다. 이어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예상되는 소요 시간에 따라 단기, 중기, 장기로 나누는 것, 혼자 할 수 있는 것과 타인의 도움이 필요한 것을 구분하는 작업을 수행한다. 미리 장애물을 예측하는 것도 중도에 혹시 발생할 수 있는 정체나 실패로 인한 좌절감을 다루는데 도움이 된다. 재정적인 부담, 관계적인 갈등, 심리적 위축 등을 가능한 장애물로 고려할 수 있다. 

    의사결정의 단계에선 가장 합리적인 방법을 선택했음에도 과거의 경험과 타인의 시선 등으로 주저할 수 있다. 이럴 땐 동기 강화를 위한 비교 작업을 수행해야 한다. 가상의 저울 한쪽엔 변화를 만들지 못하고 살아가는 현재의 삶의 부정적인 영향을 올리고, 다른 한쪽엔 문제 해결을 통해 얻게 될 유익을 올리고 그 중요성을 반복적으로 비교한다. 해결책의 수행 단계에선 자신을 절대적으로 지지해 줄 수 있는 사람을 통해 잘하고 있음을 지속적으로 확인받는다. 이것을 통해 자칫 흔들릴 수 있는 변화의 과정에서 중심을 잡을 수 있다. 평가와 반영의 단계에선 자신의 능력으로 문제를 건강하게 대응할 수 있었음이 또 다른 문제 해결의 증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최상의 의미로 삼는다. 


    우리가 살아온 과거를 돌아보면 문제가 없었던 순간이 없었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 문제는 가까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을 자신을 지키며 목표한 것을 이루기 위한 개인의 필수 능력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모두가 합리적인 사고와 기술적인 분석, 그리고 창조적인 해결 방안을 갖추고 있지는 않다. 부모나 학교에서 배워서 실습할 수 있는 능력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능력을 기르기 위해선 더 많이 경험하는 수밖에 없다. 삶의 문제 앞에서 가장 답답한 상황은 나는 원래 그런 능력이 없다고 말하고 앞으로 나아갈 의지를 스스로 꺾는 것, 누군가 해결해 주기만을 기대하는 것, 자신은 그렇게 살 팔자라고 생각하며 그냥 포기하는 것이다. 우리가 추구하는 '더 나은 나'는 자신의 삶의 문제를 회피하지 않고,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위한 최선의 방법으로 해결의 노력을 하며 그 결과와 과정에 책임을 지는 사람이다. 우리의 목표는 모든 문제의 완벽한 해결이 아닌, 문제에 대한 두려움 없는 대응이다. 지금 당면한 문제들부터 차근차근 해결의 단계를 밟아가며 스스로를 학습시키자. 부담스럽기만 하던 일상의 크고 작은 문제가 대응할만해지면, 우리의 하루도 더 살만해질 것이다. 




성장 그룹을 위한 나눔 질문 

1. 어쩔 줄 몰라 당황했던 삶의 문제를 하나 떠올려 봅니다. 

    a. 어떤 일이었나요? 

    b. 그 일에 어떻게 대응했나요? 

    c. 다시 돌아간다면 어떻게 해결하고 싶나요? 

2. 문제 해결 능력을 필수 요소들 중 내가 가지고 있는 것과 나에게 필요한 것을 함께 나눠봅니다. 가지고 있는 것은 어떻게 얻게 되었나요? 어떻게 해야 필요한 능력을 획득할 수 있을까요?

    a. 침착함 

    b. 현상분석기술

    c. 용기

    d. 꾸준함

    e. 불완전성의 수용

3. 지금 당면한 삶의 문제를 하나 골라 해결을 위한 계획을 함께 연습합니다. 

    a. 문제의 명료화

        i. 문제:

        ii. 문제가 문제인 이유:

        iii. 문제의 원인:

    b. 해결방안모색

        i. 해결되었을 때 예상되는 결과:

        ii. 가능한 해결책 목록:

        iii. 예상되는 장애물:

    c. 의사결정

        i. 각 해결책의 강점과 약점:

        ii. 최상의 해결책과 최악의 해결책:

d. 해결책 수행

        i. 해결책 수행을 위한 타임라인 설정: 

e. 평가 및 반영 

        i. 문제가 해결되었을 때 얻게 되는 신체적, 심리적, 관계적, 영적 유익:


참고문헌

이우숙, 박선환, 최은영. (2008). 성인의 문제해결과정 측정도구 개발. 기본간호학회지, 15(4), 548-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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